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한국 사찰음식 주간’ 개최

여거스님 정관스님 음식특강

주영한국문화원(원장 선승혜)이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일화스님)과 영국의 대표 요리학교 르 꼬르동 블루 런던(Le Cordon Bleu London)과 협력해 ‘한국 사찰음식(寺刹飮食) 주간’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10월 28일부터 11월 3일까지 열린 이번 행사는 한국 사찰음식이 세계 식문화 속에서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선승혜 문화원장과 일화스님은 영국 현지 행사 기간 동안 시민들과 직접 교류하며, APEC의 성공적 개최를 축하하고 APEC 문화외교의 성과를 토대로 사찰음식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가능성과 가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한국 사찰음식 주간’은 여거스님(용인 극락사 주지스님)의 사찰음식 특강과 정관스님(전남 백양사 천진암 주지스님)의‘CORD by Le Cordon Bleu(꼬르드 바이 르 꼬르동 블루)’사찰음식 팝업 레스토랑, 사찰음식 명상, 그리고 미디어 워크숍으로 구성됐다.

첫날인 10월 28일에는 요식 업계 관계자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여거스님의 사찰음식 특강이 진행됐다. 80여 명이 참여한 일반인 대상 특강에서는 모둠버섯밥, 연근배추겉절이, 도토리전이 소개됐다. 사찰 가을 밥상을 주제로, 영국에서도 구하기 쉬운 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가을철 사찰음식이 시연됐다. 강연 후에는 사찰음식의 재료, 절에서의 생활 등 다양한 질문이 1시간가량 이어지며 한국 사찰음식과 불교문화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했다.

29일에는 르 꼬르동 블루 런던의 채식(菜食) 조리 전문과정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 진행됐다. 이번 강의는 사찰의 가을을 담은 한상을 주제로, 송편, 녹두전, 연근배추겉절이, 수정과 시연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여거스님의 시연을 보고 레시피를 직접 작성하는 등 집중도 높게 수업에 참여했다. 실습 강의에서는 송편, 녹두전, 연근배추겉절이 실습을 진행해 한국 사찰음식과 조리법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31일에는 르 꼬르동 블루 런던 소속 레스토랑인‘CORD by Le Cordon Bleu’에서 정관스님의 사찰음식 정찬 팝업 레스토랑 행사를 진행했다. 영국에서 정관스님의 팝업 레스토랑이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점심과 저녁 행사로 진행됐다. 점심에는 현지 언론인과 인플루언서, 업계 관계자 30명이 참석한 오찬을 진행했고 저녁으로는 일반인 70여명이 정관스님의 사찰음식을 맛보기 위해 레스토랑에 방문했다. 특히 정관스님 팝업 레스토랑 진행 소식에 예약이 빠르게 마감되며 대기 리스트까지 생기는 등 현지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환영 음식으로는 연근, 김, 감자 부각이 제공됐고 전채로는 흑임자죽과 물김치, 메인으로는 차조밥, 버섯뿌리채소국, 묵은지 찜과 무 장아찌, 양송이버섯 간장조림, 감말랭이 고추장 무침, 취나물과 애호박고지 볶음, 시금치와 느타리버섯 나물, 녹두전, 표고버섯 조청조림, 애호박 두부찜이 제공됐다. 특히 표고버섯 초청조림은 정관스님의 시그니처 메뉴로, 방문객 중 한명은“스님께서 나오신 프로그램을 보고 이 음식을 맛볼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맛볼 수 있어서 굉장한 영광이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디저트로는 천진암 발효차, 한과, 송화다식, 무화과, 금귤 정과(正果)가 제공됐다.

또한, 정관스님은 전채, 메인, 디저트 식사 전에 한국의 불교문화와 사찰음식에 대한 소개, 사찰음식 명상을 진행하는 등 방문한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으로 방문객들의 사찰음식 팝업 레스토랑 방문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

11월 1일에는 문화원에서 사찰음식 명상행사가 진행됐다. 정관스님이 문화원에 방문한다는 소식에 참가 신청은 3일 만에 마감됐으며 80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해 정관스님과 음식 명상을 진행하고, 레시피 북을 함께 읽고, 한국 불교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3일에는 르 꼬르동 블루 런던에서 16명의 언론인,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정관스님의 워크숍을 진행했다. 정관스님은 시그니처 메뉴인 표고버섯 조청조림과 감말랭이 고추장 무침을 시연했고 참가자들이 스님의 레시피로 직접 음식을 만들어보는 형식으로 이어졌다.

선승혜 주영한국문화원장은 “사찰음식은 자연의 순환과 공존의 철학이 담긴 음식이다.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의 맛이 단순한 요리를 넘어 마음의 문화를 전하는 예술임을 보여줬다. 제철 음식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음식을 생명의 선물로 받아들이는 수행의 과정은 한국 미학의 소중한 가치이자, K-컬처가 전하는 따뜻한 마음의 표현이다”라고 행사 의미를 두었다.

주영한국문화원은 2020년 문화사업단, 르 꼬르동 블루 런던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2021년도부터 한국 사찰음식 강의를 진행했다. 이번 ‘한국 사찰음식 주간’은 르 꼬르동 블루의 개교 130주년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협력을 진행해 현지에 한국 사찰음식과 다양한 한식, 한국 문화를 알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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