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장에 대한 경찰의 반감이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4일 류 웬지안(32) 경관의 발인 장례식에서 경찰이 또다시 빌 드블라지오 시장에게 등을 돌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 인터넷판 톱기사로 류 웬지안 경관의 발인장례식에서 경찰관 수백명이 시장의 추모사가 진행되는 동안 등을 돌리는 항의의 제스처를 취했다고 전했다. 전날 열린 입관 영결식에선 드블라지오 시장이 참석했을 때 등을 돌리는 일이 발생하지 않아 양측의 불편한 관계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뉴욕 경찰의 ‘등돌리기’는 두명의 경찰관이 희생된 구립 20일 시장이 병원을 찾았을 때 처음 발생했고 구립 27일 라파엘 라모스(40) 경관의 장례식때 두 번째 발생했다. 뉴욕경찰노조는 드블라지오 시장이 자신의 혼혈아들이 밤길에 경찰을 만날 때 조심해야 한다는 등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시민들의 시위에 공감을 표한 것에 대해 비난을 가한 바 있다.
드블라지오 시장은 영결식에서 “정치적 논쟁을 피하고 상호간 이해의 노력을 기울이자”면서 “함께 힘을 합쳐 더욱 끈끈한 관계를 만드는데 앞장서자”고 역설했으나 적지 않은 경찰관들이 등을 돌리는 바람에 이같은 당부가 무색해졌다.
이날 장례식은 325명 수용 규모의 식장에 입장하지 못한 수많은 경찰관들이 밖에 설치된 대형 TV스크린을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등을 돌렸던 경관들은 시장의 추모사가 끝나자 다시 앞을 향했고 이어진 윌리엄 브래턴 경찰국장과 류 경관 유가족들의 추모사를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류 경관의 아버지는 중국어로 한 애도 메시지에서 “오늘은 제 인생에서 가장 슬픈 날입니다. 최고의 아들이었고 최고의 남편이었으며 여러분 경관들에게 최고의 친구였습니다”라고 슬픔을 가누지 못했다.
결혼 석달만에 남편을 잃은 류 경관의 아내는 “남편은 제 영혼의 동반자입니다. 푸른 제복의 뉴욕 경찰관 모두가 우리들의 가족입니다”라고 말하고 참석한 모든 분들게 감사를 전했다.
브래튼 경찰국장은 “경찰조직은 민주주의의 기초”라면서 “공공안전 없이 자유로운 정부를 만들 수 없다. 모든 것이 공공의 안전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바로 경찰”이라고 강조했다.
진보적 가치관을 지닌 드블라지오 시장은 임기 2년차인 올해 경찰개혁의 고삐를 조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같은 일선 경찰의 반감을 어떻게 누그러 뜨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은퇴 경찰관인 하이먼 펍킨(72)은 경찰관들의 집단적인 항의 몸짓에 대해 “여기는 미국이다. 브루클린 브리지에서 깡통캔을 던지듯 누구나 표현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옹호했다.
한편 이날 영결식은 백파이프 연주 등 뉴욕 경찰의 전통적인 관습과 류 웬지안 경관이 믿는 불교식 의례가 혼재된 형식으로 치러졌다. 녹색과 흰색의 뉴욕경찰 깃발과 꽃들로 감싸진 류 경관의 관은 동료 경찰들에 의해 운구됐다.
헬리콥터 3대가 추도 비행을 하고 수백대의 모토사이클들의 호위속에 류 경관의 시신은 장지인 사이프러스 힐즈 세미트리에 옮겨져 영원한 안식을 취했다.
뉴욕=노창현기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Many Police Turn Backs as New York Mayor Speaks at Officer’s Funeral
http://www.wsj.com/articles/mourners-gather-for-new-york-city-police-officers-funeral-1420385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