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에게,
어렸을때부터..너는 혼로 뒷산에 올라가 나무와, 하늘과, 땅과, 개미와 그리고 너의 상상세계에 아주 푹 빠져...밤 늦게까지 놀곤 했지...
아빠가 “은주야...은주야...” 하고 외치는 소리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돗자리 두르르 말아서 아빠 손에 끌려 내려오던 생각나니? 너는 참 꿈나라로 가는걸 좋아했고 또 자신의 세계에 들어가면 아주 행복한 표정을 짓곤 했지.
이제 어른이 되어서도...옛날 버릇을 못 버리고, 불현듯 운전대를 잡고 아름다운 풍경(風景)을 촬영하러 그리고 감상하러 홀연히 떠나곤 하지?
이렇게 ‘행복의 여행’ 을 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감사하니? 정말 감사하다.
몇 년전에 ‘행복의 나라’ 를 작곡/작사 한 가수 한 대수의 자서전이 나왔었지. Fort Lee 에 있는 한국서적에 갔는데..Main Street 에서 ‘No Right Turn(우회전 금지)’ 였는데..그냥 바쁘게 그 책을 구입할 생각에 빠져..뉴저지에서 20년 넘게 살면서 처음 ticket 를 받은적..생각나니?
너는 늘 어느 것에 몰두하면..정신을 못 차리는 좀 “꺼벙한데”가 있는것 같애. 좋은 것인지..나쁜 것인지...그때도 ticket 을 따지기 위해 법원까지 가서 “No Right Turn sign 을 좀 잘 보이는데 걸어놓지..왜 안 보이는데 걸어놓아서..ticket 을 먹게 하냐...” 판사앞에서 바락바락 한 것도 생각하니? 과연 네가 생각하는 ‘행복의 나라’는 어디에 있을까?
너는 늘 너만의 ‘행복의 나라’로 가려고 하지? 어느 약물에 취해 가는 나라 말고..상상력으로...또 신비한 자연과 함께 하면..너는 정말 행복하고 이 세상에서 부러울 것 하나 없는 사람으로 변하지.
예술이라는 것을 하는 사람은 늘 ‘행복의 나라’에서 살까? 너도 나름대로 예술인의 삶의 길을 걸어볼까...사진 찍은 것을 전시회 때 내려고...어느 예술인에게 의뢰(依賴) 한 적이 있지?
이 과정도 얼마나 마음 설레는 과정이었니? 그 사람은 professional artist 이기 때문에..너 같은 amateur 에게 어떤 조언을 해 줄까? 긍정적인 평가를 해 줄까..아니면...“너는 예술인이 될 자격이 안 되니..일찌감치 포기해..” 하고 절망적인 이야기를 해 줄까?
은주씨,
작품 그대로도 좋습니다.
그것을 인화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히 여러 면의 변화를 받기때문에
어떻게 어느 조명으로 나올지의 여부도 작품의 성격을 달리 하게합니다.
작품 사진을 보면서 그후에도 그 상태에서 이용하여 변화를 줄 수도 있고 다른 각도로 만들어 질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좋아하는 작품들을 잘 고려하여 인화하면 어떨까요?
그리고 또 그 후 보면서 생각하도록 하죠.
그러한 과정들이 소위 Art 라고 할 수 있고 또 기쁨 어떤 감정을 느끼며 enjoy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하나같이 천편일률적으로 다 기계로 처리하여 완성하기보다( 예술가들이 싫어하는 부분 아닐까 싶은데 나도 동감,)는 시간이 걸려도 계속 보고 또 연구하여 만들어가는 과정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사진 작품 그대로 보면서 좀더 진행하여 작업을 더 add 할 수 있지요.
어쨌든 제 생각은 은주씨가 좋은 scene의 장면들을 잘 얻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시를 넣으면 어떤 시, 어떤 모양 어떤 모양의 글씨로 어떤 자리에 넣으려는지.......
그런 모든것들이 복합적으로 한 작품을 탄생시키는데 작용하지요.
“시와 그림”이라는 특정한 분야로 국한하지 않는다면,
사실 시각 예술에서 너무 이론적 문장을 많이 넣어 conceptual 하지않는게 좋을 것 같아요.
좀더 visual 하게 나가는 것이 더 순수하고요.
아름다운 사진들 잘 보았습니다!
from Ji A Choi
이렇게 너는 희망이 담긴 편지를 읽고...용기를 내어..네 사진 작품을 전시회에 내게 되었지? 그 때 기분...아이를 출산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니? 아니면..학기를 마치고 졸업을 하는 기분이었니? 아니면 그냥 멍한 가운데 무엇이 어떻게 돌아갔는지 생각이 안 나니?
참 신기하게도 네가 가지고 있는 자신감(自信感)이나 자부심(自負心)은 어디로 가고 평가받기전까지 “덜덜 떨고” 있었는지…. 이것도 다른 종류의 ‘자신감’ 이었을까?
그래...너는 너만이 자신하는 점과 부분이 있고 또 남이 모르는 두려움이 있곤 하지? 하지만 마음의 편지로 너에게 널 일깨우고 마음의 편지로 두려움이 변하여 도전이 될 수 있고, 또 자신감이 변하여 스스로를 돌이키는 계기를 만들고 있지 않을까?
오늘도 너의 두려움을 통하여 또 다른 변화의 발전으로 나아가보지 않겠니? 그리고 다시 한번 돌아보자. 내가 능히 자부하는 부분이 정말 자신만만한 부분인지..다시 나의 ‘관점(觀點)의 나사’로 조여보자꾸나.
은주가 은주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