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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김의 동해탈환 이야기
2014년 3월 미역사상 처음 다른 나라의 영토 영해의 명칭과 관련된 법안이 통과됐다. 버지니아주 의회에서 통과된 동해병기 법안이다. 1929년 식민시기에 일제가 국제수로기구(IHO)에 일본해를 등록시키면서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 ‘동해’를 되찾는 선봉에 선 ‘미주한인의목소리(VoKA)’ 피터 김 회장으로부터 ‘동해 탈환’을 하기까지 9전9승의 생생한 비화와 향후 우리 2세, 3세 한인자녀들을 위한 풀뿌리시민운동의 전범을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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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의원의 감동연설

동해탈환 이야기(25)
글쓴이 : 피터 김 날짜 : 2018-01-19 (금) 05:30:05

필자와 한인들은 블랙 의원과 함께 버지니아주 상원 의사당으로 갔다. 버지니아주 상원 의사당은 상원 전체 회의 때만 사용되는 곳으로 40명의 상원의원과 의장이 함께 모여 법안을 심의하고 표결을 하는 곳이었다. 맨 위쪽에 관중석도 마련되어 있는데 최대 80명 정도 밖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동해 법안이 아닌 다른 법안의 심의를 지켜보기 위해 방문한 타민족 사람들도 상당수 와 있었다. 일찍 도착한 한인 어르신들이 관중석에 입장하기 위해 복도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필자는 어르신들을 인도하고 법안 심의 동안에 의사당 안에서 조용히 해줄 것과 예의를 지켜주실 것을 부탁했다.

한시간이 넘도록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그중에는 80 , 90 세가 넘으신 어르신들도 많았다. 계속해서 줄을 서고 있는데 누군가가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 왔다. A 회장이었다. 뒤늦게 도착한 그는 말 한마디 없이, 어르신들에게 인사 한마디도 없이 자기 마음대로 늘어선 줄의 맨앞에 가서 섰다. 참으로 몰상식한 사람이었다. 모두 그렇게 생각했을 테지만 그래도 어찌됐든 한인 회장이니 아무도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 드디어 회의장의 문이 열렸고 줄을 서있던 필자와 어르신들이 차례대로 관중석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타민족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에 불과 50~60 명 정도의 한인들이 관중석을 차지하게 됐다. 관중석에 사람들이 꽉차니 더이상 들어가지 못하게 경비원들이 앞을 막았다. 입장하지 못한 한인들은 대기실로 이동해 모니터를 통해 법안 심의 및 표결 과정을 지켜보게 됐다. 필자는 2 년 선배인 랄프 노댐 상원의장과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고 간단한 담소를 나누었고 다른 상원 의원들에게도 손을 들어 일일이 인사했다.

드디어 동해 병기 법안 심의가 시작됐다. 먼저 법안을 상정한 데이브 마스덴 상원의원이 동해 법안을 소개했다. 마스덴 의원은 지난 2007년부터 한인들이 나의 사무실로 찾아와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 병기를 해달라는 부탁을 해왔습니다. 나는 2012년에 비슷한 법안을 상정했다가 실패했고 이번에 다시 동해 병기 법안을 상정하게 됐습니다. 이 법안은 버지니아주 한인들의 간절한 염원이며 동해는 당연히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바다 이름이므로 상원 여러분들 모두 법안에 찬성표를 던져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민주당 원내대표인 도널드 매키친 의원이 발언을 요청했다. 매키친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남의 나라 바다 이름을 버지니아 주 의회에서 법안으로 통과시키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닙니다. 전세계적으로 85년 동안 일본해로 알려져 왔고 사용해 왔는데 버지니아주에서 동해 병기를 시킨다는 것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미 국무부도 일본해 단독 표기를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버지니아주에서 이런 법안을 통과시키는것은 매우 부적절합니다. 그러므로 나는 모든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는 동해 법안 수정안을 제출하고자 합니다. 수정안은 버지니아주 모든 교과서의 내용은 버지니아주 교육 위원회에서 정립해 놓은 학습 기준과 일치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상원 의원 여러분 모두가 저의 수정안에 찬성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한 후 본인의 수정안을 상원 의장에게 직접 제출 했다.

