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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촌의 사랑방이야기
등촌 이계선목사(6285959@hanmail.net). 광야신인문학상 단편소설로 등단. 은퇴후 뉴욕 Far Rockaway에서 ‘돌섬통신’을 쓰며 소일. 저서 ‘멀고먼 알라바마’외 다수. ‘등촌의 사랑방이야기’는 고담준론(高談浚論)이 아닙니다. 칠십 노인이 된 등촌이 젊은이들에게 들려주는 로변잡담(爐邊雜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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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가 부른 ‘오 대니 보이’

글쓴이 : 이계선 날짜 : 2015-04-07 (화) 20:48:04

 

봄이 오고 있는데 가을노래 “오 대니 보이”가 듣고 싶다. 인터넷을 열자 대니보이가 들려온다.

 

“아! 목동들의 피리소리 산골짝마다 울려 퍼지고 ...여름은 가고 꽃은 떨어지고...”

    

 

오대니보이1.jpg

 

아일랜드가 영국식민지에서 벗어나려고 독립전쟁을 벌렸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 거의 죽는다. 사랑하는 아들을 전쟁에 보낸 아일랜드 아버지가 아들이 살아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을 시로 적었다. 내 사랑하는 아들아(Oh Danny Boy) 네가 돌아올때 쯤이면 나는 무덤속에 있겠지. 그래도 돌아와서 내 무덤에 키스해다오.

 

 

오대니보이2.jpg

 

박인수 임태경 송태왕 김혜은 안나티보티리 알랜 톰존스 빙그로스비의 목소리로 듣는다. 그래도 목마른 대니보이. 박성용목사도 대니보이를 불렀지! 아틀란타의 성자 박성용목사. 내가 그분의 유고문집을 써줬다. 박목사님의 ‘오 대니보이’

 

박성용목사는 딸을 시집보내고 나서 아들 피터의 결혼식을 치룬다. 신부는 엔젤라라는 아이리시 아가씨. 엔젤라는 천사라는 이름 그대로 박목사네 집에 보내준 천사며느리였다. 영국의 북쪽 아일랜드는 가톨릭 왕국이다. 한국남편 피터에게 시집오는 아일랜드의 가톨릭 아가씨는 한국의 여필종부(女必從夫) 전통을 따르겠다고 다짐했다. 남편의 종교를 따라 기독교로 개종을 한 것이다.

 

결혼식내용도 남편나라 한국식을 많이 따랐다. 양 볼에 연지곤지를 찍은 서양아가씨가 전통 한국혼례복을 입고 폐백을 올리자 친정 부모는 박수를 쳤다.

 

“오 원더풀, 옛날 한국 웨딩드레스가 아주 아름다워요. 꼭 우리 딸이 한국의 임금님에게 시집가서 중전마마가 된 것처럼 멋져요”

 

한국시어머니는 서양며느리에게 날밤(栗)을 한주먹 쥐어주면서 웃었다.

 

“며느리야, 딱딱 소리가 나도록 밤을 많이 깨물면 첫 아들을 낳는단다”

 

서양며느리는 밤을 깨물었다. 딱, 소리가 나면서 밤은 두 조각으로 갈라졌다. 딱딱 소리가 재미있었던지 서양며느리는 계속 밤을 깨물었다. 동양시어머니가 말렸다.

 

“얘야, 그만 깨물어라. 딸도 낳아야 할것 아니냐? 그러다가 백옥처럼 예쁜 우리 며느리 이가 몽땅 상하겠어”

 

“하하하하”

 

좌중은 즐겁게 웃었다.

 

그래서 그런지 엔젤라 며느리는 아들을 많이 낳았다. 첫아기가 아들 조셉이고 둘째는 딸 사라제인, 막내 역시 필립송이다. 3분의2가 아들이니 그만하면 많지 아니한가? 며느리가 밤알을 딱 소리가 나게 야무지게 깨물어서 그런지, 아들들은 밤알처럼 딱 부러지고 똑똑하게 생겼다.

 

결혼식이 끝나자 며느리가 청을 했다.

 

“시어머님 시아버님께 소청이 있습니다. 저의 모국 아일랜드에 가서 고향 친척들 앞에서 한 번 더 결혼식을 하고 싶어요. 두 번하면 더블로 복을 받을것 같아요. 그리고 한국 신랑, 한국시부모님을 고향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요”

 

그래서 영국의 북쪽 아일랜드로 날아가 또 한 번 잔치를 벌렸다. 예술의 고장답게 아일랜드는 아름다웠다. 피로연에서 박목사부부는 이중창으로 “오! 대니보이”를 불렀다.

 

 

오대니보이.jpg

 

Oh Danny Boy

 

Oh, Danny Boy, the pipes, the pipes are calling From glen to glen and down the mountainside; The summer's gone, and all the leeds are falling, It's you, it's you must go, and I must bide.

