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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국민을 어떻게 보호해야하는가

〈오늘의 역사속으로〉 10월 28일
글쓴이 : 뉴스로 날짜 : 2026-10-28 (수) 23:02:36

〈오늘의 역사속으로〉 10월 28일

 


AI 생성 이미지


역사는 거대한 기념비(紀念碑)에만 새겨지지 않습니다. 자유를 상징하는 동상이 세워지는 순간에도, 군사독재에 맞선 젊은이들이 대학의 담장을 지키던 순간에도, 이름 없이 살아가는 한 사람의 존엄을 지키려는 노력 속에서도 역사는 움직입니다. 1886년 뉴욕에서는 자유의 여신상이 제막됐고, 1918년 체코슬로바키아는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는 핵전쟁의 문턱에서 협상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한국에서는 1986년 건국대학교에서 민주화와 자주를 외치는 학생들의 항쟁이 벌어졌고 1992년 윤금이 씨가 미군병사에게 참혹한 죽임을 당했습니다.

 

[역사속의 주요 장면]

 

1886년 10월 28일 — 자유의 여신상, 자유의 약속을 세우다

 

미국 뉴욕 항구의 리버티섬에서 자유의 여신상 제막식이 열렸습니다. 프랑스가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선물한 이 조형물(造形物)은 자유와 민주주의, 억압에서 벗어나려는 인간의 열망을 상징하게 됐습니다. 횃불을 높이 든 여신상은 수많은 이민자에게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알리는 등대와도 같았습니다. 그러나 자유의 상징이 세워졌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평등한 자유를 누린 것은 아닙니다. 그 상징의 진정한 의미는 기념비 자체보다, 사회가 누구의 자유와 존엄까지 보장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1918년 10월 28일 — 체코슬로바키아, 독립의 문을 열다

 

제1차 세계대전의 종전이 다가오던 때, 체코슬로바키아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오랜 제국의 지배 아래 있던 민족들이 전쟁과 제국의 붕괴를 계기로 스스로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려 한 것입니다. 독립은 국경선 하나를 새로 긋는 일만이 아니었습니다. 자신들의 언어와 문화, 정치적 운명을 스스로 선택하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다만 독립국가의 탄생이 곧바로 모든 갈등의 종식을 뜻하지는 않았습니다. 자유를 얻는 일과 그 자유를 공정하게 나누는 일은 서로 다른 과제였기 때문입니다.

 

1945년 10월 28일 — 교정행정의 출발, 광복 이후의 과제

 

광복을 맞은 한반도에서 우리 측이 일제의 교정시설(矯正施設)과 관련 업무를 인수한 날로, 이날은 한국의 ‘교정의 날’로 기념됩니다. 식민통치의 기구를 넘겨받아 우리 손으로 국가의 사법·교정행정을 운영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권 회복의 한 장면입니다. 교정의 의미는 단순한 처벌에 머물지 않습니다. 법과 질서를 지키면서도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변화하고 사회로 돌아올 가능성을 열어두는 일 또한 중요합니다. 정의로운 사회는 범죄에 책임을 묻는 동시에 인간의 회복 가능성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회일 것입니다.

 

1962년 10월 28일 — 쿠바 미사일 위기, 핵전쟁의 문턱에서 물러서다

 

미국과 소련이 핵전쟁 직전까지 치달았던 쿠바 미사일 위기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소련 지도자 니키타 흐루쇼프는 쿠바에 배치한 소련 미사일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고, 인류는 파국으로 향하던 위기에서 한 걸음 물러설 수 있었습니다. 위기는 미국과 소련의 군사적 대치와 상호 불신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드러냈습니다. 전쟁을 막은 것은 어느 한쪽의 무력만이 아니라, 상대의 선택을 계산하고 협상의 출구를 찾으려는 정치적 판단이었습니다. 평화는 선언만으로 오지 않습니다. 파국을 피하기 위해 결단하고, 대화의 통로를 끝까지 열어두는 노력에서 시작됩니다.

 

1986년 10월 28일 — 건국대학교 항쟁, 대학의 담장을 넘어선 목소리

 

서울 건국대학교에서 전국 여러 대학 학생들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학생들은 반외세 자주화와 반독재 민주화, 조국통일 등을 내걸고 당시의 정치·사회 질서에 맞섰습니다. 경찰은 대학을 봉쇄(封鎖)하고 강경 진압에 나섰으며, 많은 학생이 연행되는 등 큰 충돌이 빚어졌습니다. 건대항쟁은 1980년대 한국 사회에서 민주화와 자주, 통일을 요구하는 학생운동이 얼마나 격렬한 탄압 속에서 전개됐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대학의 담장은 물리적으로 봉쇄할 수 있어도 시대의 질문까지 가둘 수는 없었습니다. 그날의 외침은 민주주의가 제도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권력에 질문하고 참여할 때 조금씩 넓어진다는 사실을 남겼습니다.

