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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창현의 뉴욕 편지
가슴따뜻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중견기자의 편지. 1988년 Sports Seoul 공채1기로 언론입문, 뉴시스통신사 뉴욕특파원(2007-2010, 2012-2016), KRB 한국라디오방송 보도국장. 2006년 뉴아메리카미디어(NAM) 주최 ‘소수민족 퓰리처상’ 한국언론인 첫 수상, 2009년 US사법재단 선정 '올해의 기자상' CBS-TV 앵커 신디슈와 공동 수상. 현재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 편집인 겸 대표기자. 팟캐스트방송 ‘로창현의 뉴스로NY’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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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표기가 사대주의라고? ‘광화문’ 논쟁 유감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2-12-31 (월) 13:35:43

 

 

2012년이 저물어가는 세밑 모국에선 광화문 현판을 놓고 논쟁이 한창입니다. 현판(懸板) 글씨를 한자로 쓰느냐 한글로 쓰느냐를 놓고 논란이 벌어진 것입니다.

 

광화문은 지난 2006년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콘크리트 건물을 철거하고 옛 모습대로 되살리기로 하고 건축에 들어가 2010년 광복절에 복원(復元)이 완료되었습니다. 현판 또한 고종 경복궁 중건당시 책임자였던 무관 임태영의 서체가 다시 복원돼 걸렸습니다.

 


<사진=뉴시스 조종원기자>

 

그런데 이 현판이 불과 석달만인 11월 균열이 생기면서 다시 제작하기로 하면서 한글단체를 중심으로 한글로 써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 공청회와 토론회가 여러차례 열렸습니다.

 

그 결론이 27일 문화재청에 의해 내려졌는데 한자인 '光化門'(정확히는 옛 모습 그대로 門化光)으로 쓰기로 확정된 것입니다. 그러자 한글단체 인사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대로 한말글문화협회 대표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다. 국민 세금 낭비는 얼마며, 한글을 사랑하는 국민들에게 준 상처는 얼마나 큰 것인가. 문화재청장과 문화재위원들이 한 결정은 국민을 무시하고 한글을 짓밟은 일로서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우리는 절대로 문화재위원들의 결정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계속 투쟁해 한글로 바꾸도록 할 것이다. 김찬 문화재 청장은 당장 물러가라. 국민을 우롱하고 무시한 문화재위원들은 당장 자퇴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충기 문화예술위원도 “광화문 밖의 세종로 네거리는 예전과 달리 국가 상징처럼 수많은 사람이 바라보는 거리가 됐다. 시대 상황에 따라 광화문 현판은 한글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진=뉴시스 박동욱 기자>

 

한자가 옳으냐 한글이 옳으냐를 따지기에 앞서 광화문 현판의 역사부터 알아보는게 좋을듯 합니다.

 

광화문은 아시다시피 경복궁의 남쪽에 있는 정문입니다. 1395년에 세워졌으며, 2층 누각인 광화문 앞의 양쪽에는 한 쌍의 해태 조각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광화문은 1592년 임진왜란 때 경복궁과 함께 방화로 소실(燒失)되었으나, 조선 후기에 헌의대원왕이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재건되었습니다.

 


▲1900년 광화문의 모습
www.ko.wikipedia.prg

 

그러나 수난의 역사는 계속됩니다. 일제강점기에 경복궁 내에 총독부 청사를 지으면서 그 위치가 옮겨졌고, 한국 전쟁때 목조부분이 불에 타 없어졌습니다.

 

이후 박정희 정권때인 1968년에 복원에 들어갔는데 경복궁의 본래축이 아닌 총독부 건물의 축에 맞춰 재건축하고 석축은 그대로 두었지만 상부는 철근 콘크리트를 사용하는 망발을 저질렀습니다.

 

그러면서 현판은 박정희가 직접 쓴 한글 서체가 걸리게 되었습니다. 총독부건물은 그대로 둔 채 철근덩어리를 복원이라고 해놓고 자신의 글씨로 쓴 현판을 걸었으니 박정희는 왕이라도 된듯 뿌듯했겠지요.

 

 

 

1995년 김영삼 정권 들어 2003년부터 광화문을 철거하고 2009년까지 본래의 위치에서 석축 위의 목조 건물로 복원할 것을 발표했고 마침내 2010년 8월 15일 공사가 완료되어 공개된 것입니다.

 

문제는 석달뒤에 현판이 갈라지는 등 부실제작 소동이 일어난 것인데 그 서슬에 한자로 된 광화문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이들이 한글로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복원이라 함은 박정희의 한글서체로 되돌리자는 것인데 원래의 모습이 복원이지, 중간에 변형시킨 것을 복원이라고 하는 논리는 궤변(詭辯)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약 광화문 현판이 처음부터 한글이었다면 응당 한글로 해야 맞는 것처럼 본래가 한자였으니 당연히 한자로 가야 합니다. 이게 왜 논란이 되야 하는지 어처구니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한글 광화문 현판을 떼버린 시점이 2006년 노무현정권임을 들어 박정희의 흔적을 지우려는 술책(術策)이라고 정치적 해석을 하는데 박정희의 공화당 후신이라 할 한나라당의 김영삼 정권때 복원사업을 결정했으니 원망하려면 YS한테 해야하는게 순서 아닌가요.

