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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고 살다가 지하철 공짜로 타는 나이가 됐다. 더 늦기 전에 젊은 날의 로망이었던 세계일주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출가하듯 비장한 각오로 한국을 떠났다. 무대뽀 정신으로 좌충우돌하며 627일간 5대양 6대주를 달팽이처럼 느리게 누비고 돌아왔다. 지금도 꿈을 꾸며 설레이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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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열 일 하기

몽골 셋째날
글쓴이 : 안정훈 날짜 : 2023-06-28 (수) 01:18:39

몽골 셋째날



 

 

느즈막히 한국식당에 가서 아점 먹고 하루를 시작한다.

염소탕이 맛나고 푸짐하다.

가격은 만원 정도.

하루 종일 배가 든든하다.

오늘의 메인 미션을 수행하러 간다.

머리 다듬어서 젊게 보이기다.

한국 솔로남 3명이 유명하다는 미용실을 찾아 나선다.

, 김 쉐프, 몽골 와서 만난 아우~

이미 잘한다는 미용실 정보를 입수해놨다.

예약을 안하고 갔더니 거의 한시간을 기다려야한다.

그 사이 근처에 있는 지인이 하는 호텔로 가서 커피 한잔 했다.

여행사도 함께 한다

투어 계획을 확정했다.




12일과 14일에 페친 두 분이 온다.

다른 팀과 뭉쳐서 12명이 된다.

버스 한 대를 예약했다.

푸르공 보다 휠씬 편하다.

인원수가 많으니 비용도 절감된다.

푸르공은 원래 러시아 군용 차량이란다.

8명이 정원이다.

기사 1, 가이드 1, 손님 6.

몽골의 오프 로드 투어에 딱이다.

그러나 좌석이 좁다.

충격 흡수는 꽝이다.

허리가 안좋은 사람에겐 쥐약이다.

가끔 기름 냄새를 솔솔 풍기기도 한단다.

밤에 차 위로 올라가 별 사진 찍으면 낭만적인 그림이 나온다.

대부분의 몽골 여행자들 사진 찍기가 최우선이다.

그리하여서 며칠 동안의 불편은 기꺼이 감수한다.

여행자는 돌아와서 불편한 진실은 말하지 않는다.

멋진 인증샷만 보여주며 자랑한다.

내 페친들의 마음은 봄이지만 몸은 가을이다.

연식(年食) 오래된 분들, 허리 안좋은 분들은 제대로 알고 가길 바란다.

다시 미용실로 돌아간다.

변신의 시간이다.

이발하고 염색도 하니 10년은 젊어 보인단다.

립 서비스인줄은 알지만

기분이 부웅 뜨는걸 어쩌랴.

아아를 무려 8잔이나 시켰다.

우리 3명에 종업원 5명이 아이스 커피 쪽쪽 빨며 해피 투게더~

나오면서 모자는 손에다 썼다.

멋진 머리가 망가질까 봐서다.ㅎㅎ

발걸음도 가볍게 도보 시티 투어에 나선다.

먼저 몽골 유심칩 부터 장착한다.

선불 카드로 11기가 충전 완료.

국영 백화점, 칭기스칸을 모신 머시기 머시기 광장, 공원 .....




졸업 시즌인가보다.

전통 복장을 입은 여대생들이 광장에 한가득이다.

코리안을 대표해서 추카해 주었다.

함께 사진도 찍었다.

물론 전번이나 왓샵은 교환 안했다.

마지막으로 소문난 로칼 맛집에서 몽골 전통 요리 먹방을 찍었다.

마무리로 차도 한잔 마셔 주었다.

오늘은 만 팔천보 정도 걸었다.

하루 동안에 열 일 한듯 뿌듯하다.

 

***************************************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

 



바람 쐬러 나가자고 한다.

돼지 국밥을 사준다는 거다.

뭔 소리여?

쬐게 망설였다.

근데 맛집이 칭기스칸 기마상(騎馬像) 근처라는거다.

두 말하면 잔소리지.

얼른 따라 나섰다.

친구 따라 강남 가기다.

현지 사는 4명과 나까지 5명이다.

4명은 여러번 와 본 곳이다.

하지만 아무도 언덕 위 까지는 올라가보지 않았다는거다.

하긴 서울 살아도 남산 꼭대기 까지 올라가 본 사람은 별로 없지.