 

2008년 10월 28일 — 람사르협약 총회, 습지를 지키는 세계의 약속

 

경남 창원에서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가 개막했습니다. 람사르협약은 습지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위해 국제사회가 맺은 약속입니다. 습지는 수많은 생물의 서식지이자 물을 정화하고 홍수와 기후변화의 영향을 완화하는 생태계의 중요한 일부입니다. 개발과 보전의 갈등 속에서 습지를 지킨다는 것은 자연을 인간의 필요에 종속된 자원으로만 보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생태계의 균형은 한 나라의 노력만으로 지켜지지 않습니다. 국경을 넘어 이어진 자연을 위해 함께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1992년 10월 28일 — 윤금이씨 사건, 인권과 사법주권을 묻다

 

경기도 동두천에서 윤금이 씨가 주한미군 병사에게 살해되는 참혹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건의 잔혹성이 알려지면서 한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고, 주한미군 범죄에 대한 수사와 재판,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의 불평등한 조항을 둘러싼 비판이 거세졌습니다. 이 사건은 한 개인의 생명이 얼마나 쉽게 폭력에 희생될 수 있는지, 그리고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책임을 다해야 하는지를 묻는 계기가 됐습니다. 윤금이 씨를 기억한다는 것은 한 사람의 비극을 넘어, 누구의 생명도 국적이나 지위에 따라 가볍게 취급돼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되새기는 일입니다.

 

[오늘의 탄생인물]

 

빌 게이츠 (Bill Gates, 1955~ )

미국의 기업가이자 자선사업가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를 공동 창업해 개인용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컴퓨터가 전문가의 영역을 넘어 일상생활의 도구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그의 사업은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후에는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을 통해 보건과 교육, 빈곤 퇴치 분야의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기술이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가졌다면, 그 혜택을 누구와 어떻게 나눌 것인지는 여전히 우리 모두의 과제입니다.

 

오귀스트 에스코피에 (Auguste Escoffier, 1846~1935)

프랑스의 요리사로, 현대 서양 요리의 체계와 전문 조리 문화를 정립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주방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나누는 체계를 발전시키고, 복잡한 요리를 보다 정돈된 방식으로 구성해 호텔과 레스토랑 요리의 수준을 끌어올렸습니다. 음식이 단순한 생존의 수단을 넘어 문화와 예술, 환대의 언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인물입니다.

 

[오늘의 타계인물]

 

존 로크 (John Locke, 1632~1704)

영국의 철학자로, 인간의 자연권과 자유, 정부의 정당성에 관한 사상을 발전시켰습니다. 그는 정치권력이 국민의 동의에 바탕을 두어야 하며, 정부가 권리를 침해할 경우 국민은 이를 비판하고 저항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의 사상은 근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권력은 그 자체로 정당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권리를 보호할 때 정당성을 얻는다는 그의 문제의식은 오늘날에도 유효합니다.

 

조너스 소크 (Jonas Salk, 1914~1995)

미국의 의학자로, 소아마비 백신 개발을 이끈 인물입니다. 20세기 중반 수많은 어린이와 가족을 공포(恐怖)에 빠뜨렸던 소아마비에 맞서 연구를 이어갔고, 그의 백신은 질병 예방과 공중보건의 발전에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습니다. 소크는 백신 특허를 개인의 이익보다 인류의 건강을 우선하는 관점에서 바라본 인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과학의 성취가 인류의 삶을 바꾸는 힘은 그것이 얼마나 널리 공유되는가에 달려 있음을 보여줍니다.

 

[오늘의 한마디]

 

“자유는 선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타인의 존엄을 지키는 책임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삶의 원칙이 된다.”

 

10월 28일의 역사는 서로 다른 목소리로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자유의 여신상은 자유의 이상을 보여주고, 체코슬로바키아의 독립은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려는 열망을 증언합니다. 쿠바 미사일 위기는 대화가 인류를 파국에서 구할 수 있음을 일깨우며, 건대항쟁은 억압 속에서도 권력에 질문하는 시민의 용기를 보여줍니다. 윤금이 씨의 비극은 국가와 제도가 무엇보다 먼저 지켜야 할 것이 인간의 생명과 존엄임을 아프게 증언합니다.

역사는 자유를 쟁취한 순간만을 기념하지 않습니다. 그 자유가 누구에게까지 미치는지, 약한 이들의 권리가 제대로 보호되는지, 우리가 누리는 권한을 어떤 책임으로 감당하는지를 함께 묻습니다. 자유와 민주주의, 평화와 인권은 과거의 유산인 동시에 오늘 우리가 지켜야 할 약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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