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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적당히 타협하고 살다가 지하철 공짜로 타는 나이가 됐다. 더 늦기 전에 젊은 날의 로망이었던 세계일주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출가하듯 비장한 각오로 한국을 떠났다. 무대뽀 정신으로 좌충우돌하며 627일간 5대양 6대주를 달팽이처럼 느리게 누비고 돌아왔다. 지금도 꿈을 꾸며 설레이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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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사람이더라

포틀랜드 트레킹
글쓴이 : 안정훈 날짜 : 2024-09-17 (화) 16:33:49

- 미쿡 캐나다 노마드 D+73. 825

 


 

시애틀에서 샌프란시스코 까지는 1,300km.

하루에 가기에는 멀다.

샌프란시스코에서 28일에 출국 예정이다.

시간적인 여유가 충분하다.

서둘 이유가 하나도 없다.

아주 느긋하게 라르고(Largo)로 가는거다.

중간에 오래곤 주의 포틀랜드에 들러 하루 쉬어 가기로 했다.

시내 투어 대신 주립 공원 트레킹을 하기로 했다.

로드 트립을 오래 하다보니 많이 걷지 못했다.




간만에 트레킹이다.

주립공원은 운치있고 호젓해서 좋았다.

유명 국립공원 처럼 법석대지 않아서 좋다.

콜롬비아 강이 부드럽게 흐른다.

산이 병풍(屛風)처럼 둘러쳐져 있다.




폭포가 많아서 눈이 시원하다.

숲이 우거져서 그늘이 시원하다.

코스가 전부 흙길이다.

경사가 완만하다.

아이들을 데리고 하이킹하는 가족들이 많이 보인다.

3시간 정도 걸었다.

간만에 걸었더니 장단지가 뻐근하다.

피톤치트가 공짜라서 흡입했더니

머리도 맑아지고

몸도 가벼워진듯하다.




새로운 기분으로

새로운 여행을 시작하자.

내친김에 멕시코와 중미 7개국 땅 까지 가보는거다.

으라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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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타고 지구 한바퀴>

- 미쿡 캐나다 노마드 D+74. 826.


드디어 샌프란시스코로 다시 돌아왔다.

미쿡과 캐나다 대륙 일주 여행의 막을 내린다.




두달 반 동안 44,230km를 달렸다.

지구 한 바퀴가 40,075km.

차 타고 지구 한바퀴 거리를 돌은 셈이다.




내가 생각해도 미쳤다.

미치지 않으면 이룰수 없다.

미치면 행복하다.

하지만 미친짓을 다시 하라면 못할것 같다.

한번이면 족하다.ㅠㅠ

4만 킬로 넘게 달리면서 5대의 차를 바꿔 탔다.




캠핑카인 Travellers를 비롯해 BMW SUV, 클라이스러 밴, 토요타 SUV, 미쓰비시 SUV를 이용했다.

몽골의 기마병들이 말을 갈아 타가며 달리듯이 차를 바꿔 타고 달렸다.

남자들은 로망 하나 쯤은 품고 산다.

나는 대륙을 바람 처럼 달려보고 싶은 꿈을 품고 살았다.

뒤 늦게 가슴 속에 간직했던 로망을 이루었다.




이젠 천천히 지구 끝까지 가보고 싶다.

겨우 이른 세 살이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뿜뿜하는 나이다.

세상 물정을 모르니 겁도 없다.

새로운걸 보고 싶고 만지고 싶어한다.

누가 말려도 멈추지 않는다.




차를 반납했다.

차를 보내니 홀가분하다.

차가 없으니 나 홀로 걸어서 지평선(地平線) 너머로 가려고 한다.

뚜벅이로 자유 배낭을 하는건 고난의 길이다.

두 번의 세계일주를 해봐서 잘 안다.

머물지 않는 바람처럼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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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고 버리기>

- 미쿡 캐나다 노마드 D+75. 827.

 



내일이면 미국을 떠난다.

떠나려면 먼저 비우고 버려야한다.

가장 요긴하게 사용했던 아이스 박스와 휴대용 부탄 가스 레인지 ~

전기 밥솥, 돗자리 매트, 침낭, 플라스틱 그릇, 보온병, 도마, 남은 부탄가스, 수납 박스, 쌀 등등~

잘 정리해서 호텔 청소하는 분께 드렸다.




종횡무진 43,000km. 질풍노도의 시간은 끝났다. 행복하게 미친 시간이었다.

내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알레그로(Allegro)였다.

이제 차 없이 나 홀로 뚜벅이 배낭 여행을 시작한다.