 

But come ye back when summer's in the meadow Or when the valley's hushed and white with snow; It's I'll be here in sunshine or in shadow; Oh, Danny Boy, oh, Danny Boy, I love you so.

 

But when ye come, and all the flowers are dying, If I am dead, as dead I well may be, Ye'll come and find the place where I am lying, And kneel and say an "Ave" there for me.

 

And I shall hear, tho' soft you tread above me And all my dreams will warm and sweeter be If you'll not fail to tell me that you love me I simply sleep in peace until you come to me.

 

* 대니보이 감상

https://www.youtube.com/watch?v=DquA6KyHTos

        

오, 대니보이

 

오 대니보이, 피리소리는 산골짝마다,

 

산허리를 타고 울려 퍼지네.

 

여름은 가고 장미꽃들은 떨어지는데

 

너는 가야만 하고

 

나는 머물러야 하는구나.

 

그러나 강변 풀밭에 여름이 찾아오거나

 

조용해진 계곡에 흰 눈 덮일 때는

 

돌아오라.

 

난 여기 햇살이나 그늘 아래 있을 테니까.

 

오, 대니보이, 오, 대니보이,

 

너를 정말 사랑해.

 

만약 꽃들이 모두 시들어 갈 때

 

네가 돌아와서

 

그 때 내가 죽었거나, 죽게 된다면

 

너는 내가 누워있는 곳을 찾아 무릎 꿇고

 

날 위해 작별인사를 해줄 수 있겠지...

 

그러면 난, 내 누운 땅 위를 사뿐히 밟는

 

너의 발걸음소릴 들을 수 있을테고

 

내 모든 꿈은 따스하고 더 즐거울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잊지 않고 날 사랑한다고 말해준다면

 

난 네가 올 때까지

 

아주 평화롭게 잠들 수 있을 거야.

 

오, 대니보이 오, 대니보이

 

너를 정말 사랑해.

 

 

박목사가 테너로 1절을 부르고 2절은 박덕희 사모가 소프라노로 불렀다. 그리고 다시 듀엣으로 부르자 앵콜이 쏟아져 나왔다. 그래서 한국어로 앵콜을 불렀다. 중고등학교 때 자주 불렀던 오! 대니보이. 설악산으로 신혼여행을 간 박목사 부부가 설악산에 올라가서 불렀던 아일랜드 민요 “오! 대니 보이”. 그런데 나이 60이 넘어 “오! 대니 보이”의 고장 아일랜드에 가서 부르니 감회가 더욱 새로웠다.

 

“...만약 꽃들이 모두 시들어갈 때/ 네가 돌아와서/ 그때 내가 죽었거나 죽게 된다면

 

너는 내가 누워있는 곳을 찾아 무릎 꿇고/ 날 위해 작별인사를 해줄수 있겠지

 

그러면 난, 내 누운 땅위를 사뿐히 밟는/ 너의 발걸음 소리를 들을수 있을테고

 

내 모든 꿈은 따스하고 더 즐거울수 있을거야/ 그리고 잊지않고 날 사랑해 준다고 말해준다면/ 난 네가 올 때까지/ 아주 평화롭게 잠들 수 있을거야.

 

한국어로 부르자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런데 박목사 부부는 눈물을 흘렸다.

 

박목사가 아내에게 속삭였다.

 

“여보, 한국에서 젊었을 때 부를 때는 오, 대니보이가 아일랜드사람들의 노래로 알았었지. 그런데 병들고 나이 늙어 아일랜드에 와서 불러보니, 이 노래는 우리들의 노래였어. 당신보다 먼저 잠들어 누워있게 될 나의 노래야”

 

박목사는 마지막 가사를 중얼거렸다.

 

‘....그리고 잊지 않고 날 사랑해 준다고 말해준다면/ 난 네가 올 때까지/ 아주 평화롭게 잠들 수 있을거야“

 

아내가 남편의 손을 잡았다.

 

“당신 먼저 가면 안돼요. 그러면 나는 너무 슬퍼요”

 

파킨슨병을 앓는 75세 노인이 되고 보니 나는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내가 죽어 무덤에 누워있으면 찾아와 무덤에 키스해줄 대니보이가 있을까? 젊은 시절 사랑을 나눴던 연인들? 친구들. 사랑도 우정도 식어지면 남남인 것을. 미우나 고우나 아내와 자식들뿐이겠지. 아내야 말로 마지막 연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노래를 듣다말고 아내를 부른다.

 

“여보, 임태경이 부르는 ‘오 대니보이’가 우리들의 노래처럼 아름답게 들리는군요. 임태경은 뉴욕출신에다 배희남집사님의 생질(甥姪)이라서 더 정겨운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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