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만건의 미 국무성 비밀전문을 폭로해 전 세계적인 충격을 준 위키릭스 창설자 쥴리안 어샌지(39)의 일상을 뉴욕타임스가 최근 집중 취재해 관심을 끌고 있다.
스웨덴 여성 성폭행 사건에 연루돼 영국에서 체포됐다가 보석금(保釋金)을 내고 풀려난 어샌지는 요즘 영국 북동부 번게이시 외곽, 엘링햄 홀의 사유지에서 머물고 있다. 650에이커에 달하는 이곳에서 그는 아침에 눈을 뜨면 인공호수에서 헤엄치는 오리떼를 감상한다.
www.wikipedia.com
타임스는 어샌지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스웨덴에 송환되지 않도록 맞서 싸우고 있다면서 그는 현재 전자발찌가 채워진 가운데 매일 20분 거리의 베클리스 타운의 경찰서에 출두해 소재를 확인하는 절차를 이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주출신인 어샌지는 현재 자신이 “첨단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고 말한다. 보석금 37만 달러는 돈많은 유명인사들과 친구들이 대납했다. 그 가운데 한명이 엘링햄 홀 저택의 소유자 버건 스미스다.
1월 11일 런던법정에 출두하는 그는 이번 사건이 위키릭스가 미국방성과 국무성의 75만개 자료들을 유출시킨 행위에 대한 일련의 보복조치라고 보고 있다.
최근 런던의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을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에 빗댔다. 런던의 원즈워스 교도소에 갇혔을 때 한 흑인 간수가 “이 세상에 두명의 영웅이 있다. 한 명은 킹 목사요 또 한명은 당신”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어샌지는 “세상 사람들의 절반은 나를 지지한다”면서 “오바마 정부와 다른 비판자들이 위키릭스에 가하는 것은 50년대 미국의 유태인들에게 가한 박해와 같다”고 주장한다. 그는 “난 유태인은 아니지만 위키릭스와 미국유태인들의 지지자들은 언론의 자유를 믿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www.wikipedia.com
엘링햄 홀 저택 근처에서 위키릭스 지지자들은 어샌지를 응원하기 위해 플래카드를 붙여놓고 “브래들리 매닝에게 자유를 허용하라”고 외치고 있다. 브래들리 매닝은 일등병으로 복무하던 중 수천건의 정부 문서들을 위키릭스에 제공한 혐의로 군형무소에 수감됐다.
그러나 어샌지는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브래들리 매닝이라는 이름을 들어본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사법당국은 매닝이 어샌지와의 접촉에 관해 얘기한 온라인 대화를 조사하고 있다. 위키릭스의 창설자가 정보누설을 부추기거나 고무시켰는지를 확인하려는 것이다. 어샌지는 언론이 요구할 수 있는 일정한 정보를 제공한 정부 공무원들을 범법자로 뒤집어 씌우면 언론의 자유가 위협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런던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어샌지는 자신을 고소한 스웨덴의 두 여성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했다. 합의에 의한 성관계지난 주말 가디언과 뉴욕타임스는 어샌지에 적용된 68쪽의 경찰조서를 입수(入手)했다. 조서에 따르면 보석을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당국의 누군가가 줄리안 어샌지를 계속 가둬놓으려고 의도했다”는 것이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성폭행 사건은 중상모략” 어샌지 인터뷰
어샌지는 자신에 대한 기소가 위키릭스가 성취한 것을 어려움에 빠지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통치방식을 바꿔놓았다. 우리는 확실히 많은 정부 인물들을 바꿔놓았다. 우리는 새로운 개혁의 노력을 만들고 경찰조사가 남용되지 않도록 했다. UN조사 역시 노출(露出)시켰다. 이라크에서 사망한 10만9천명에 대한 폭로도 있다. 우리는 또한 서방세계의 인식을 바꿔나가고 있다.”
어샌지는 지난 21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혐의를 설명하기 위해 스웨덴으로 돌아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세상의 검사들과 한가로운 이야기를 하기엔 위키릭스의 활동이 너무 중요하다는 것이다.
“조사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그들이 여기 오든가 우리가 비디오를 링크시킬 수도 있다. 내 성명서를 가져갈 수도 있다.”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완곡(緩曲)하게 자신의 야망을 드러냈다. “사람은 누구나 죽지 않는 메시아의 이미지를 갖고 싶어하는 법이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해 “우리에겐 아주 도움이 되는 일이다. 이 자체가 권력의 엄청난 남용(濫用)을 말해주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자신의 이미지가 훼손되는 것을 안타까워 했다. 그는 “구글에서 내 이름과 강간이란 단어를 동시에 입력하면 약 3천만개의 웹페이지가 뜬다. 아주 성공적인 중상모략이 된 셈”이라고 냉소적으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