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강수산물 식당에서 만찬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려명거리 밤풍경을 잠시 즐겼다. 호텔에 도착하니 김선생이 “내일 아침 식사전에 대동강변 걸읍시다” 한다. 차를 타고 달리는 주마간산에 지친 나머지 주변을 산책하고 싶은 우리의 마음을 읽은 듯 했다.
이튿날 6시반 호텔 로비에 모였다. 해방산 호텔은 대동강변에서 두블럭 안쪽에 있어 마음만 먹으면 5분안에 강변 산책로에 갈 수 있다.
지하도를 하나 통과했다. 불빛이 없어 어두컴컴했다. 아무래도 전기 사정 때문인 것 같았다. 강변으로 들어서니 바로 앞에 대동교가 보인다. 이른 아침부터 대동교에는 차량 물결이었고 걸어서 들어오는 이들도 많았다.
새벽공기는 차가웠다. 두툼하게 옷을 챙긴 우리는 괜찮았는데 김 선생은 외투도 없이 나와 조금 추워보였다. 화첩이 들어있는 권 화백의 배낭을 달라고 해서 어깨에 맨다. 뒤라도 가리니 덜 추운 모양이다.
강너머 동녘엔 日出의 붉은 기운이 감돌고 있다. 강가에 가까이 갔더니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대여섯명 보인다. 한강고수부지처럼 배구와 배드민턴 시설이 있어 몇몇 시민들이 아침 운동을 하고 있다.
유람선 식당도 보인다. 소백수호와 무지개호 두척이 눈에 띈다. 무지개호는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고 강변에 정박한 형태로 세워진 식당이라고 한다. 선상에서 식사를 즐기고 배도 타는 진짜 유람선 식당은 대동강호가 있다. 멋진 대동강변의 풍치와 시내 야경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선상 가수들이 제공하는 노래 공연과 만찬을 즐길 수 있다.
일행과 함께 걸어가는데 애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중년의 남성과 마주쳤다. 강아지가 우리에게 다가와 꼬리를 친다.
정연진 대표가 ‘강아지 이름이 뭐에요?’ 했더니 뜻밖의 대답이 들어온다.
“아베!”
“???”
이내 웃음꽃이 피었다. 김선생도 “아베? 허 참” 하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대동강변에서 만난 아베는 귀엽고 주인 말도 잘 따르는데 바다 건너 아베는 왜 그렇게 밉상 짓만 골라서 하는지.. 일본의 아베가 평양의 아베 반이라도 따라오면 좋겠다면서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다.
남과 북의 겨레가 어쩔 수 없이 하나의 민족이라는 생각은 일본이나 중국을 주제로 얘기할 때 어김없이 든다. 구태여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남이나 북이나 어쩌면 그렇게 생각들이 비슷한지..
대동강변에서만 애견 산책을 본게 아니다. 평양의 거리 종로에서도 애견을 동반한 주민을 봤고 공원에서도 애견을 데리고 가는 이도 있었다. 바야흐로 평양에 애견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반면 평양의 단고기(보신탕) 식당은 간판을 찾기가 어려웠다. 일주일 넘게 돌아다니면서 딱 한곳의 단고기 식당 간판이 눈에 띈 걸 보면 보신탕을 즐기는 사람들이 예전보다는 줄어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로창현의 뉴욕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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