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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절대로 엘리트 마라토너가 아닙니다. 제가 할 수 있으면 보통 마라토너는 다 할 수 있고 제가 못 해도 다른 마라토너들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못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시작도 못하는 것이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시작을 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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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의 마법

글쓴이 : 강명구 날짜 : 2023-02-08 (수) 15:28:36



 

 

인도 중북부의 산악 지방의 아침은 한 뼘 정도 길이의 가느다란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칫솔질을 하는 인도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으로 열린다. 아직도 새벽은 쌀쌀한지 마당에 나무가지를 모아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아이고 어른이고 삼삼오오 앉아 불을 쬐는 모습이 오래 전 우리네 시골의 풍경처럼 아련하다.


오늘은 오랜만에 아니 방글라데시와 인도를 달리면서 처음으로 파란 하늘을 보았다. 늘 안개와 미세먼지가 섞인 우중충한 날씨였었다. 파란 하늘이 마음도 화창하던 차에 파랑새가 환영 비행을 하듯 한참을 주위를 그 화려하고 기분 좋은 날갯짓을 하더니 멀리 날아간다. 기분 좋은 생각에 잠시 넋을 놓았을까, 길 위에 소들이 이리저리 다니면서 질펀하게 싸놓은 소똥 지뢰밭을 피하지 못하고 밟아버렸다. 기분이 좋으니 소똥을 밟아도 기분이 좋다. 어렸을 적에 소똥 밟으면 재수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생각난다.

 

광활한 영토와 세계 최대 인구, 신들의 나라, 석가모니(釋迦牟尼)가 나고 자라서 활동하며 불교(佛敎)의 꽃을 활짝 피웠지만 그 꽃을 스스로 떨궈내고 힌두교의 나라가 된 인도. 아직도 카스트제도가 살아서 기세가 등등한 나라. 인도는 우중충하지만 인도인들의 마음은 파스텔 색조의 나라이다. 도착하자마자 큰 충격을 주었지만 거친 줄기 어느 한구석에 사탕수수의 단물처럼 달콤함을 내어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안고 먼지 뿔뿔 날리는 거리의 행상에서 사탕수수를 즉석에서 짜낸 주스를 한잔 사 마신다.




하나의 관념으로 보아서는 이해하기 힘든 복잡하게 얽힌 수많은 회로가 마치 스마트폰 속처럼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사람과 가축, 부자와 거지, 락샤와 외제차, 화려한 색상과 먼지, 삶과 죽음, 종교와 미신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빈부격차(貧富隔差)가 심하여도 서로 이웃에 살아도 불평도 분노도 항변의 소리는 아무데도 없다. 다만 무표정한 얼굴에 주름진 이마, 그 깊은 영혼의 반얀나무의 그늘처럼 아늑하고 넉넉함만이 오래도록 기억에서 둥지를 틀고 있을 것 같다.

 

금방 아이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몰려들었다. 아이들과 기념사진을 한 장 찍고, 조금 전 나와 기념사진을 찍은 청년이 건네준 과자 봉지를 사양하지 못해 받았었는데 그것을 아이들에게 건네주었다. 두 봉지의 과자를 받아 든 녀석은 달아나고 나머지는 그 녀석을 잡으러 달려간다. 저 쪽 쓰레기더미에는 산에 있어야할 멧돼지가 쓰레기를 뒤지고, 쓰레기를 뒤지는 건 멧돼지 뿐 아니라 지빠귀들도 짹짹거리며 쓰레기를 뒤지고 있다.


원색의 사리를 입은 여인은 들판의 소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며 소똥을 수거하고, 그러면 하얀 왜가리는 소를 사모하여 졸졸 따라다닐까? 나는 그것이 궁금했다. 사람이 저만치 보이면 화들짝 놀라 날아가 버리지만 저 큰 소는 왜 졸졸 따라다닐까?




밤새 나무 위에서 쉬면서 소가 벌판으로 출근하는 걸 기다렸다가 멀리서 기지개를 켜며 어슬렁거리며 나오는 소를 보면 왜가리는 반색을 하며 다가온다. 어떤 녀석은 아예 소잔등에 올라타고 소가 들판으로 풀을 뜯으러 나가는 출근길에 동행을 한다. 소가 움직일 때마다 풀밭에서 자고 있던 곤충들이 놀라 튀어오를 때 낚아채기 위해서이다.

 

인도인들은 왕발울만한 눈을 가진 순진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중 가끔 어느 사회나 있는 질 나뿐 사람이 있다. 식당에서 주문을 했는데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잘 못 주문을 했다. 나는 내가 잘 못 주문을 했으니 값은 치를 테니 다른 것으로 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잘 먹었다. 계산을 하려고 계산서를 달라고 하니 계산서를 가져왔는데 900루피가 나왔다. 보통 좀 좋은 음식점에서 먹어도 300루피를 넘지 않는다. 우유를 두 봉지 더 시켰지만 너무 많이 나왔다.


“What?” 이때 억양은 높게 길게 끌어야 한다. 금방 서비스 차지라고 적힌 200루피가 지워진다. 시골 길거리 음식점에 서비스차지라니! 그리고 자세히 계산서를 보니 우유가 한 봉지에 100루피씩 200루피로 적혀있다. 보통 가계에서 30내지 35루피이다. “What?” 또 소리를 지르니 200우피가 70루피로 바뀐다. 기분이 상한 나는 우유 두 봉지를 빼고 500루피만 주고 나왔다. 또 한 번 “What?”하면 더 가격이 내려갈 것을 알지만 이만하기로 했다. 너무 몰아붙여 좋을 건 없다. 적당히 속아주는 것도 인간미 아니겠는가?


“What?” 공항에서 호텔에 가는 택시를 탔을 때도 써 먹었던 말이다. 인도에서 “What?” 이란 단어를 억양을 높여서 쓸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조금 허름한 여인숙은 대부분 달라는 대로 가격을 지불하고 그중 깨끗한 호탤은 “What?”대신 “Please”를 쓰면 가격을 깍아준다.



 


인도에는 인도의 색이 있다. 집들은 대부분 살만하면 파스텔 톤의 색으로 화려하게 칠한다. 시골에서 소똥을 주무르는 여인이나 설거지를 하는 여인, 농사를 짓는 여인들의 옷도 원색의 사리를 입고 있었다. 마치 고갱의 환하고 현란한 색상의 그림을 감상하는 듯 생기가 넘쳐 보이고 신비스런 분위기를 연출한다. 거기에 아침의 태양이 떠오를 때나 황혼(黃昏)의 찬란함까지 더한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강명구의 마라톤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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