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역사속으로> 8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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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7일은 독립을 향한 열망과 평화를 위한 약속, 그리고 새로운 세계를 향한 도전이 교차하는 날입니다. 조선에서는 순종의 즉위(卽位)로 국권을 둘러싼 격변이 이어졌고, 일제강점기에는 신채호가 민족의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는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세계에서는 거대한 화산이 폭발했고, 전쟁을 막기 위한 국제협정이 탄생했으며, 냉전이 끝난 뒤 한 나라가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역사 속의 주요 장면>
1883년 — 크라카타우 화산, 대폭발하다
1883년 8월 27일 인도네시아 순다해협의 크라카타우 화산이 역사상 가장 강력한 화산폭발 가운데 하나를 일으켰습니다. 거대한 폭발과 함께 화산섬의 상당 부분이 무너졌고, 대규모 쓰나미가 주변 해안을 덮쳤습니다. 화산재는 대기권 높이까지 올라가 전 세계의 기후와 일몰 풍경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8월 27일의 폭발을 1883년 크라카타우 분화의 절정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1928년 — 전쟁을 포기하자는 국제적 약속
1928년 8월 27일 파리에서 미국·프랑스·영국·독일·일본 등 15개국이 켈로그-브리앙 조약에 서명했습니다. 국가정책의 수단으로 전쟁을 포기하고 국제분쟁을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훗날 이 조약은 전쟁을 막지 못했다는 한계를 드러냈지만, 국제사회가 전쟁 자체를 불법화하려 했던 중요한 시도로 평가됩니다.
1991년 — 몰도바, 소련에서 독립하다
1991년 8월 27일 몰도바 의회가 독립선언을 채택했습니다. 소련의 붕괴(崩壞)가 가속화되던 시기, 몰도바 국민들은 키시너우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독립을 요구했습니다. 이날의 선언은 몰도바가 주권국가로 나아가는 결정적인 출발점이 됐습니다.
2003년 — 한머리땅(한반도) 핵 문제를 둘러싼 첫 6자회담
2003년 8월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남북한과 미국·중국·일본·러시아가 참여한 첫 6자회담이 시작됐습니다. 북한 핵 문제를 군사적 충돌이 아닌 다자 외교를 통해 해결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열린 첫 회담은 이후 북핵 문제를 둘러싼 다자협상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1907년 — 순종 황제 즉위,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가 되다
1907년 8월 27일 순종의 황제 즉위식이 거행됐습니다. 고종이 일제의 강요로 물러난 직후 왕위에 오른 순종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가 됐습니다. 즉위 당시부터 일본의 강력한 간섭 아래 있었고, 불과 3년 뒤인 1910년 국권을 상실하면서 황제의 지위마저 빼앗겼습니다.
<오늘의 탄생 인물>
홍범도(洪範圖, 1868~1943)
1868년 8월 27일 평안남도 양덕에서 태어난 독립운동가입니다. 산포수 의병부대를 조직해 일본군과 싸웠고, 1920년 봉오동전투에서 일본군을 크게 격파하며 독립군의 대표적인 무장투쟁 지도자로 이름을 남겼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2021년 그에게 대한민국장을 추서(追敍) 했습니다.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Georg Wilhelm Friedrich Hegel, 1770~1831)
1770년 8월 27일 태어난 독일 철학자입니다. 역사와 사회의 발전을 변증법적으로 해석하며 근대 철학에 큰 영향을 미쳤고, 이후 마르크스주의를 비롯한 다양한 사상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린든 B. 존슨(Lyndon B. Johnson, 1908~1973)
1908년 8월 27일 태어난 미국의 정치인으로,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이후 대통령직을 승계했습니다. ‘위대한 사회(Great Society)’ 정책을 추진하며 민권법과 투표권법 제정 등 미국 사회의 중요한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오늘의 타계 인물>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 1887~1965)
1965년 8월 27일 세상을 떠난 스위스 태생의 프랑스 건축가입니다. 현대건축의 새로운 공간 개념과 도시계획을 제시했으며, 20세기 건축의 흐름을 근본적으로 바꾼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W. E. B. 듀보이스(W. E. B. Du Bois, 1868~1963)
1963년 8월 27일 세상을 떠난 미국의 사회학자·역사가이자 인권운동가입니다. 흑인의 역사와 인종차별 문제를 학문적으로 연구했으며, 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사상적 토대를 마련한 대표적인 지식인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하일레 셀라시에(Haile Selassie, 1892~1975)
1975년 8월 27일 세상을 떠난 에티오피아 황제입니다. 이탈리아의 침략에 맞서 에티오피아의 독립을 지키려 했으며, 아프리카의 독립과 단결을 상징하는 지도자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습니다.
<오늘의 한마디>
“역사는 힘으로 길을 막은 사람보다,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 사람들을 기억합니다.”
8월 27일의 역사는 서로 다른 시대와 장소에서 하나의 질문을 던집니다. 어떻게 더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 것인가. 홍범도는 총을 들고 독립의 길을 걸었고, 몰도바 국민은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희생된 뒤 국제사회는 전쟁을 포기하자는 약속을 만들었고, 2003년에는 한머리땅의 긴장을 대화로 풀어보려는 6자회담이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역사는 늘 완성된 답을 주지는 않습니다. 켈로그-브리앙 조약은 전쟁을 막지 못했고, 6자회담 역시 한머리땅 비핵화라는 목표를 끝내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찾았다는 사실입니다. 8월 27일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독립도, 평화도, 민주주의도 한 번의 선언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 가치를 지키고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을 때 비로소 역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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