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남진을 주인공으로 한 우표가 최근 미국서 발행돼 화제가 되고 있다.
뉴욕의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미디어 조아’ 한지수 대표는 30일 “남 진의 얼굴이 들어간 우표가 정식 발행됐다”고 밝혔다. 한국인을 주인공으로 한 우표가 미국서 발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7월 남진의 뉴저지 공연을 주관했던 한 대표는 “이민 1세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남 진의 성공적인 공연을 계기로 기념우표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우정국의 꼼꼼한 심사 끝에 결실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진 우표’는 액면가 45센트이고 컬러와 흑백, 두 종이 발행됐다. 미국 우표지만 한글로 ‘남진’, ‘님과함께 2012’라고 쓴 것도 이채롭다. 이 글씨는 남진의 친필로 알려졌다. 한지수 대표는 “미국 우표인만큼 영문이 들어가는게 좋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었지만 영어로 표기해도 낯설긴 마찬가지이고 이번 기회에 한글도 홍보하자는 뜻이 반영됐다”고 소개했다.
‘남진 우표’는 우정국에서 발행한 것이 아니라 우정국의 인가를 받은 ‘재즐(ZAZZLE)’이라는 사설업체가 대행 제작했다. 대행 업체들은 미 최대 업체인 재즐을 비롯, 5곳이 있으며 개인이나 기업으로부터 제작 비용과 수수료를 받고 우표를 제작하고 있다. 물론 이들 우표는 우정국 발행우표와 똑같이 사용할 수 있다.
▲ 한지수 대표가 '남진우표' 전지를 들고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이하사진=newskann 제공>
외국인의 얼굴을 넣은 미국우표 발행은 아주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하기때문에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남진 우표’의 추진과정 역시 순탄치만은 않았다. 외국 인물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어떠한 인물인지 충분한 자료가 제공되야 하고 혹시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지도 확인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위안부와 독도문제 등 한일관계에 극도로 민감한 미 정부의 노파심도 특히 까다로운 심사의 빌미가 됐다는 후문이다. 뉴욕한인회가 지난 5월 추진한 일본군강제위안부 추모우표 발행이 보류된 것도 일본측의 거센 반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초 뉴욕한인회는 위안부 이슈를 미 주류사회에 널리 알리기 위해 기념우표발행을 추진했지만 이 사실이 일부 한인언론에 의해 보도되면서 일본커뮤니티가 조직적인 방해를 하는 등 논란의 대상이 되버렸다.
남진 우표도 우정국의 까다로운 규정으로 1차 거부됐지만 한 대표가 자료를 보완하는 등 여러 차례 심의 끝에 개가를 올릴 수 있었다.
한지수 대표는 “사실 기념우표는 수년전부터 생각을 했었다. 본래 독도 우표를 발행할 생각이었지만 연방 우정국이 정치적 이슈와 관련된 것은 거부하고 있어 방향을 선회하게 됐다”고 말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한국문화 K팝 스타 우표 계속 발행할것”
남진 우표의 기획은 최근 K팝의 뜨거운 열기가 동인이 되었다. 한 대표는 “미주한인사회에서 K팝의 원류는 남진씨와 같은 세대의 가수들이라고 생각한다. 60년대와 70년대와 어려웠던 초기 이민시절 한인이민자들은 남진씨와 같은 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며 애환을 달랬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한 대표는 “남진 씨에게 우표들을 얼마전 전했는데 자기 얼굴이 들어간 미국 우표를 받고 기쁘기도 하고 어리둥절하기도 한 반응이었다”며 웃었다.
그는 “미주한인 100년사에 처음 한국인이 우표에 등장하게 된 것은 개인의 영광이기도 하지만 한국 가요계와 동포사회 차원에서도 기쁘고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앞으로 한인타운의 역사와 한국문화, K팝 스타들을 소개하는 우표도 발행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