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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에 호랑이가 나타났다”

백년전(百年前) 오늘 신문<24>
글쓴이 : 륜광 날짜 : 2024-04-17 (수) 15:53:32

백년전(百年前) 오늘 신문<24>

 

Newsroh=륜광輪光 newsroh@gmail.com

 

일본제국주의는 우리의 국권을 탈취하면서 한머리땅을 토끼 모양이라고 왜곡 선전했다. 대륙출신인 우리 민족의 웅혼한 기개(氣槪)를 잠재우기 위한 술책이었다. 그러나 한머리땅은 호랑이를 닮았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두 마리가 등을 지고 한 마리는 대륙을 향해, 다른 한 마리는 대양을 향해 각각 포효하는 형상이다.

 

'인왕산 모르는 호랑이 없다'는 속담에서 전해지듯 한머리땅엔 예로부터 호랑이가 많이 살았다. 국토의 70%가량이 산지라 호랑이가 서식하기 좋아 '호랑이의 땅'으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한국 호랑이는 북에선 백두산 호랑이, 조선범 등으로 불린다. 이런 호랑이들이 남한에서 공식 멸종이 되었다. 일제의 무자비한 수렵(狩獵) 때문이었다. 일제는 1915년부터 1942년까지 해로운 짐승들을 없애버린다는 이유만으로 총 97마리를 사살했다.

 

남녘땅에서 자취를 감춘 반면 1993년 북녘 자강도 낭림산에서 호랑이 가족 3마리가 생포됐다는 낭보(朗報)가 전해졌다. 현재 평양의 조선중앙동물원엔 백두산 호랑이 30마리를 보호하고 있다. 뉴스로는 20193월 조선중앙동물원에 있는 백두산 호랑이를 취재한 바 있다.




평양에 있는 백두산호랑이(위)와 조선중앙동물원  


백두산 호랑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북녘에선 강원도 고산군 등 3곳을 호랑이 서식지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백년전인 192449일 동아일보는 호랑이 두 마리가 경성 시중에 들어왔다는 기사로 사람들을 놀래켰다. 알고보니 한 포수가 강원도 회양군에서 호랑이 새끼 두 마리를 맨손으로 포획한 것을 서울의 집에 데려 온 것이다.

 

동아는 두 마리를 다 강아지 모양으로 목에 줄을 매서 마당에 붙잡아 매였고, 그 동네에는 구경꾼에게 시달린 작은 범 두 마리는 살던 집과 그리운 어미를 생각하는 듯이 양지 바른 곳에 기운 없이 앉아있는 것도 또한 애처러워 보이나, 강아지만한 범의 새끼일망정 제 체면은 다 차리느라고 구경꾼들이 놀리면 노란 눈을 노려 뜨고 흰 수염을 뻗치면 날카로운 이를 보이고, 어흥하고 덤비는 것도 가관이라고 전했다.

 

410일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는 ‘1개월 급료도 못 되는 임시정부의 세입(歲入)’ 기사를 실었다. 경무국 발표를 인용해 상해 임시정부가 형편없는 재정으로 허덕인다며 조롱하는 기사는 물론 사실과 배척된 것으로 독립운동의 본산인 임시정부의 권위를 훼손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한 것이었다.

 

아카이빙 전문매체 근대뉴스(http://www.19c.co.kr/) 가 제공하는 관련 기사들과 번역문을 소개한다.

 

 

호랑이 두 마리가 경성 시중에 들어왔다 (1924.04.09.) 동아일보



 

