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등장한 뉴스메이커중 최고의 인물로 줄리안 어샌지(39)에 비견(比肩)될 이는 없을 것이다. 거대 권력의 부당한 정보독점을 타파하겠다는 취지로 내부고발전문사이트 위키릭스(WikiLeaks)를 창설한 그는 지난달 28일 무려 25만여건에 이르는 미국 기밀 외교문서를 폭로, 엄청난 파문(波紋)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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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 1주일여 만인 지난 달 7일 그는 영국 런던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체포 죄목은 엉뚱하게도 두명의 스웨덴 여성에 대한 성폭행 혐의였다. 그의 변호인은 ‘안전한 섹스’에 대한 말다툼이 있었을뿐 성폭행은 사실이 아니며 기밀폭로로 타격을 입은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의 표적수사의 타겟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위키릭스의 미국 외교 전문(電文) 공개는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미국의 해외 공관에서 보고한 전문에는 CIA의 기밀은 물론 각국의 첨예한 외교 현안과 지도자에 대한 세세한 내용까지 포함돼 있다. 미 국무부의 치부(恥部)가 드러나면서 미국 외교도 발가벗겨졌다.
위키릭스가 공개한 자료는 25만1287건이지만 상당부분은 아직 암호가 걸려 있어 모든 것이 공개될 경우 얼마나 더 큰 파장이 일어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37만5천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12월 17일 보석으로 풀려난 그는 현재 영국 엘링햄홀의 사유지에 전자발찌를 차고 사실상 가택연금 생활을 하고 있다.
1971년 호주 퀸즈랜드 태생인 어샌지는 16세인 1987년 멘닥스(Mendax)라는 ID로 해킹을 시작한 뒤 해커로 활동한 전력(前歷)이 있다. 18세에 결혼했으나 1991년 해킹 혐의로 호주 경찰에 체포되면서 부인과 결별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로 유력한 가운데 대다수 네티즌들은 그를 ‘현대판 로빈후드’라는 추앙(推仰)의 헌사(獻辭)로 받들고 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