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파리 : 서울 :   시작페이지로 설정 즐겨찾기 추가하기
 
 
 
꼬리뉴스 l 뉴욕필진 l 미국필진 l 한국필진 l 세계필진 l 전문필진 l 사진필진 l 열린기자 l Kor-Eng    
 
꼬리뉴스
·꼬리뉴스 (8689)
·뉴스로 창(窓) (273)
실시간 댓글
꼬리뉴스
육하원칙(六何原則)?역(逆)피라미드 형식의 스트레이트 뉴스? 정형화, 제도화된 뉴스만 뉴스가 아니다. 뉴스뒤의 뉴스, 뉴스속의 뉴스를 읽자. 뉴스로에선 "꼬리뉴스"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일선에서 취재한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뒷 이야기, 기감 없는 에피소드, 촌철살인의 한마디까지, 뉴스로 독자들은 정규뉴스 바로 뒤에 물리는 꼬리뉴스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틀에 박힌 뉴스는 거부합니다. 오직 뉴스로만이 가능한 꼬리뉴스에서 뉴스의 새로운 멋과 맛을 느끼십시오.

총 게시물 8,689건, 최근 2 건 안내 글쓰기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야구와 아버지’ 韓소설가 NYT 기고문 감동

1.5세 작가 우성준 성장기 에피소드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5-04-05 (일) 22:25:50

 

재미한인작가가 메이저리그와 아버지의 추억(追憶)을 담은 글을 뉴욕타임스에 기고해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2015 메이저리그 개막을 앞둔 지난 3일 뉴욕타임스 오피니언 페이지에 게재된 '야구로 당신을 사랑해요라고 말하기('Saying ‘I Love You’ With Baseball)'가 화제의 글이다.

 



photo by Sandra Nissen.jpg

                                                                          photo by Sandra Nissen                                                                                                                   

  

 

이 글은 한인1.5세 우성준(44 Sung J. Woo) 작가의 기고문으로 어린 시절 미국에 먼저 이민 온 아버지와 야구를 통한 성장기(成長期)의 일화를 담은 글이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인기팀은 뉴욕 양키스지만 뉴욕에 이민 온 한인들은 뉴욕 메츠의 팬들이 많다. 한인타운 플러싱 퀸즈에 메츠의 홈구장이 있기 때문이다.

 

그가 미국에 이민온 것은 열 살 때인 1981년이다. 미국에 먼저 와서 가족들을 초청하기 위해 7년간 고생한 아버지의 헌신이 있었다. 가족이 합친 후 부모님은 뉴저지 저지쇼어에 작은 선물가게를 냈고 대부분의 이민가정이 그러하듯 쉬는 날도 없이 일을 했다. 어린 시절 그도 가게 일을 돕곤 했다.

 

우성준 작가는 기고문에서 중학생이었던 1985년 뉴욕 메츠의 에피소드를 통해 부자간의 사랑을 맛깔스럽게 풀어내고 있다. 그는 메츠의 광팬이었다. 친구 대부분이 양키스 팬이었지만 그는 메츠가 그해 카디널스에 아깝게 패한 것을 계기로 팬이 되었다.

 

아버지는 야구에 무관심했고 무뚝뚝한 성격이었다. 부자간의 대화도 거의 없었다. 그 해 여름 야구 글러브를 사고싶다는 아들의 얘기에 아버지는 "나도 하나 사겠다"고 말했다.

 

"정말이요?" "그렇다니까."

 

'아버지는 뚱뚱한 편이었지만 문제될 건 없었다. 아버지보다 더 뚱뚱한 투수 시드 페르난데스가 기가 막힌 커브볼을 던지는데, 못할 이유가 뭔가? 그날 밤 아파트 근처 공터에서 우리는 캐치 볼을 주고받았다. 난 학교에서 야구볼을 캐치하는 훈련을 해봤지만 아버지는 처음이었다. 아버지가 볼을 받을 때마다 "철썩 철썩" 소리가 났다. 글러브로 부드럽게 잡지 못하고 손바닥 부위로 받았기때문이다. 아픈 표정을 짓는 아버지와 5분여 캐치볼을 하고 나서 "이젠 그만하자"고 말했다. 아버지에 대한 배려(mercy)가 아니었다. 우리를 지켜보는 동네아이들 앞에서 야구공 잡는 법도 모르는 나이먹은 사람과 캐치볼 하는 것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040315기고문.jpg

 

글러브를 벗은 아버지의 손바닥은 벌겋게 부어올라 있었다.

