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명의 '유관순 소녀'들이 행진(行進)을 했다.
호주 시드니 중심가에서 지난 12일 흰 저고리와 검정 치마를 입은 10명의 한인여성들이 '살아있는 소녀상 퍼포먼스'를 펼쳤다.
10대 여학생부터 40대 주부까지 다양하게 구성된 이들은 세계여성의 날 기념 퍼레이드에서 '일본군 성노예 희생자들에게 존엄성과 정의를'이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펼쳐들고 영어 유인물을 배포해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일명 '유관순 한복'으로 불리는 흰저고리와 검정치마를 착용(着用) 한 이들은 오전 11시 30분경 하이드파크 분수대앞에서 모여 다양의 그룹들의 춤과 연설 등을 들은 후 오페라하우스쪽 공원까지 도로를 통해 행진을 펼쳤다.
퍼포먼스 참가자들은 대부분 20대 초중반의 여성들이 주를 이루었지만 14살 소녀부터 자녀가 3명인 40대 주부까지 다양한 이들이 참여했다. 뉴질랜드에서 살다가 호주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학생부터 교육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 머물면서 학업과 일을 병행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또한 퍼포먼스를 돕는 이들의 지원도 쇄도(殺到) 했다. 30대 남성은 영상과 사진을 촬영해 유투브와 페이스북에 행사내용을 빠르고 전했고 또 다른 분들은 퍼포먼스 참가자들의 짐을 들어주거나 퍼포먼스 준비부터 뒷풀이까지 들어가는 비용을 지원해주기도 했다.
행진을 마치고 퍼포먼스 소감을 나누는 자리에서 이들은 "행진을 하는동안 눈물이 나서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참가자는 "모여서 한복을 갈아입을 때부터 서로 눈물을 참아가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고 털어놓았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이날 처음 보는 사이였지만 참여 동기들은 모두 비슷해 눈빛으로 마음으로 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 참가자는 "할머님들이 겪은 끔찍한 전쟁범죄에 대한 분노와 이후 세대에 결코 다시는 이런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반복되서는 안된다는 마음으로 나섰다"고 말했고 또다른 참가자는 "일상에서 어떻게라도 '위안부'문제 관련해서 행동이나 표현을 하고 싶었는데 이런 퍼포먼스를 하게되어 정말 감격적이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일본이 독일처럼 전쟁 범죄에 대해서 인정하고 진심으로 할머님들께 사과해야 한다", "한국정부와 일본정부가 피해자들을 제외하고 맺은 협상은 무효다"라는 주장들도 나누었다.
주최측은 "지난해 12월 28일 한일 굴욕협상이후 전세계연대 수요시위 참가후 호주에서도 '위안부' 할머님들을 위한 지속적인 활동들을 고민해보자는 여론에 따라 시작됐다. 이후 브리즈번에서는 매달 첫주에 수요시위를 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퍼포먼스 소식을 알리고 동참할 사람들을 모집했다. 다른 지역에선 한두명이 앉은 채 '살아있는 소녀상' 퍼포먼스를 했지만 호주에선 더 많은 숫자가 행진을 하자는 의견에 따라 3.1절 행사 등에 많이 쓰이는 '유관순 한복' 10벌을 한국에 주문하게 됐다.
주최측은 4월초에 열리는 코리안 페스티발에서도 '살아있는 소녀상' 퍼포먼스와 영상 상영 등의 여러 활동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달 말부터 영화 '귀향' 상영이 이뤄지는 가운데 귀향 관람 캠페인을 벌이고 6월부터 소녀상 건립을 위한 홍보 및 모금운동과 한인 2세를 위한 '역사바로 알기'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노창현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호주에도 위안부 피해자 얀 할머니 있어"
'위안부'문제는 한국과 일본의 어떤 작은 문제가 아니라 세계2차대전중 일어난 전쟁범죄 그것도 여성에 대한 성폭력,납치등의 심각하고 끔찍한 전무후무한 전쟁범죄에 대한 것입니다.. 더군다나 호주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 당사자인 얀할머니께서 살고 계시는 당사국이기도 하기에 한국뿐만 아니라 바다건더 호주에서도 앞장서서 관심 갖고 함께 해결해나가야 하는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정부가 잘못된 판단으로 굴욕협상 같은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전세계에 퍼져있는 한국인들부터 각자의 사회에 ‘위안부’이슈를 알려낸다면 전세계적인 움직임이 일어나 할머님들이 다 돌아가시기전에 진정으로 사과를 받는 날이 앞당겨지리라 생각합니다.
한일 협상 이후에도 일본의 아베총리는 “군 위안부 강제연행의 증거가 없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세계대전 당시 있었던 자신들의 전쟁범죄에 대한 반성과 사죄, 처벌을 통한 피해당사국 또는 당사자에게 용서를 받을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그들의 관심은 오직 군사대국화와 유엔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하여 자신의 범죄를 숨기고, 왜곡하고 축소하는데 있어서 최대의 걸림돌인 “평화의 소녀상”과 유네스코 등재에 의한 세계여론의 반일감정 확산”만을 염려했을 뿐입니다.
반성과 사죄는 커녕 왜곡과 축소를 일삼는 일본을 상대로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어 용서를 하겠다는 “한일협정”은 반드시 철회(撤回) 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