서두를 이유도 필요도 없다.

여행의 방식을 바꿔야한다.

몸이 가벼워져야한다.

욕심을 내려 놓아야한다.

세상 만사를 잊어야한다.

지나간 파도는 뒤돌아 볼 필요가 없다.

앞으로 닥치는 파도만 똑바로 바라보면 된다.

뱅기표는 어제서야 예약을 했다.

첫 날 숙소는 오늘에서야 예약을 했다.

준비는 이걸로 충분하다.

자유로운 영혼으로 희랍인(希臘人) 조르바 처럼 춤추며 가고 싶다.

안단테 칸타빌레(Andante cantabile) 여행을 시작한다.

천천히 노래 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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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 최고는 사람이었다>

- 미쿡 캐나다 노마드 D+76. 828(마지막 회)

 

새벽에 일어나 셔틀 버스를 타고 샌프란시스코 공항으로 간다.

공항에 도착해서야 핸드폰 충전기를 방에 놔두고 온걸 알았다.

꼼꼼히 챙긴다고 했는데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한다

다시 돌아갈수도 없다.

쿨하게 잊기로한다.

저비용 항공사인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을 탄다.

요금 260달러에 수하물비 40달러를 따로 받는다.

식사 따위는 없다.

5시간 반을 간다.

물 한 잔과 쥬스 한 잔만 준다.

그럴줄 알고 샌드위치와 쥬스를 챙겨왔다.

메롱이다.

좌석 지정 요금이 비싸다.

배정해주는대로 그냥 탔다.

날개쪽 창문가 자리를 준다.

그냥 찌그러져서 가기로했다.

3열 좌석에 인도인 커플이 같이 앉았다.

둘 다 거구다.

내내 비비고 부비고 난리 부루스다.

잠을 잘 수가 없다.

눈을 감고 76일간의 여행을 추억하며 버텼다.

주관적인 견해다.

미국에서 좋았던 곳은 키 웨스트, 싼타 페, 세도나, 모뉴멘트 밸리다.

캐나다에서는 밴프가 좋았다.

물론 웅장한 대자연과 아름다운 도시도 좋았다.

더 강렬하게 기억으로 남는건 좋은 사람들이었다.



 

낯설고 물설은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을 때 바쁜 중에도 시간을 내서 도와주고 챙겨준 아이크 신 사장님.

 



요세미티에서 차가 고장으로 섰을 때 가던길 되돌아와 도와준 미국인 부부.

 



차 문이 잠겨 안절부절 할 때 공구를 가져와 열어준 미국인 캠퍼.

 



자기 차로 하루 종일 싼타 모니카와 말리부 비치를 보여주고 식사와 밑반찬 까지 챙겨준 신선생님.

 



싼타페의 구석 구석을 함께 걸으며 안내해주고 미술관 투어를 하며 자세한 해설까지 해준 심 화가님.

 



싼타페에서 중국 식당을 하며 열심히 사는 교민 부부.

돈은 잘 버는데 고생을 너무 많이 하는것 같아 마음이 짠했다.

처음 보는데도 두 손을 꼭 잡는데 코끝이 시큰했다.

 



워싱턴에서 국빈급으로 대접해준 안 미영회장님과 이수향 국장님 등 워싱턴 3총사.




별장을 제공해주고 직접 명소 투어를 시켜주었다.

맛집 식사는 물론 식료품까지 제공해주었다.

애국심 쩌는 멋진 분들이다.

 



아프리카 캐냐의 마사이 마라 사파리 때 만났는데 메인주의 자기 집으로 초대해서 23일을 퍼펙트하게 케어해준 미국인 마테오.

 

스케쥴이 맞지 않아 만나지는 못했지만 초대를 해준 뉴욕의 차 박사님.

전화와 메세지로 유익한 정보와 조언을 해주신 텍사스의 최선생님.

밴쿠버, 뉴욕, 씨애틀, 로스엔젤레스 등등을 지날 때 꼭 연락하라고 했던 여러분들.


결국에는 사람이 가장 기억에 남더라.

사람이 가장 감동을 주더라.

 

유명한 명소는 누구나 갈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사람들은 아무나 만날 수 있는게 아니다.

나는 미쿡에서 천사를 만나는 행운을 누렸다.

나에게 여행은 사람이었다.

PS: 미쿡 캐나다 자동차 일주 여행기를 끝낸다.

쉽지않은 일을 해냈다는데 스스로 만족한다.

당분간 지구 반대편 구석에 박혀 쉼의 시간을 갖기로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an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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