김쉐프도 3번 왔지만 한번도 언덕까지는 가보지 않았다고 한다.

꼬셔서 함께 갔다.

나만 신바람이 나서 휘젓고 다녔다

열심히 사진 찍고 차로 돌아왔다.

기다리던 3명이 하품을 하고있다.

나이 든 내가 폴짝폴짝 거리며 다니는게 신기한가보다.

고맙다.

일요일이라 차들이 많이 밀린다.

답답하고 짜증이 스멀스멀이다.

다 암시롱 나를 끌고 나와 준거다.

난 복 받은겨~




오면서 중간에 이마트에 들렀다.

내가 여행하면서 이런데 귀경하는거 좋아라 하는걸 어찌 알았을꼬?

엄청 쓸어 담는다.

큰 봉투 5개가 꽉 찬다.

뚜레쥬르와 커피베네도 있다.

날씨가 더운데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마셔주니 기가 막히다.

무심코 "이럴 땐 빵이나 조각 케잌을 곁들이면 좋은데" 라고 한마디 했다.

김쉐프가 들를데가 있다고 나간다.빵과 케이크를 종이 가방 두 개나 가득 채워온다.

이건 또 뭡니?

우쒸~ 빵만 먹고 살라는거야 모야?

꿍시렁 꿍시렁 ~

마음씀이 또 고맙다.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만나는게 아니라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거 맞다.

 



**********************************************

 

<놀먹마쉬>

 

며칠 바쁘게 쏘다녔다.

쉼표가 필요하다.

오늘은 그냥 '놀고 먹고 마시고 쉬는거 '.

김쉐프가 끓여준 소고기 미역쿡으로 아침 부터 든든히 먹어준다.

혼자 나가려니 용배 아우가 따라 나선다. 못 미더운거다.

환전소부터 간다.

그동안 얻어만 먹고 다녔다.

벼룩이도 낯짝이 있다.

나도 돈 좀 써보자.

국영백화점 4층에 환전소(換錢所)가 있다.

지갑을 털어보니 한국돈 40만원 정도가 있다.

몽골 돈으로 바꾸니 100만 투그릭이 넘는다.

돈으로 부채를 만들어 부쳐본다.




갑자기 부자된 기분이다.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온다.

점심은 간단히 먹자고 미소 라멘 일본 식당에 갔다.

깔끔하긴한데 비싸다. 맛도 별로다.

세트 메뉴를 반이나 남겼다.

가격은 15,000원 정도다.

저녁에 한국 식당에서 먹은 도가니탕은 14,000원 정도다.

알차고 맛나다.

가격도 착하다.

한식 따봉 👍

울란바트로에서 가장 고급지다는 샹글릴라 몰을 휘리릭 돌아보았다.

내 취향이 아니다.

바로 옆의 샹글릴라 호텔 로비로 간다. 커피숍의 푹신한 의자에 파묻혀 본다.

편하다.

시원한 아이스 라떼를 한잔 마시니 스르르 졸리다.

나른하고 게으름을 즐기는 본성이 되살아난다.




한국인이 하는 사우나로 간다.

찜질방도 있다는데 그냥 목욕만 했다.

목욕비 8,000.

때밀이 6.000

때밀이 수건 600

도합 14,600원을 썼다.

100만년 만의 세신(洗身)이다.

안하던걸 했더니 어색했지만 몸이 한결 시원했다.

요런 엉뚱한 짓도 여행 중의 색다른 재미다.

하드락 카페로 갔다.

세계일주 하면서 여러 나라에서 하드락 카페를 보았었다.

한번도 못갔다.

왠지 젊은 사람들만 가는곳 같아서다.

오늘은 용배 아우와 함께라서 호기심을 풀어보기로 했다.

생맥주와 아이스 카페 라떼 시켜 놓고 길게 버텼다.

2층 홀은 건물 전체를 쓴다.

라이브 공연도 한다.

예전 서울의 뤼벤브로이나 오비스 캐빈 같은 분위기다.

실제로 보니 별거 아니구만.

괜히 쫄았네.

여행 하면서 하고 싶은게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질러보면서 살리라 했지.

그러나 여전히 고정관념과 자기 검열하는 버릇을 버리지 못하는구나.

죽기 전에는 나아지겠지?

노가다 여행은 보람을 준다.

힐링 여행은 달콤하다.

달콤한 하루였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an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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