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나에게 가장 중요한 날이다.
오늘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날이다.
오늘은 꿈꾸기에 참 좋은 날이다.
오늘은 여행 떠나기에 딱 적당한 날이다.
오늘은 산책하기에 알맞는 날이다.
오늘은 카푸치노가 가장 맛있는 날이다.
오늘은 파도와 윤슬이 제대로 아름다운 날이다.
오늘은 낯선 사람에게도 빠지기 쉬운 날이다.
오늘은 글쓰기에 최적의 날이다.
오늘은 가장 여유롭고 평화로운 날이다.
오늘은 게으름을 피울수 밖에 없는 날이다.

오늘은 길거리 개와 길냥이도 더 예쁜 날이다.
오늘은 22살 청춘들이 군대 간디고 한국으로 떠나도 담담하게 손 흔들어 줄수 있는 날이다.
오늘은 눈으로는 다이버를 보면서 머리속에서는 물속의 상어를 만날수 있는 날이다.
오늘은 마음속 요가를 시작하는 날이다.
오늘은 나를 사랑하기로 다짐한 날이다.
오늘은 내가 마스크를 벗어던진지 80일째 되는 날이다.
오늘은 내가 코로나 시국에 과감하게 떠나온 걸 칭찬하고 싶어지는 날이다.
오늘은 아프리가 땅에서 미역국과 잔치 국수를 곱배기로 흡입한 날이다.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다.
오늘은 내가 샹글릴라에 살고 있다는 착각이 드는 날이다.
오늘은 정말 최고의 날이다.

밥 주는 사람이 주인이다
터키, 조지아, 이집트를 여행하다보면 한국과는 전혀 다른 장면을 보게 된다.
거리 곳곳에서 어슬렁거리거나 널부러져 있는 덩치가 큰 개와 고양이들이다.
주인 없는 개와 고양이들은 사람들과 공존(共存)하는 법을 터득한것 같다.
전혀 사납지 않고 설쳐대지도 않는다.
낯선 사람이라도 쓰다듬어 주면 행복한 표정과 몸짓을 한다.
다합의 숙소에 개와 고양이가 한마리씩 죽치고 지낸다.
우리 숙소에 젖과 꿀이 넘치는걸 알아챈 영특한 녀석들이다.

처음에는 음식 냄새를 맡고 들어온것 같은데 이젠 붙박이로 문앞을 지키며 식사 때를 기다린다.
고양이는 집안에서만 지내는데 내가 나타나면 쪼르르 달려와 다리에 비벼대며 애교를 부린다.
깜둥이 개는 옥상에서 늘어져 있다가 밥 때가 되면 내려온다.
내가 산책을 나가면 해변이고 시장이고 따라 나선다.
멀리까지 나가도 놓치지 않고 앞서거니 뒷서거니하며 수행 역할을 한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다.
밥 주는 사람이 주인이다.

다른점도 있다.
동물은 밥 주는 사람에게 충성한다.
밥만 잘 주면 배신하지 않는다.
사람도 밥 주는 사람에게 충성하지만
밥을 아무리 잘 줘도 가끔은 호되게 배신하기도한다.
소확행 3복
복이란 살면서 누리는 행운이나 행복이다.
나는 거창한 복은 바라지 않는다.
그냥 아프지 않고 죽을 때 까지 여행하고 싶다는 딱 한가지 바램 뿐이다.
작년 12월 8일 한국을 떠나왔다.
코로나가 극성일 때다.
한국에서 코로나 걸려 죽으나 외국에서 사고로 죽으나 마찬가지라는 심정이었다.
무모하다는걸 잘 안다.
하지만 무모한짓 할 기회도 이게 마지막이라는 것도 잘 안다.
다행히 마스크 안쓰고도 잘 지내고 있다.

석달 동안 느낀건 나에게는 여행복, 식복, 사람복이 있구나라는거다.
PCR검사를 한번도 받지 않고 잘 다니고 있다. 아픈데도 없다.
여행복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심심하거나 외로울 틈이 없다.
사람 복이다.

최고의 쉐프를 만나 매일 삼시 세끼를 한식만 먹으며 지내낸다.
먹을복 이다.
그러나 사람의 내일 일은 알수가 없다.
매사 조심하고 긍정적으로 살면서 소확행에 만족하려한다.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할 뿐이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an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