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뉴저지 페어론의 ‘클리프가든 플로리스트(Cliffgarden Florist)’에 갔습니다. 이곳은 환경인권단체 1492그린클럽의 수장(首長) 백영현 선생님이 사모님과 함께 수십년을 운영하는 꽃집입니다.
백 선생님을 안지는 얼추 10년이 되었습니다. 2008년 어느날 전화 한통을 받았습니다. 미주한인신문에 자비로 올린 광고 얘기를 하는 분이었습니다. 개인이 신문사에 사재(私財)를 털어 두페이지 광고를 하는 것도 흔한 일은 아니지만 내용을 읽어보니 예사롭지 않더군요.
며칠후 처음 만난 백 선생님은 남북 평화통일에 대한 간절한 소망과 민족애, 조국애로 똘똘 뭉친 분이었습니다. 미주한인사회에서 15년째 생활하면서 단연코 백 선생님처럼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헌신하는 ‘보통사람’을 보지 못했습니다. 전 가끔 그이가 전생에 일제에 항거해 목숨을 바친 독립투사가 아니었을까 생각 합니다.
한가정 한그루 라일락 기증운동을 시작으로, 10년 넘게 신문을 통해 ‘의견광고’를 내고, 병원과 공원 등지에 수많은 ‘미스김라일락’을 기증하고, 위안부 기림비의 무료 조경을 책임지고, ‘흥남철수의 영웅’ 라루 선장이 영면한 뉴튼수도원에 한국나무들을 기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백선생님이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일까요. 백선생님과 사모님이 단 하루의 휴일도 없이 꽃을 팔아서 얻는 수익금 100%를 남들이 알아주지도 않는 공익활동에 투자하고 있는 것을 저는 압니다.
우리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일본체조대표팀이 욱일전범기(戰犯旗) 유니폼을 입고 나온 것에 격분해 ‘일전퇴모(일본전범기퇴치시민모임)’을 출범시켰습니다. 백 선생님과 공동대표를 맡기로 의기투합(意氣投合) 했지만 실제 활동은 백 선생님이 다 했고 전 언론으로서의 역할만 했을 뿐입니다.
2012년 8월 해외1호 기림비가 있는 뉴저지 팰팍에서 일전퇴모 출범식 기자회견 장면
이날 백선생님은 통산 156번째 양면광고가 실린 신문을 제게 내밀었습니다. 위안부피해할머니의 처절하도록 슬픈 사연과, 논란이 된 2015 한일위안부합의를 일본이 먼저 위배(違背)한 사실을 명백한 증거와 함께 고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백 선생님은 언제나처럼 “노대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라며 어쭙잖은 제 의견을 물으며 “아베가 평창에 온다니 그때 맞춰 의견광고를 내보겠다”고 하시더군요. 한편으로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광고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건강도 별로 좋지 않은 노령(老齡)에도 몸을 돌보지 않아서 걱정입니다. 2년전엔 응급실에 실려가셨다는 소식에 황급히 달려갔더니 당신보다 나라 걱정 민족 걱정을 하며 내게 유언과도 같은 당부를 하시기도 했습니다.
이젠 젊은 사람들한테 맡기고 좀 편안히 지내시라 해도 쓰러질 때 까지는 해야지 하며 껄껄 웃는 백선생님..뵐 때마다 머리가 수그러지네요.
아는 분에게 전달할 ‘뉴스로’ 명의의 난꽃을 정성껏 만들어주셔서 그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모쪼록 건강하게 오래도록 좋은 일을 해주시길 빌어마지 않습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노창현의 뉴욕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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