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 이렇게 대단한 것인지 몰랐어요.” “한국 김 정말 맛있네요.”
한국산 김(Gim)이 미국인의 식탁에 오를 날이 머지 않았다.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아메리카요리학교(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가 aT센터(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함께 1일 김 요리책을 첫 발간하고 다양한 ‘김 요리’ 시연회를 가졌다.
 
CIA 캠퍼스가 있는 뉴욕주 하이드파크의 대니 케이 씨어터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빅터 질레스(Victor A. L. Gielisse) 부학장과 필 크리스포(Phil Crispo) 요리학교수, aT센터 오형완 뉴욕지사장, 음식전문칼럼니스트인 김영자 씨, 요리사 겸 환경운동가인 분 라이(Bun Lai) 씨 등과 함께 100여명의 청중이 자리했다. 
 
 
이날 행사는 김을 통해 한국을 알리는 것은 물론, 새로운 輸出(수출) 전략식품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요리학교가 이례적으로 김 요리를 개발하고 그에 관련한 책자까지 발간했기 때문이다.
 
오형완 aT센터 뉴욕지사장은 “일본도 CIA요리학교와 공동으로 이같은 프로젝트를 추진한 적이 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고 들었다”면서 “한국산 김 요리책 발간은 커다란 성과”라고 말했다.
 
이 행사가 특별한 의미를 더하는 것은 그간 스시 등 일본식품의 부수적인 재료로만 알려진 김이 사실은 한국에서의 역사가 더 깊고 다양하며 국민식품으로 攝取(섭취)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화했다는 것이다.
 
 
김은 더구나 최고의 영양식이자 다이어트 식품이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진 것도 특기할만 하다. 요리전문가 김영자 씨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한국은 세계적으로 해조류 생산이 가장 많은 나라”라고 전제하고 김의 주요 생산지와 제조과정, 영양가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김은 샐러드와 함께 저칼로리의 저염분 저당분의 건강식이고 고단백질과 8가지 필수아미노산을 含有(함유)하는 식품으로 평가된다. 이날 소개된 김요리책 ‘Fabulous and Flavorous GIM’은 이같은 정보와 함께 16가지의 전채와 본요리, 후식 등의 조리법을 상세히 다뤄 눈길을 끌었다.
 
전채로는 ‘새우와 김 레소토 크로켓’과 ‘김과 치즈 스터프 버섯’ 등 8가지, 본요리로는 ‘김 가리비살’ ‘김 라비올리’ ‘김말이치킨’ 등 6가지, 후식으로는 ‘김 브리틀’과 ‘김 아이스크림’이 소개됐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CIA의 조리학과 학생 데이빗 씨는 “몇가지 김을 맛보았는데 조미한 김이 특히 맛있었다. 앞으로 많이 먹을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하이드파크(뉴욕주)=민지영특파원 jymin@newsroh.com
 
 
 
<꼬리뉴스>
청중들 행사보며 ‘김 팝콘’도 즐겨
이날 행사장은 콘라드 힐튼 라이브러리 지하에 위치한 대니 케이 씨어터였다. 계단식 반원형의 이곳은 약 200명이 자리할 수 있고 안쪽에는 조리대가 있어 요리 시연까지 할 수 있도록 시설이 돼 있다.
 
좌석엔 주최측이 6가지의 施食(시식)用(용) 김이 세팅됐고 설문조사지도 함께 놓여졌다. 또 전채요리의 하나인 김 팝콘(Gim Dressed Popcorn)과 김 브리틀이 생수와 함께 제공돼 눈길을 끌었다.
 
청중 대부분이 요리학교 재학생과 교수진인만큼 마치 강의를 듣는 것처럼 필기까지 하는 등 시종 진지한 분위기속에 진행됐다.
 
한 미국 기자가 “김을 코스트코(CostCo)에서 파는 것을 봤는데 또 어디서 구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하자 청중석에 있던 한 신사가 ”아시안 마켓에 가면 한국산 김을 구할 수 있고 요즘은 유기농 전문점인 트레이더스 조(Trader's Joe)에서도 판매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