말만 들어도 놀래는 호랑이가 두 마리씩 경성에 들어왔다. 시내 죽첨정 인가 속에 호랑이 두 마리가 살아 있다 하면 누구든지 깜짝 놀랄 것이다. 인가가 조밀하고 인구가 많은 서울 안에 호랑이가 한 마리도 아니요 두 마리가 살아 있다니, 심약한 사람은 놀랐는지 모르나 알고 보면 과히 놀랄 것은 없으니 정말 큰 호랑이가 아니라 호랑이 새끼다. 하여간 맹수를 총 한방 아니 놓고 잡었으니 신기하기는 신기한 일이다. 이 호랑이 새끼 두 마리를 잡기는 시내 죽첨정(지금의 충정로) 3정목 172번지에 사는 계태환(桂泰煥)씨가 지난달 28일에 강원도 회양군 회양면 지석리 굴바위등이라는 산중에서 잡은 것이다. 계씨는 원래 포수였으므로 시내 관수동 41번지 사는 포수 우홍명禹泓命씨와 함께 지난 3월 초순에, 서울을 떠나 서로 각기 헤여져서 계포수는 회양 땅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달로는 봄이 가까운 3월이지 마는 회양 산골에는 눈이 쌓여 무릎을 넘었다. 그러나 호랑이를 못 찾아 무료하던 차에 그 전날 나무꾼 아이에게 굴바위등이에 호랑이 새끼가 나왔더란 말을 들은 계포수는 찬 날씨와 쌓인 눈을 무릅쓰고, 굴바위등이에 이르러 보니 과연 큰 굴이 하나 있고 그 앞에는 눈 위로 최고로 사나운 짐승이라는 자체가 공연히 사람의 가슴을 서늘하게 하였다. 어미 범은 나가고 없는 줄을 확실히 알게 된 계포수는 굴에다 불을 땠다. 조금 있다가 사정없이 들어가는 매운 연기에 못 이겨 새끼 표범 한 마리가 바깥으로 튀여 나오자 기다리고 있던 계포수는 쫓아가서 손으로 꼭 붙잡았다. 이렇게 한 마리를 잡은 계포수는 나머지 한 마리를 마저 잡을 생각으로 한 손에 육혈포를 들고, 또 한 손은 물리지 않도록 헝겊과 가죽으로 감고서 어두컴컴한 굴속으로 차차 몰아 들어가서 나머지 한 마리를 힘 안 들이고 손으로 꼭 붙들어 잡았다는데, 옛날에는 더러 맨 손으로 범의 새끼를 잡아 왔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근래에 와서는 매우 드문 신기한 일이다. 계포수는 그 두 마리를 서울 죽첨정(지금의 충정로) 자기 집에다가 두고 매일 개고기 등을 먹여서 기르는 중이며, 상당한 값이면 팔겠다 하는데 두 마리를 다 강아지 모양으로 목에 줄을 매서 마당에 붙잡아 매였고, 그 동네에는 구경꾼에게 시달린 작은 범 두 마리는 살던 집과 그리운 어미를 생각하는 듯이 양지 바른 곳에 기운 없이 앉아있는 것도 또한 애처러워 보이나, 강아지만한 범의 새끼일망정 제 체면은 다 차리느라고 구경꾼들이 놀리면 노란 눈을 노려 뜨고 흰 수염을 뻗치면 날카로운 이를 보이고, 어흥하고 덤비는 것도 가관인데 산에 있었을 때는 나무꾼의 개도 노려보고 굴속에는 토끼를 세 마리씩이나 잡아 놓았다 한다. 그리고 계포수는 산 범을 잡았거니와 우()포수는 정말 큰 범을 두 마리나 잡았다 한다.

 

1개월 급료도 못 되는 임시정부의 세입(歲入) (1924.04.10.) 매일신보

총액 2,500, 외국에서 알면 조소(嘲笑)하겠다고

의정원 회의에서 비밀리 보고

재무총장 이시영(李始榮) 보고


 


상해임시정부의 의정원 회의는 이미 보도한 바와 같이 의원은 수삼 명에 불과하여 일시 흥화(興化)하는 의논도 있었으나, 그후 그래도 계속 개회하엿는데 의사(議事)로는 의원의 임명 뿐으로 별반의 사항이 없었으며 각 위원은 심히 곤란한 모양으로 최근 회의에는 재무총장 이시영 씨가 출석하여 작년도의 임시정부 예산 수지 상황을 보고한 후 이번에 약한 재정 상태를 일반에 공표할 때는 외국인이 조소(嘲笑)할 바이라 하여 극비에 부친다고 부언하였으며, 이제 그 내용이란 바를 들은 즉 수지의 대부분은 임시정부 비품의 방매 대금으로 그 외 애국금 또는 가입금이라 자칭하는 것을 합하여 수입 총액은 겨우 2,500여 원에 불과하며 그리고 지출의 대부분은 애국금 또는 가입금의 반환으로 그 외는 통신비, 잡비 증의 약간으로 결국 총액의 증대를 계획하기 위하여 가공(架空)의 애국금 또는 가입금을 수입으로 하여 표시하고, 또 이것을 환부한 것으로 하여 수입 지출을 만들었으며 실제의 수지 총액은 위보다 더욱 소액인 모양이라더라. (경무국 발표)

