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행보에 반대하는 ‘No Kings’(노 킹스) 시위가 지난 주말 미국 전역 2,100여 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며 1,100만 명 이상이 거리로 나왔다.
JNC TV에 따르면 LA, 애틀랜타, 앨라배마, 노스캐롤라이나, 뉴저지, 샌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 등 주요 도시에서도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이번 시위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행보가 미국 시민들의 분노(憤怒)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남부 캘리포니아 해변도시 사우스베이 지역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이민자 단속, 노조 탄압, 정치인 체포, 노인 학대, 그리고 경제 파탄까지 트럼프는 미국인의 삶을 전방위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시위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ICE(이민세관단속국)의 무차별적인 이민자 단속은 이번 시위의 기폭제(起爆製)가 됐다. 200만 명 이상이 소속된 서비스 종사자 국제노조(SEIU)의 데이비드 후에르타 회장이 체포되고, 중범죄로 기소된 사건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캘리포니아주 연방 상원의원 알렉스 파디야가 국토안보부 장관 크리스티 놈에게 질문하던 중 강제로 끌려 나가고 수갑까지 채워지는 장면이 생중계되며 충격을 줬다. 시민들은 “상원의원도 저런 대우를 받는다면 일반 시민은 어떻겠냐”며 분노를 표출했다.
트럼프 생일을 기념한 열병식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던 60여 명의 재향군인들이 강제 해산되었고, 이 중 80대 노인이 뒤로 수갑이 채워진 채 체포되는 장면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경제적 불만도 시민들의 거리행진을 촉발시킨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주가 폭락, 물가 폭등, 무차별 해고 등이 겹치며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했고, 이에 분노한 시민들이 “이제는 정말 충분하다(Enough is Enough)”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애틀랜타 시위에서는 “관세는 미국 국민에게 부과되는 세금입니다”, “트럼프는 기생충(寄生蟲)입니다” 등 강도 높은 메시지가 이어졌다. 한 연설자는 “우리는 국민이며, 우리의 집단적 힘이 바로 면역 반응이자 치료제입니다”라고 강조하며, “이 나라는 트럼프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쉘 강 전 민주당 조지아주 하원 후보는 “1992년 한인 1세대 이민자들이 이 땅에 왔고, 저도 30년 넘게 조지아와 스와니에서 살아왔다”며 “우리는 이곳에 도시와 공동체를 세우기 위해 왔고, 어떤 권위도 우리 위에 군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세금, 목소리, 노동이 이 사회를 만든 것이며, 우리는 주권을 가진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와니에서 이렇게 큰 집회는 처음 본다”며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애틀랜타 시위에서는 ‘김건희를 수사하라’는 한국어 피켓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해당 피켓을 든 이는 외국인이고, 이를 본 시민들이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반응을 보이며 SNS에서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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