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이코스대학 총기난사사건의 범인 고수남(43)은 가정적인 불행과 원만치 못한 학교생활에 따른 분노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경찰에 따르면 고수남은 지난해 이라크전쟁에 참가한 형과, 어머니가 잇따라 세상을 떠났고 오이코스대학 간호대에 등록했지만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동료 학생들의 부정행위를 고발한 뒤 따돌림을 받았으며 영어를 못한다는 이유로도 조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학교를 자퇴한 그는 등록금 중 6,000달러를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등록금 반환을 놓고 한인 학과장 A씨와 다투다가 앙심을 품은 그는 복수를 결심하고 5주 전 권총을 사 범행을 준비했다. 고씨는 “학교에 고통을 주고 싶었다”고 경찰에 말했다.
90년 가족과 함께 이민한 고수남은 2000년 시민권을 획득, 고원(One L. Goh)으로 이름을 바꿨다. 가정도 꾸렸으나 이혼을 했고 2005년부터 버지니아주 해안가 창고 지역에 딸린 낡고 허름한 아파트에 살다가 2009년 월세가 밀려 쫓겨났다. 지방 은행에 1만달러 가량 부채도 있다. 세금도 2만3000달러를 체납하고 1만4000달러만 납부한 기록이 있다.
데일리뉴스 는 고수남이 6주전 총기상에서 45구경 반자동 권총을 구입했으며 이 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학생 6명과 교직원 1명이 숨졌으며 3명이 부상을 당했다. 희생자들은 김은혜 씨와 심현주 씨 등 한인 2명을 포함해 중국계, 인도계, 티벳계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임지환특파원 jhlim@newsroh.com
<꼬리뉴스>
고수남 성격 상반된 평가
고수남(43)은 폭력적이고 화를 잘 내는 인간이라는 주장과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착실한 인물이라는 상반된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고수남은 범행 당시 건물 안내 데스크에 있던 첫번째 희생자에게 가슴을 조준해 방아쇠를 당겼다. 한때 함께 공부하던 학생들에게는 “칠판 앞에 줄을 서라”고 한 뒤 “모두 죽여버리겠다”고 소리치며 총격을 가했다. 경찰은 이는 ‘사형집행이나 다름없었다’고 표현했다.
이 대학 간호학과 교수 로미 존 델러리먼은 고수남을 폭력적인 학생으로 기억했다. 델러리먼 교수는 고수남은 종종 누군가를 두들겨 팬 것을 자랑하곤 했다면서 싸움도 자주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고수남은 착실하긴 하지만 성격이 불안정하고 피해망상적이라는 느낌도 받았으며 호신용으로 총을 가지고 다닌다고 털어놓은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웃들은 고수남이 예의바르고 조용한 성격이라며 남에게 해칠 인물이 아니라고 했다. 고수남은 누가 말을 먼저 걸기 전에는 말이 없었다고 전했다.
버지니아주 글로스터 카운티에 살 때 이웃인 토머스 럼킨은 “고수남은 항상 말끔한 복장에 면도를 깨끗하게 했으며 머리를 단정하게 매만지고 다니던 청년”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체포 당시 고수남은 저항하지 않았고 수사에도 매우 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