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자공동체교회 목사, 김동균입니다.
지난 일요일(12/14) 오후 5시 맨하탄 워싱턴스퀘어파크 앞에 위치한 저희 교회(작은작공동체교회)에서 뉴욕 한인사회의 4개 종단(불교, 원불교, 천주교, 개신교) 교직자들 및 신도들이 모여 "자비와 사랑의 길을 가려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2014 이웃종교와 함께하는 성탄예배'를 가졌습니다. 2011년 처음 가졌던 '이웃종교와 함께하는 성탄예배'가 벌써 네 번째 해가 되었습니다.

모임을 해 온 지 4년이 된 2014년, 올 한 해는 특히 여러 모로 4개 종단 모임이 더욱 활발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 4개 종단 교직자들은 2개월에 한 번, 청년들은 3개월에 한 번 있는 정기적인 모임을 거르지 않고 잘 모여왔고 특히 지난 여름, 7월 중순에는 4개 종단 교직자들 및 청년들의 연합수련회가 2박3일로 뉴욕 업스테이트에 있는 원달마센터에서 있었으며 지난 달(11월) 초에는 1박으로 두 번째 교직자 수련회가 펜실베니아 포코너 원불교 훈련관에서 있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저희 4개 종단 교직자들과 청년들이 서로 자주 만나다 보니 한 가지 재미있는 현상은, 호칭을 교직자들끼리도, 또 청년들이 교직자들을 향해서도 스님께 목사님, 신부님이라 부르기도 하고 교무님께 스님, 목사님이라 부르기도 하고 신부님께 스님 목사님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서로들 순간 큰 웃음을 짓게 되는데 어렸을 적 자녀 많은 가정에서 부모님이 형제들 이름을 번갈아 부르시던 것 같은 그런 기억과 겹쳐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우리 4개 종단 교직자들과 청년들이 서로간에 도반(道伴)처럼, 형제자매 가족 같은 느낌이 있어 그런걸로 행복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성탄예배에 매년 참석하여 오신 종교가 없는 최창학 선생은 "나는 비록 종교인은 아니지만 이러한 이웃종교와 함께하는 성탄예배의 의의가 너무 좋으므로 모든 기독교로 확산되기를 희망한다"고 하셨습니다. 정광채 선생도 "다른 종교들과 함께하는 작은작공동체교회의 성탄예배가 너무 소중하고 의미가 깊은데 이를 미국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확산 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하면서 "내년에는 한인 이슬람교인을 찾아 초청해 보라"고 권하기도 하셨습니다. 이처럼 우리 4개종단의 만남에 대해 모두가 그 소중성을 공감하고 있어 참 좋습니다.
늘 서로 얘기하는 바이지만, 우리 서로는 신앙의 대상, 전통, 수행방식이 다르고 각각의 진리의 내용, 모양, 빛깔에 각자만의 고유함이 있지만 이런 다름이 서로의 깨달음과 신앙수행(信仰修行)에 직간접적 도움이 됨을 경험으로 잘 알고 있고 서로간의 배움을 통해 서로의 종교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하게 됨과 동시에 자신의 종교와 신앙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에서 성찰을 할 수 있게 하여 더 깊은 신앙적 깨달음과 성숙을 얻는 계기가 되기도 하며, 서로간에 큰 즐거움과 유익과 행복을 주고 받는 경험을 하기도 해 진심한 존중과 진심한 대화가 가능한 관계로 계속 발전 해 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렇게 진심한 만남의 시간이 쌓일수록 신뢰가 깊어지고 대화의 깊이도 깊어지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시간이 쌓이면서 모든 종교가 공동으로 몸담고 살아가고 있는 이 현실 사회와 세계에서 세상 사람들이 겪고 있는 많은 아픔과 어려움들을 구도, 구원, 구세의 길을 걷는 종교인들로서 그 길 위에서 함께 자비와 사랑을 나누며 그 자비와 사랑으로 이 세상 사람들을 함께 찾아다니며 함께 위로하고 함께 치유하는 때가 오리라는 믿음과 희망을 갖습니다.
물론 각자 개인의 신앙성향에 따라, 자신이 속한 종교의 가르침과 전통에 따라 같은 문제에 대한 다양한 해법을 생각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통의 해법은 공동의 힘으로, 각자의 해법은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 응원하며 해 나가면서 말입니다. 결국 우리의 이런 믿음과 희망이 많은 종교신앙공동체들 사이에 더 확산되고, 자연스러워지고, 종국에는 당연시 되어 우리 모든 이웃 종교인들이 그 길에 함께 하기를 마음 깊이 소망해 봅니다.
기독교인들의 표현대로, 지금은 우리 4개 종단 모임이 비록 작은 씨앗과 조그만 촛불 정도이지만 언젠가는 새들이 깃들여 열매도 먹고 쉬기도 하는 그런 크기의 나무로 자라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작은 촛불도 어두운 곳에서는 소중한 빛의 역할을 하듯 이 세상의 탁하고 어두운 곳곳에서 작지만 소중한 빛의 역할을 하는 그런 촛불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촛불들이 함께 많이 모이면 큰 횃불의 역할도 할 수 있으므로 그런 횃불의 역할도 할 수 있는 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작은 촛불이기에 우리 자신의 어둠도 걷어내고 함께 모여 우리가 속한 세상의 어둠도 걷어 내는 그런 촛불 같은 종교인들로서 말입니다….
성탄의 사랑과 평화를 빕니다.
작은자공동체교회 목사, 김동균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