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이씨종친회 이복신 전회장이 전주 오목대 은행나무 씨앗 키워고종황제의 손녀이자 ‘조선의 마지막공주’로 잘 알려진 이해경(85) 여사가 워싱턴의 한국 가든에 특별한 묘목(苗木)을 기증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버지니아 비엔나 메도우락 공원에 위치한 코리안 벨 가든에서 한국산 은행나무 두그루가 심어지는 식수 행사가 열렸다. 이날 심어진 은행나무는 전주 오목대 은행나무 묘목으로 이복신 전주이씨 종친회 전 회장이 2011년 5월 전주를 방문했을 때 씨앗을 가져와 키운 것이다. 오목대는 고려 말 조선의 태조 이성계가 전북 남원에서 왜적을 격파하고 귀환하던 중 머물렀던 곳을 기려 고종 황제가 비석을 세운 유적지(遺跡地}다.
이 전 회장은 “웨스트버지니아 셰난도의 자택에 심은 것이 기적적으로 3년반을 성장했다. 특별한 인연의 나무라서 전주이씨 대동종약원 자문위원이자 고종황제의 손녀인 이해경 여사에게 선물했고 이 여사가 이것을 다시 코리안 벨 가든에 기증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날 식수행사엔 워싱턴 전주이씨 종친회 관계자들과 한미문화재단 이정화 대표, 폴 길버트 북버지니아공원국 디렉터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뉴욕에 거주하는 이해경 여사는 발이 다소 불편해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워싱턴에 한국 가든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곳에 심는 것이 여러모로 뜻깊다는 생각을 했다. 강인한 우리 민족처럼 두그루의 은행나무가 무럭무럭 잘 클 것”이라고 축원을 전했다.
코리안벨가든은 페어펙스카운티 정부로부터 기증받은 부지 4.5 에이커(5500 평)에 워싱턴 지역 한인들이 기금을 모아 2012년 5월 19일 완공됐다. 메도우락 공원 안 한 복판에 호수를 끼고 있는 부지에 소나무와 은행나무, 무궁화 등 한국 토종 식물들과 함께 한국의 전통 대문과 담, 정자와 연못이 조성됐고 공원 중심부에는 ‘평화의 종’이 있다.
<사진=워싱턴한국일보 제공>
이내원 재미한국학교협의회 전 이사장은 워싱턴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오목대 은행나무는 1380년 이성계 장군이 당시 2만여명의 왜구를 물리치고 큰 공을 세운 것을 기리는 장소라는 역사적인 의미까지 더하고 있어 그 뜻이 더욱 깊다”고 말했다.
북버지니아 공원국 폴 길버트 디렉터는 “미국내 일본 가든은 많지만 한국 가든은 매우 드물다”며 “코리안 벨 가든과 같이 이 은행나무도 한미 우호의 상징으로 잘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화 한미문화재단 대표는 “워싱턴 한인들의 소중한 장소에 뜻 깊은 한국 은행나무를 기증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한인들의 마음의 고향이 되고 있는 코리안 벨 가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찾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문화재단은 오는 12월 4일 오후7시 감사 및 관리기금 음악회를 코리안벨 가든에서 갖는다.
워싱턴=민병옥특파원 newsro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