 

11년전 돌아가신 아버지는 생전에 나를 사랑한다고 한번도 말한 적이 없다. 그러나 아버지가 야구공을 받을 때 "철썩"하던 소리는 계속하여 내 귓전을 울리고 있다. 그것은 또다른 언어로 말하는 듯 했고 그때마다 부끄러움이 느껴진다..' 

1986년 메츠는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중력(重力)을 무시하는 스플릿핑거 패스트볼을 던지는 마이크 스코트의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따돌리고 메츠는 통산 세 번째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상대는 '밤비노의 저주'를 풀기 위해 절치부심(切齒腐心)하던 보스턴 레드삭스였다.

 

'5차전까지 혼자서 TV로 경기를 보면서 너무 안타까웠다. (32패의) 레드삭스는 우승까지 단 1승을 남겨두었고 메츠는 벼랑끝이었다. 6차전이 열린 토요일은 선물가게가 가장 바쁜 날이었지만 "메츠에겐 내가 필요하다"며 집에서 TV를 보겠다고 했다. 어머니는 "말도 안돼" 하셨지만 아버지는 "그래라. 우리가 알아서 할게" 하고 허락하셨다. 10시쯤 두 분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돌아오셨다. 어머니는 침대로 직행했고 아버지는 내 주위를 서성거렸다.

 

"왜 안들어가요?" "나도 야구좀 볼까 하는데.."

 

난 대꾸하지 않았다. 부모님에게 화가 났기 때문이다. 이유는 없었다. 힘든 사춘기(思春期)였으니까. 메츠가 무너지고 있는 것에 분노(忿怒)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졸음에 겨워 고개를 끄덕끄덕 하는 모습에 더욱 화가났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 아버지는 TV 앞에서 잠이 들었다. 종일 선물가게에서 바쁘게 일한 아버지에겐 힘든 하루였을 것이다. 하지만 화를 참을 수 없었다. (3-5로 뒤진 연장 10회말 메츠는 마지막 공격에서 주자도 없이 투아웃에 몰린 상황이었다.) 한명만 아웃되면 메츠는 끝이었다. 마치 그것이 아버지의 잘못처럼 느껴졌다. 그리고나서 우리 모두가 아다시피, 믿을 수 없는 기적이 일어났다. (안타와 폭투 등으로) 2점 만회에 성공, 동점이 되었다. (23루에서) 평범한 1루 땅볼을 빌 버크너가 가랑이 사이로 빠뜨리는게 아닌가. 믿을 수 없는 역전극에 자리를 박차고 집안이 떠나가도록 소리를 질렀다. 돌연한 소란에 아버지는 눈을 꿈뻑꿈뻑 뜨시더니 손뼉을 쳤다. 그때는 몰랐지만 이젠 알고 있다. 아버지와 나는 함께 경기를 시청한 것이다.'

 

우성준 작가는 코넬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뉴욕대에서 문예창작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뉴저지 워렌카운티 커뮤니티스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창작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2008년 단편소설 'Limits'로 레이몬드 카버 단편컨테스트에서 수상한 그는 2009년 장편데뷔작 'Everything Asian'을 출간했고 신작 'Love Love' 출간을 앞두고 있다.

 

뉴욕=노창현기자 newsroh@gmail.com

    


ll2-618x462.jpg

 

<꼬리뉴스>

 

Saying ‘I Love You’ With Baseball

 

http://opinionator.blogs.nytimes.com/2015/04/02/saying-i-love-you-with-baseball/?_r=0

 

 


Sung J. Woo

http://www.sungjwoo.com/

 

robin@newsis.com

 

 


hi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뉴스로를말한다 l 뉴스로 주인되기 l뉴스로회원약관  l광고문의 기사제보 : newsroh@gmail.com l발행인 : 洪性仁 l편집인 : 盧昌賢 l청소년보호책임자 : 閔丙玉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아50133(2010.08.31.) l창간일 : 2010.06.05. l한국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산두로 210 / 미국 : 75 Quaker Ave. Cornwall NY 12518 USA
뉴스로 세상의 창을 연다! 칼럼을 읽으면 뉴스가 보인다!
Copyright(c) 2010 www.newsroh.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