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회 깐느영화제가 사상 유례없는 보안 절차로 삼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최근 맨체스터 테러 여파는 물론, 지난 여름 프랑스 혁명 기념일(바스티유의 날)에 86명의 사망자 및 434명의 부상자를 냈던 니스 테러와도 무관하지 않다.
지나칠 정도의 보안절차로 24시간 정신없이 바쁜 영화 관계자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많은 이들이 보안 검색을 위한 긴 줄을 서다보니, 마켓 부스에 있는 미팅이나 영화 상영에 늦는 것은 다반수이고, 기관총을 들고 다니는 군인들을 상시 마주하며 불편한 심경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깐느영화제는 70년 역사 처음으로 공항 보안을 방불케하는 금속탐지기를 행사장 곳곳에 설치하고, 심지어 행사장내에서도 임의 검색을 하고 있다. 또한, 국제적인 명성이 있는 배우들과 감독들이 깐느 공식 경쟁부문의 상영에 앞서 행하는 레드카펫 행사시에는 인근 건물 지붕에서 저격수(狙擊手)들이 잠복해 있다. 행사장 근처에는 조준할 준비가 되어있는 기관총을 들고 다니는 군인과 경찰들이 자주 눈에 띈다. 영화를 만드는 이들이 흡사 영화속의 주인공이 된듯한 모양새다.
깐느=클레어 함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