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평화공원에 미스김라일락과 소나무 등 한국이 원산지인 식물들을 기증(寄贈)하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뉴저지 페어론에서 27일 열린 평화공원 창립 5주년 행사에서 1492그린클럽 회원들과 한국인 후원자가 미스김라일락과 소나무, 메타세콰이어 등 50그루를 페어론 시 당국에 기증했다.
이날 행사엔 1492그린클럽의 백영현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 페어론 로타리 클럽회원들과 존 코스브로그 시장, 페어론시 짐 밴더백 조경국장, 진 스핀들 공원위원회장, 웬디 드바니 환경위원회장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얼굴없는 후원자로 통한 이재곤씨가 처음 공식 석상에 나와 시선을 끌었다. 이재곤씨는 수년전부터 한국산 소나무 수백그루를 한국 전통 공원에 기증하기 위해 길러온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2014년 백영현 회장이 뉴저지 버겐카운티 정부와 함께 뉴오버펙 파크를 한국형 가든으로 조성하는 프로젝트가 뉴시스에 의해 보도된 후 소나무를 전량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뉴오버펙파크 프로젝트는 오는 2025년까지 공원의 100만평 부지를 제주 왕벚꽃과 소나무, 미스김라일락 등 한국 나무를 중심으로 맨해튼 센트럴파크에 버금가는 식물천국으로 조성하는 대규모 공원사업이다.
이재곤씨는 그동안 키워온 8년생 한국산 소나무들을 가져왔고 백영현회장의 경북고 44회 동문들과 그린클럽 회원들이 미스김라일락과 메타 세콰이어를 기증했다. 이날 페어론 시에 전달된 나무들이 50그루인 것은 한국과 일본의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것이어서 화제를 모았다.
백영현 회장은 동포사회에 환경 인권운동가로 잘 알려진 주인공이다. 2009년 창설한 1492그린클럽을 통해 환경운동을 벌이는 한편, 2010년 첫 건립된 팰리세이즈팍 위안부기림비 무료조경과 2012년 출범한 일전퇴모(일본전범기퇴출시민모임) 공동대표직을 수행하며 일본의 역사왜곡을 비판하고 이를 주류사회에 알리는 활동을 전개해 왔다.
백영현 회장은 그러나 언제나 일본에 따뜻한 손을 내밀고 있다. 그는 "위안부이슈는 과거 역사를 잘 모르는 일본의 대다수 국민들이 선동적인 보수정치인들에 휘둘린 결과"라며 "그들을 책망만 할게 아니라 왜 정확한 역사인식이 미래의 후손들에게 중요한지 차분하게 설득해야 한다"고 말한다.
위안부기림비 앞에 심은 소녀형상의 위안부 분재에 두 개의 매듭이 묶인 것도 한일간의 역사문제가 해결될 때 나란히 매듭을 풀자는 취지이다. 지난 7월엔 한일수교 50주년 기념우표를 미국에서 발행해 화제를 모았다.
뉴욕=민지영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한국 일본 라일락 함께 심어 꽃들의 화합
백영현회장은 페어론 평화공원에 5년전부터 일본산 라일락을 심는 등 라일락을 통한 한국과 일본의 화합을 도모하고 있다. 이곳엔 미스김라일락을 중심으로 페르샤 라일락 독일 라일락 등 세계 15개국의 라일락 수종들이 자라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물론, 세계가 평화롭게 화합하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백영현 회장은 “당신의 출신국이 어디든 국적에 관계없이 나무만이라도 역사에서 자유롭게 하자. 꽃들의 전쟁은 지구상에 없다. 아름답고 평화로운 나무들을 보면서 우리 인간들도 닮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존 코스브로그 시장은 "1492그린클럽의 지원을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백영현회장은 한가정 라일락한그루 운동 등 지난 10년간 수백그루의 라일락을 기증했고 이곳 평화공원의 조성에도 큰 역할을 맡았다"고 감사를 표했다.
백영현회장은 "오늘로 5주년을 맞은 페어론 평화공원엔 국적이 다른 라일락들이 이미 숲을 이뤄가고 있으며 평화를 위해 핵무기 포기를 선언한 이란(페르샤) 라일락도 작은 묘목들이 자라고 있다"면서 "이곳은 우리 한인 동포들이 계속해서 펼쳐 나갈 환경 보호의 첫 테마 공원인만큼 본국 국민들께서도 관심과 격려를 해주시길 소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