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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泰格의 架橋세상
독일 프랑크푸르트 은행주재원 생활 4 년, New York 에서 20年 동안 生活하면서 뉴욕 최대일간지인 ‘New York Daily News’와 美 최대은행 ‘Bank of America’ 에서 근무했습니다. 'Bridge Enterprises'라는 사업체를 통해 韓國과 美國의 架橋를 자임한 이민1世입니다. 유럽과 美洲 양 대륙에 살아 본 사람으로써, 100개 이상의 종족이 어울려 살고 있는 美國과 뉴욕, 이민가정 子女들이 겪는 이야기를 전해 드리겠습니다. 逢南 韓 泰格(www.Ted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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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만에 모교은사로부터 듣는 영어수업

副題: 옛 因緣을 되살리며
글쓴이 : 韓 泰格 날짜 : 2017-05-30 (화) 09:14:23

 

사본 - 서울고 8 2017 5 20.jpg


 

Spring…, Summer…,Autumn…and Winter…I could wish for another year; yet I knew that not one more awaited me. I should not grumble. When I was ill at ease in the world, it would have been hard to die: I had lived to no purpose, that I could discover; the end would have seemed abrupt and meaningless. Now, my life is rounded; it began with the natural irreflective happiness of childhood, it will close in the reasoned tranquility of the mature mind. How many a time, after long labour on some piece of writing, brought at length to its conclusion, have I laid down the pen with a sigh of thankfulness; the work was full of faults, but I had wrought sincerely, had done what time and circumstance and my own nature permitted. Even so may it be with me in my last hour. May I look back on my life as a long task duly completed-a piece of biography; faulty enough, but good as I could make it-and, with no thought but one of contentment, welcome the repose to follow when I have breathed the word “Fi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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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 夏…, 秋…그리고 冬…. 내게 세월이 한~두 해 더 허용된다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더라도 조금도 서운해 하거나, 안타깝게 생각하지 않으련다. 내가 살만한 환경속에서 병이 들었다하더라도, 세상을 떠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리라. 나는 젊은 시절 마냥 목적없이 살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생의 마지막 날이 갑자기 그리고 의미없이 닥칠 수 있다. 이젠 그런대로 살만하다. 아이들처럼 철없이 행복을 만끽하며 지내고 있지만 언제 곧 적막함이 엄습해 올 지 모른다. 글을 쓰며 살아 온 인생, 작품속에 착오도 많았고 실수도 많았지만 글을 쓸 때 만큼은 주어진 시간과 환경 속에서 나름대로 충실했고 최선을 다해왔다. 착오와 실수가 많았다하더라도 그 모든 것, 지는 석양에 있는 이 인생과 함께 있게 하여 주서소. 오랜 과업을 훌륭하게 완성시킨 인생의 승리자처럼 돌아보게 하여 주서소. 비록 실수투성이였지만 당시는 내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이었기에, 이력의 일부로라도 담아둘 수 있게 하여 주시옵서소. 젊은 시절 꿈꾸었던 그런 인생은 되진않았지만, 이제는 인생의 종착역에 무사히 다닿았으니 휴식을 취하며 만족감에 도취하게 해 주서소.”

 

위 발췌(拔萃)는 19세기 말 영국작가 George R. Gissing작 The Private Paper of Henry Ryecroft중 Winter-겨울-의 마지막 장면이다.

 

위 작품은 1960년대 초 경희궁(慶熙宮)에 자리했던 서울고등학교의 영어교사 이상옥(李相沃)*선생님 께서 수재(秀才)들이 모였다는 학교의 열일곱살 미소년(美少年)들에게 가르치시던 영어교재(英語敎材)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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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옥선생님의 그 English 명강의(名講義)”가 50년이 지난 2017년 5월 20일(토) 뉴저지 Fort Lee 소재 Meson Madrid Restaurant에서 4시부터 10시까지 “같은(!) 등장인물들”에 의해 장장 6시간 재연(再演 Reenactment)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그가 1961년부터 1964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기 전까지 3년간 봉직(奉職)을 하였으니 그가 가르쳤던 이제는 (白髮)이 성성(星星)한 칠순(七旬) 넘긴 3개 학년 학생들과 팔순(八旬)을 넘기신 노교사(老敎師)간의 사제지간(師弟之間)해후(解逅)가 어떻게 성사(成事)될 수 있었는지 기록하여 놓는 것도 의미(意味)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미주이민사(移民史)에 전무후무(前無後無)한 행사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이 만남을 3년 전부터 주도적(主導的)으로 주선(周旋)한 윤원배(尹元培)***동문이 은사(恩師)에게 보낸 서한을 동봉한다.

