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8 뉴질랜드)가 산업은행(KDB)으로부터 1억원을 편법지원받은 사실이 뉴질랜드 내무부(Internal Affairs)의 경고장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현지 한인매체에 따르면 뉴질랜드 내무부 산하기관 자선서비스국(Charity Services)은 지난 3일 오클랜드한인회에 경고서한을 보내 산업은행이 한인회 계좌를 통해 1억원을 이체한 것 등과 관련한 문제를 지적하고 총회를 통해 공식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이같은 사실은 뉴질랜드 내무부가 오클랜드한인회가 한인회관을 구입하면서 불법적으로 일으킨 금전관련 문제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내무부의 경고장 원문은 현재 한인회 홈페이지에 올라 있으며 번역문은 현지 매체 코리아포스트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경고장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KDB)은 2012년 9월25일 5천만원(53,931.35달러)을 오클랜드한인회 계좌(Korean Society of Auckland's bank)로 이체했다. 다음날 한인회 통장에서 동일한 금액이 리디아 고의 어머니 개인 계좌로 옮겨졌다. 6개월 뒤인 2013년 3월28일에도 5천만원(53,787.94달러)가 동일한 방식으로 리디아 고의 어머니 계좌로 전해졌다.
이같은 내용은 당시 한인회 홍모, 김모 씨 등 두명의 임원을 제외하고 전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채 이뤄졌다. 뉴질랜드 내무부는 경고장을 통해 산업은행이 리디아 고에게 비밀리에 편법 지원을 한 배경도 공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비공개적 리디아고 재정지원에 대한 한인회 연루건'이라는 경고장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한국계 뉴질랜드인으로 당시 국제적으로 성공가도에 있었던 아마추어 골프 선수 리디아고의 골프 성공을 위하여 비공개적으로 재정적 지원을 희망했다. 산업은행은 한국내 비슷한 수준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 한국선수 대신 뉴질랜드 선수를 지원하는것이 알려질 경우 받게 되는 비판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이어 "이러한 우려때문에 산업은행과 리디아고의 부모는 뉴질랜드와 한국교민사회에 신뢰가 있을것으로 생각한 한인회에 해당 지원금 전달을 도와줄것을 요청했다. 산업은행, 리디아고 부모, 홍00씨 그리고 김00씨 사이에 사적 협의가 있었다. 이러한 협의를 통하여 뉴질랜드와 한국에는 비공개적으로 산업은행의 지원금이 리디아고 부모로 자금이 전달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경고문은 "2012년 9월 홍00씨와 김00씨는 산업은행이 한인회 계좌로 입금하도록 허락하였고 이것은 리디아고 부모에게 직접 입금될 수 있었다. 홍00씨와 김00씨는 고의적으로 재정 지원의 목적을 비밀로 하였으며 리디아고에게 직접 지원함을 은폐하는데 한인회를 이용하도록 허락하게 되었다. 의문이 발생할 경우, 산업은행은 오클랜드 한인사회를 위하여 기금을 기부하였다고 주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2013년 3월 비슷한 규모로 한인회 계좌를 통하여 산업은행에서 리디아고 부모에게 지급한 두번째 경우에서도 동일하게 사실을 은폐하였다. 이러한 기부금에 대하여 전혀 한인회 회원에게 밝히지 않았다. 한인회 계좌 사용에 대한 한인회 임원회 또는 회원들에게 공지도 하지 않았으며 임원회 또는 회원들의 승인을 구하려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내무부는 "조사 결과 홍 모 김모 회장이 자선단체 목적과 한인회 정관을 위배하는 행위를 하였으며 이러한 위반행위는 심각한 잘못으로서 한인회 등록 취소의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전제했으나 "두사람의 고의적인 행위로 발생한 결과가 한인회 회원들의 의사를 대변하지는 않는다고 판단됨에 따라 한인회에 경고를 하고 지속적 감시를 하는것이 가장 적합한 해결방안"이라며 "이달중 총회를 열어 리디아 고의 지원금 문제를 포함 공식적으로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오클랜드한인회는 3월 27일 임시총회 공고문과 함께 ▲ 리디아고 지원금 등 3가지 위반사항을 회원들에게 알릴 것 ▲ 정관개정 등 재발방지 대책 ▲ 한국산업은행에 경고 서한 내용 통보 ▲ 독립적인 회계 감사 체제 등 5개항의 요구사항을 공개했다.
뉴욕=임지환기자 newsroh@gmail.com
<사진=오클랜드한인회 웹사이트>
<꼬리뉴스>
산업은행 외국국적선수에 무리수 지원 의문
뉴질랜드 내무부의 관대한 입장은 세계 최연소 챔피언으로 명성을 날리는 리디아 고가 뉴질랜드의 국가이미지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점을 고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뉴질랜드 국적의 선수에 대해 오클랜드 한인회까지 동원하여 비공개 편법 지원의 무리수를 둔 배경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일고 있다.
산업은행측은 지난 13일 재외동포 전문매체 월드코리안과의 인터뷰에서 "뉴질랜드 법령상 기업이 아마추어 선수를 직접 지원하지 못하는 것으로 당시 판단했다. 오클랜드한인회가 리디아 고 측에 돈을 전달하면서 공개적으로 진행하지 않아 생긴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는 뉴질랜드 내무부의 경고장에서 ‘뉴질랜드 선수를 지원하는것이 알려질 경우 받게 되는 비판을 우려해 비공개적으로 지원을 희망했다’고 명시한 것과는 상반된 내용이다.
산업은행 홍보실 관계자는 "사회 공헌 차원에서 재능이 뛰어난 인재를 후원하는 프로그램에 의해 아마추어 시절 지원한 것"이라면서 "리디아 고가 현재 세계 1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선정을 잘해 국위선양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