한 언론에서 386-->586, 소위 '~86세대'에 대해 본격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사실 이 '~86세대'라는 것이 정말 보다 광범위한 공통기반의 정서 일반을 갖는 '세대'로 존재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특정 시기 정치사건과 그 주체가 되었던 일부 사람들에게 정치적 상징을 압축시켜 언명하기 쉬운 표식을 단 것에 불과한 것인지 모호합니다. 문화특성이거나 정치세력으로 범주화 하는 것인데, 아무튼.
언론의 이 기사는 어쩌면 후자 게다가 부정적 언어로 규정하는 목적으로 기획된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들과 대척점의 진영 곧, 조국사태를 빌미로 '386'그룹을 추적한 것인데, 목표는 '조국식' 사고궤도와 유사한 인류 혹은 조국식 사회경제적 특징을 중심으로 연대할 만한 일부 세력을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통칭 '386'이 '세대'라 할지라도 개중(個中) 정치경제사회적 권력의 핵심으로 진입하는데 성공한 특정 그룹을 당대 '세대 일반'과 격리시킵니다. 대표성을 위선과 기득권 측면에서 '권력과 출세'로 변절한 자들이라는 공세적 평가로서 '386'언어를 차용하였습니다.
여기엔 교묘한 거짓이 숨겨져 있습니다. 조국이 어떤 진보적 발언이나 서민을 옹호해 왔든 상관없이 어쨌거나 조국가족은 대한민국 상위 1%이내 우월적 신분계층 지위를 오랫동안 향유(享有)해 온 사람입니다. 게다가 그동안 스스로 발화한 수많은 언어들과 달리 특권적이고 편법적인 '학벌세습'을 기도했다는 혐의에 휩싸이게 됩니다. 이 큰 과오로 인해 자신이 옹호했던 사람들에게 절망적 배신감을 안겨주었다고 비판받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신문은 이러한 조국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면서 '386'을 소환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경제부르주아'가 아닌 가난한 저치에 머문 '인문부르주아'들은 조국에 대해 계급적 이질로 느끼기보단 인문계층으로서 동질적 정서를 느끼며 조국의 편에 서는데 아무런 불편도 죄의식도 없습니다. 그들에겐 자유주의에 적대되는 (군사문화적) 권력집단과 (재벌적) 자본집단 만이 '거악'입니다. 따라서 거기에 맞서는 세력이라면 위선적 학벌자본과 결탁하며 기타 다른 모든 진보적 의제나 보편적 가치는 쉽게 희생시키기도 합니다. 이 지점에서 정파진영이 생성되고 조국은 이 평결에서 면죄부를 발급받습니다.
1980년대 대한민국에 (민중) 대부분의 대학생들과 대표기구인 총학생회는 반군사정부 반군부독재 투쟁에 나섰습니다. 이것이 세대의 근거라면 '386'이 세대임은 틀림없습니다. 투쟁의 결과물로서 정치적 민주주의는 어느정도 달성되었고 경제지위 과실은 분배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후 분배의 결과는 어찌되었습니까? 군벌을 퇴진시킨 후 그 권력공백 자리에는 학벌세력이 공고한 터를 잡았습니다. 서울대학벌을 중심으로 권력은 독점되어 왔고 사회의 모든 자원들이 SKY를 중심으로 독과점 배분되는 결과를 냅니다. 여기서 '386'은 더이상 세대가 아니고 특정 세력으로 차별화 됩니다.
군부 독재체제가 퇴진한 이후 학벌체제 학벌권력 학벌스펙에 편입하지 못한다면 시민대중(민중)들의 삶은 개선이 아닌 또다른 억압적 굴레에 고통받으며 끌려가는 신세가 된 것입니다. 자유민주화 이후의 평등과 공정의 민주주의 체제로의 진입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문민 민주화 후 제대로 된 자유민주주의 국가나 서구 사회민주주의 국가들과는 전혀 다른 패턴으로서 한국적 특수성인 '학벌계급' 사회와 '학벌세습' 사회로 고착(固着)된 것입니다. 강남 학벌부르주아 '조국'의 실상은 이 지점을 정확히 폭로해 줍니다. 사회적 진보는 멈추며 억압받는 새로운 굴레, 정치경제사회문화 진입 서열은 군벌 대신 학벌 신분으로 대체되어 지배하는 신 계급계층 사회로 전환된 것입니다. '개천에서 용'론은 육사출신 '개천에서 별'론의 새로운 시대상황에 다름 아닙니다.
반독재 투쟁은 '386세대'로 이루었지만 그러한 투쟁의 결실은 세대가 아닌 'SKY386' 세력이었을 뿐입니다. 보다 실재적으로 따져 본다면 결국 '서울대패권' 세력이 자리를 독차지 했습니다. 이 신문은 그 부분을 애써 감추려고 하는 것입니다. 당시 함께 대오를 짜 투쟁한 세대로서 전국 150여개 대학생들중 현재 대한민국 사회 각 분야 상층 특히 정치 권력에 진입한 사람의 분포를 추적해 보면 확연해 집니다. 지방대출신이 있는가요? 소위 인서울 2류대 3류대 출신이 어느정도입니까? 단연코 서울대 세력의 독점적 승리 나아가 패권적 자원 점유이고 확장해 봐야 SKY세력입니다.
당대 전체 '민주화 세대'를 대변하기라도 하듯 사용되어 왔던 '386세대'는 정치경제문화 권력의 언어로선 폐기되어야 합니다. 굳이 부정의 언어 '386의 나라'로 규정하고자 한다면 'SKY 386세력'으로 한정해야 옳습니다. 이 엄연한 실상을 외면하는 처사는 대자본의 책사노릇을 담당하는 '학벌계급' '학벌사회'의 폭력적 병폐를 감추려는 속임수에 불과합니다.
글 조동섭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열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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