 

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한자를 남의 나라 문자로 취급하고 심지어 적대시하는 한글단체 인사들때문입니다. 일부에서 “세종대로는 한글이 탄생한 곳으로 한글문화 특구로 잘 가꿔야 한다”며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 동상 뒤에 한자 현판을 거는 것은 모욕”이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습니다.

 

도대체 이 인사들은 한자(韓字)를 ‘왜놈의 문자’로 착각하는건 아닌지 궁금합니다. 마치 창씨개명(創氏改名)이라도 한듯 한자를 쓰면 안된다고 주장하는데 참으로 어처구니없습니다. 2011년 10월 9일 ‘한글날에 한자(韓字)를 생각한다’는 칼럼을 통해 말씀드렸다시피 한자는 한글과 함께 자랑스러운 우리 글자입니다. 당시 내용을 조금 발췌(拔萃)하겠습니다.

 

한자의 유래에 대해선 여러 가지 설이 있는 바 그중 하나가 환웅시대 신지협덕이 만든 우리 민족의 고유문자라는 설입니다. 그것이 입증된 논리가 아니라는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 해도 한가지 확실한 것은 한자는 우리 한민족을 비롯, 한(漢)족 만주족 몽고족 등이 함께 발전시킨 공동의 문자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한자의 표기를 漢子(한자)가 아닌 韓字(한자)로 써야한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漢醫院(한의원)이 아니라 韓醫院(한의원)인 것처럼 말입니다.

 

한글을 아끼고 사랑해야 하는 것은 백번 맞는 말이지만 한자를 소홀히 하고 남의 나라 문자로 취급하는 것은 커다란 무례(無禮)입니다. 우리 민족의 역사는 단기로 따져도 4300년이 넘고 동이배달 역년으로 기준하면 6천년에 이르는 장구한 세월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 선조가 남긴 고래(古來)의 기록물들은 어김없이 한자로 쓰여 있습니다.

 

우리 민족의 혼(魂)이 담겨 있는 그 소중한 문화유산을 남의 나라의 문헌(文獻)이라고 취급해야 할까요? 우리 글자가 없어서 남의 나라 문자를 빌려서 쓴거라구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만일 지나인들이 한자를 저들 글자라고 한다면 우리 조상이 만든 글자를 너희들이 빌려쓰고 있는거라고 당당히 말해줘야 합니다.

 

한자는 한글과 함께 우리 민족이 보듬고 사랑해야 할 소중한 우리의 글자입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학자들은 지금이라도 한자를 우리 민족의 자랑스런 문화유산(文化遺産)으로 인식하고 한자 교육에 힘써야 합니다. 과거와 현재를 이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민족의 존립근거를 스스로 훼손하는 것은 정신적 역사적 자살행위입니다.

 

더불어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한글이 세종대왕 때 창제한 문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글의 역사 역시 장구(長久)합니다. 한글의 원형은 고조선 가림토(加臨土) 문자로 거슬러 올라가기때문입니다.

 

한글은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자들이 세상에 없던 문자들을 발명한게 아니라 기존에 있던 소리문자를 확대 발전시킨 것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세종대왕은 충분히 위대한 우리 민족사의 영웅입니다.

 

한글과 한자는 상호보완을 통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創出)합니다. 새가 좌우 양쪽의 날개의 균형으로 하늘을 날 수 있듯이 우리 동이배달한민족은 한글과 한자라는 위대한 두 문자를 가졌기에 세계에서도 으뜸가는 민족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래도 한자를 남의 나라 문자로 생각 하시렵니까? 애당초 박정희가 자신의 서체로 광화문을 현판을 단 것도 잘못됐지만 더 큰 잘못은 한자 아닌 한글로 쓴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국민들이 사실상 한자 문맹자(文盲者)로 전락(顚落)한 가장 큰 원인은 박정희 정권이 공교육에서 한자를 추방하는 작업을 했기때문입니다.

 

우리의 단기를 서기로 바꾸고 음력(陰曆)을 양력(陽曆)으로 강제하고 서낭당을 미신이라 깨부수며 우리 전통 풍습을 말살(抹殺)하고 과학적이고 자연친화적인 초가집을 가난의 상징인양 매도(罵倒)하고 슬레이트 지붕으로 죄 바꿔버린게 새마을운동의 또다른 모습이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한자를 남의 나라 문자로 취급하는 것은 우리 조상의 종교가 내가 믿는 종교와 다르다는 이유로 내 조상이 아니라고 치부(置簿)하는 것과 똑같은 망발입니다. 한자를 배격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것입니다.

 

광화문의 의미를 아십니까? 빛 ‘광(光)’에 될 ‘화(化)’ 문 ‘문(門)’. ‘왕의 큰 덕(德)이 온 나라를 비춘다’는 뜻으로 광화문(光化門)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이처럼 한자를 쓰면 그 의미까지 새길 수가 있습니다.

 

한글단어로도 물론 뜻은 전달되지만 무수히 많은 동음이의어(同音異議語)를 생각할 때 한자가 우리 옆에 있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안드시는지요.

 

수난(受難)을 당할대로 당한 광화문을 더 이상 슬프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4-12-02 10:07:53 뉴스로.com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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