 

두 처녀의 향학열(向學熱) (1924.04.10.) 조선일보

꽃다운 두 처녀가 대담스럽게

부모 몰래 나왔다가 붙들렸다



 

지난 6일 정오경에 경북 영주군 방면에서 오는 자동차가 상주(尙州)에 잠깐 정류함을 타서 꽃같은 두 처녀들은 점심을 먹고자 하여 여러 사람의 시선을 끌며 석모(石某)의 여관으로 들어가더니, 몇 분이 못 되어서 그곳 경찰서 순사 2~3명이 나와서 그 처녀들이 간 여관으로 가서 그 두 처녀를 데리고 경찰서로 가서 간곡히 설유하여 영주(榮州)로 돌려보냈다는데, 이제 그 자세한 내용을 들으면 그 두 처녀들은 경북 영주 시장 전기석(全基錫)의 장녀 전영희(全永熙·16)와 전기석의 조카딸 전숙자(全淑子·17)라는 아리따운 처녀인데, 그들은 모두 금년에 영주보통학교 여학교를 졸업하였다 하며 전영희는 재작년에 대구 신명(新明)여학교에 2년간이나 초등과에 다니다가 어떠한 사정으로 인하여 중지하였는데, 보통학교를 졸업하기 전부터 자기 부모들에게 항상 대구로 보내 달라고 무한히 애를 쓰며 졸았으나 자기 부모는 오늘 내일하며 개학기가 되도록 보내 주지 아니 하므로, 배우고자 결심한 바를 다시 고칠 수 없어서 자기 부모의 돈 40원을 몰래 가지고 나왔다고 하며, 집에 돌아가더라도 최초 결심한 바를 굽힐 수는 없다고 하며 방긋방긋 웃는 그 얼굴에는 그만한 결심과 그만한 자신이 있는 듯 하더라. (상주)

 

일가(一家) 세 미인이 도주 (1924.04.10.) 조선일보

화소조제(花笑鳥啼)의 봄철을 당하여

쓸쓸하고 재미없는 시골을 떠나

번호하고 찬란한 경성으로 온 듯

 



금년도 어느덧 봄철을 당하여 꽃피고 새가 울 시기가 가까워 옴에 자연히 가슴 소에서 솟아오르는 심화(心火)를 견듸지 못하여 가벼운 행장을 차려 가지고 정처없이 달아나는 방랑의 남녀도 무단히 늘어가서, 요사이 각 지방 경찰서에서는 사람을 찾아 달라는 청원에 고머리가 아플만치 행방불명자가 많아지는 모양인데, 충남 당진군에서는 한 집에서 젊은 여자 3명이 나물을 캐러 간다 빙자하고 영영 달아나고 만 희귀한 사실이 있다 한다. 이제 그 자세한 사실을 들으면 당진군 범천면 창리 이덕호(李德浩)의 집에서는 이덕호의 아내되는 신씨(申氏) 당년 21세 된 여자와 이덕호의 친제(親弟) 이덕삼(李德三)의 아내되는 장씨(張氏) 당년 18세 된 여자와 역시 그 집 곁방에 사는 이상준(李相俊)의 아내되는 장씨(張氏) 당년 20세 된 여자 등 3명은, 지난달 25일에 집안사람에게는 나물을 캐러 간다고 말하고 집에서 나간 후 날이 저물고 밤이 깊도록 돌아오지 아니함에, 집안사람들은 무슨 까닭인지를 알지 못하여 부근 지방으로 자세히 찾아 보았으나 종시 자취도 발견할 수가 없어서 하루 아침에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뜻밖에 홀아비가 된 그들의 남편 3명은 떼를 지어 관할 경찰서에 각기 자기 아내를 찾아달라고 수색원을 제출하였으므로, 그 경찰서에서는 지급히 각지 경찰서로 조회하여 수색에 노력하던 중, 그 여자들은 쓸쓸한 시골 구석을 떠나 번화한 경성으로 향한 형적이 있으므로 방금 경찰부에서는 시내 각 경찰서에 통지하여 수색하는 중이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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