그러자 공화당의 리처드 블랙 의원이 발언 요청을 했다. 블랙 의원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본인은 한국 전쟁과 베트남 전쟁을 몸소 경험한 예비역 대령입니다. 일본이 우리 미국의 우방국이라면 대한민국은 우리 미국의 혈맹국입니다라고 주의사당이 떠나가도록 큰소리로 외쳤다. 이에 일부 한인들이 함성을 지르며 박수를 치자 상원 의장은 곧바로 관중석을 향해 조용히 해줄 것을 부탁했다. 블랙 의원은 이어서 한국 전쟁에서 우리 미군들은 한국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피를 흘려 가면서 목숨을 걸고 함께 싸웠습니다. 베트남 전쟁에서도 한국군은 우리 미군을 도와 공산당과 싸웠고, 한국은 우리 미국의 중요한 혈맹국입니다. 그 혈맹국 국민들이 원하고 있고 그 혈맹국에서 이민와 버지니아주에 살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들이 역사를 바로잡고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을 시키고자 동해 병기 법안을 오랫동안 추진 해왔습니다. 한순간에 동해 병기 법안을 죽이기 위해 간략한 수정안을 작성해 제출한 당신은 도대체 뭐하는 사람입니까? 고약한 악취(惡臭)가 나고 독이 든 수정안입니다. 상원 의원 여러분! 이 더러운 냄새가 나는 매키친 상원의원의 수정안을 부결시키고 원래의 동해 법안에 찬성표를 던져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리차드 블랙2.jpg

Richard Hayden "Dick" Black

 

 

너무나도 감동적인 발언이었다. 숨을 죽이고 지켜보던 한인들은 속이 시원하게 뜷리는 기분에 또 큰 박수를 첬다. 그러자 상원 의장은 다시 한번 여러분! 조용히 지켜봐야 합니다. 안 그러면 관중석에서 나가셔야 합니다라며 한인들에게 자제해 줄 것을 부탁했다. 필자와 임원들도 관중석의 한인들에게 소리내는 것을 자제해 줄 것을 다시 한번 부탁했다. 긴장되고 초초한 마음으로 법안 심의를 지켜보던 필자와 한인들의 마음은 그야말로 온몸의 피가 다 마르는 듯 했다. 긴장으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강력한 블랙 의원의 반대 발언에 당황한 매키친 상원 의원이 다시 발언 요청을 했다. 그는 나의 아버지도 한국 전쟁에서 싸운 미 육군 용사였습니다. 그리고 나도 대한민국에 대해서는 아주 좋은 느낌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다 이름을 갖고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 자체가 버지니아 주의회에 나쁜 전례를 남기게 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동해 법안이 통과되면 내년에는 전세계 지도 표기와 영토 문제로 수많은 다른 법안들이 상정될 것이고 이런 상황은 끊임없이 계속해서 일어날 것입니다. 그러니 이번에 아예 중단을 시켜 전례를 남기지 말아야 합니다라고 말한 후 자리에 앉았다.

이번에는 민주당의 재닛 하웰 의원이 발언 요청을 했다. 순간 필자와 한인들은 가슴이 덜컹 내려 앉았다. 하웰 의원은 동해 병기 법안을 공동 상정한 4 명 중 한사람이지만 민주당 소속 의원이기 때문이었다. 민주당 주지사의 지시에 따라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인 매키친 의원이 수정안을 제출했으니 하웰 의원이 감히 막강한 민주당 지도부에 반대되는 발언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그러나 하웰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당당하게 한인들의 손을 들어 주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하웰 의원은 버지니아주 한인들은 지난 2년 동안 매우 열심히 동해 병기 캠페인을 벌여왔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 끝에 법안이 상원 전체 회의까지 올라왔습니다. 버지니아주의 모든 한인들은 동해 병기 법안이 통과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으며 나는 그 한인들의 목소리를 확실하게 들었습니다. 그러므로 동해 법안을 적극 지지할 것입니다. 그리고 매케친 의원은 본인이 의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직접 당신만의 법안을 상정시켜 이 상원에서 심의 및 표결하도록 하십시오. 그동안 동해 법안에 대해 아무 것도 안하고 있다가 한인들이 오랫동안 노력해 여기까지 온 법안을 한순간에 없애기 위해 수정안을 내지는 마십시오. 그것은 아주 비겁한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그 순간 필자의 눈에 매키친 의원의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지고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는 듯한 모습이 역력히 보였다. 매키친 의원은 얼굴을 밑으로 향한 채 더이상 발언을 하지 않았다. 매우 실망하고 포기한 듯한 모습이었다.

상원 의장은 다른 발언이 없는지 물은 후 수정안을 표결에 부쳤다. 수정안은 324로 부결 됐다. 상원 의장은 다시 원래의 동해 병기 법안인 SB2 를 표결에 부쳤다. 결과는 찬성 32, 반대 4였다. 동해 법안이 압도적인 표차로 상원을 통과한 순간이다. 한인들은 흥분되고 기쁜 마음에 함성을 지르다가 깜짝 놀라 손으로 입을 막고 상원 의원들에게 크게 박수를 쳐주며 관중석을 빠져나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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