 

“이상옥 선생님께,

 

그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지난 주에 선생님 e-메일 주소를 이종숙**** 선생님께서 저에게 보내주신 메일을 통해 알았습니다. 선생님은 수 많은 제자 중의 한 사람인 제가 누구인지 잘 모르시겠지만, 1966년도 서울고등학교 졸업생인 저는 고3 때 영어 선생님이셨던 이상옥 선생님을 지금도 잘 기억하고 있답니다. 제가 고3(1964년) 봄에 선생님 수업을 처음 받은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러니까 그 때로부터 벌써 49년 세월이 흘러간 옛 추억을 지금 더듬고 있는 것입니다. 선생님의 그 때 정열적이고 팔팔하셨던 그 모습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선생님께서 수업 시간에 교재로 쓰셨던 George Gissing**의 "The Private Papers of Henry Ryecroft"는 그 후 제가 대학 시절에 우연히 서점에서 원서를 반갑게 발견하고, 계속 간직하고 있으면서 틈틈이 읽었던 생각이 납니다. 지금도 그 원서의 표지 그림이 머리가 벗겨진 중년 남자의 뒷 모습이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었던 그 원서는 옛날에 사라졌지만, 한 10년 전 한국 방문 중에 선생님께서 편주하신, Gissing의 원문이 그대로 있는 그 책을 발견하여 지금도 그 책이 제 책장에 꽂혀있답니다.

 

제가 들은 선생님의 소식 중 하나는 선생님께서 영국 유학 시절에, 그 학교를 방문한 엘리자베스 여왕이 선생님이 한국에서 온 유학생임을 인지하고 악수를 나누었다는 소식이 기억납니다. 그 후로는 편주하신 Gissing의 책 뒤에 나와있는 선생님의 약력을 보고, 선생님께서 SUNY at Stony Brook에서 공부하신 것과 서을대 영문과에 재직하신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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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자연과학을 전공했지만 인문학에 관심이 많아 이 곳 프린스톤 지역에서 이종숙 선생님과 가까이 지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이종숙 선생님으로부터 온 메일 안에서 이상옥 선생님 성함을 처음 접한 후, 지난 3월 초에 이종숙 선생님을 만난 자리에서 약력을 확인하여 동명이인이 아닌 바로 저의 은사이신 이상옥 선생님이신 사실을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종숙 선생님께 Gissing의 수상록을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께로 배웠던 이야기를 했던 것입니다.

 

지금 근 50년 만에 선생님께 이 인사 편지를 쓰면서, 제 책장에 있는 Gissing의 수상록을 펼쳐봅니다. Winter 24에 "Time is money" 를 반대로 "Money is time."으로 이야기한 것이 인상적이어서 그 구절을 여러사람에게 말해주곤 한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을 볼 때 마다 선생님의 그 때 모습이 떠오르곤 합니다. 저도 이제 60 중반이 넘었으니, 선생님도 대략 70세 초,중반이 되시지 않았을까 짐작해 봅니다. 뵈온지가 거의 반 세기가 지났지만, 지금도 만나뵈면 선생님을 바로 알아볼 수 있을 것같은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선생님께서 야생화에 관심이 많으시다는 이야기, 뜻이 맞는 친구들과 동우회 활동를 하신다는 이야기를 이종숙 선생님으로부터 듣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야생화 사진과 야생화 시의 해설이 담긴 선생님의 글을 이종숙 선생님을 통해 반갑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 뉴욕 부근에 오실 기회가 있으시면, 이종숙 선생님이 살고 계시는 아름다운 마을 프린스톤을 꼭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선생님께 red wine 한 잔 드리면서 50년 전의 추억을 들추어 보고 싶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하루하루 보내시기를 빕니다.

 

선생님의 제자 윤원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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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3년간의 준비끝에 윤원배 동기(18회)들이 주축(主軸)이 되어 기금을 마련, 그 윗기수 (16회,17회) 동문들도 힘을 보태 반세기(半世紀)만에 모교(母校)의 지구 반대편에서 Class을 갖게 된, 일생의 한번 뿐일 뜻깊은 만남을 갖게 된 것이다.

 

*이상옥: 서울대학교 문리과 대학, 대학원 영문과 학, 석사, 뉴욕주립대학 영문학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장역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효석(李孝石1910~1942) 문학재단 이사장 논저: “조셉 콘라드 연구” “이효석의 삶과 문학” “암흑의 핵심” “굴뚝청소부 예찬” “두견이와 소쩍새” “가을 봄 여름 없이”

 

**George Gissing (1857~1903) 영국의 소설가 23권의 저서를 출간, 대표작은 Workers in the Dawn (1880), The Nether World (1889), New Grub Street (1891)와 The Odd Women (1893)

 

*** 윤원배: 뉴져지 프린스턴 한국학교 2대 교장 ****이종숙: 프린스턴 한국학교 3대 교장, 이화여대(梨花女大)국문과 교수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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