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역사속으로> 8월 23일
8월 23일은 강대국의 밀약(密約)으로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운 날이면서, 억압에 맞선 사람들의 연대가 빛난 날이기도 합니다. 한머리땅에서는 경제위기의 긴 터널을 벗어나는 순간이 있었고, 유럽에서는 수백만 명이 손을 맞잡아 자유를 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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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주요 장면>
1939년 — 독일과 소련, 비밀리에 유럽을 나누다
1939년 8월 23일 나치 독일과 소련이 모스크바에서 독소 불가침조약(몰로토프-리벤트로프 조약)을 체결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서로 공격하지 않겠다는 약속이었지만 비밀의정서를 통해 동유럽의 세력권을 나누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불과 일주일 뒤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1942년 — 스탈린그라드 전투가 시작되다
1942년 8월 23일 독일군이 스탈린그라드에 대규모 공습을 가하면서 전투가 본격화됐습니다. 이후 약 6개월 동안 이어진 전투에서 양측은 막대한 인명 피해를 입었고, 1943년 독일 제6군의 항복으로 끝났습니다.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제2차 세계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전투 가운데 하나로 평가됩니다.
1989년 — 발트 3국 사람들이 손을 맞잡다
1989년 8월 23일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서 약 200만 명이 손을 맞잡고 675㎞에 이르는 인간띠를 만들었습니다. ‘발트의 길’로 불린 이 평화 시위는 1939년 독소 불가침조약 50주년에 맞춰 소련의 지배에 항의하고 독립을 요구한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무기가 아니라 손을 맞잡는 연대로 자유를 외쳤고, 2년 뒤 세 나라는 독립을 회복했습니다.
2001년 — 대한민국, IMF 관리체제에서 벗어나다
2001년 8월 23일 대한민국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차입금을 최종 상환(償還) 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로 IMF에 긴급자금을 요청한 지 3년 8개월 만이었습니다. 당초 2004년까지 상환할 예정이었지만 조기 상환하면서 IMF 관리체제가 사실상 종료됐습니다. 외환위기의 상처는 컸지만 국민의 금 모으기 운동과 경제개혁 등이 위기 극복의 중요한 동력이 됐습니다.
<오늘의 탄생 인물>
조광조(趙光祖, 1482~1519)
조선 중종때 개혁 정치가로 사림을 이끌며 현량과 실시, 소격서 폐지 등 개혁을 추진했고 도학정치를 통해 부패한 정치질서를 바로잡으려고 애썼습니다. 급진적인 개혁에 대한 반발로 1519년 기묘사화(己卯士禍)에 휘말려 사사(賜死)됐지만, 조선의 정치개혁을 상징하는 인물로 남았습니다.
진 켈리(Gene Kelly, 1912~1996)
1912년 8월 23일 태어난 미국의 배우·가수·무용가·안무가입니다. 『사랑은 비를 타고』와 『파리의 미국인』 등을 통해 영화와 춤을 결합한 새로운 뮤지컬 영화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Kobe Bryant, 1978~2020)
1978년 8월 23일 태어난 미국의 농구선수입니다. NBA의 전설적인 스타로 다섯 차례 우승을 차지했으며, 치열한 승부욕과 끊임없는 자기계발로 전 세계 스포츠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현역 시절부터 전용 헬리콥터로 출퇴근했던 그는 2020년 1월 26일 시코르스키 S-76을 타고 맘바 스포츠 아카데미로 가던 중, 로스앤젤레스 서쪽의 칼라바사스에서 추락해 숨지고 말았습니다.
<오늘의 타계 인물>
윌리엄 월리스(William Wallace, ?~1305)
1305년 8월 23일 처형된 스코틀랜드의 독립운동 지도자입니다. 잉글랜드의 지배에 맞서 싸웠으며, 그의 삶은 훗날 스코틀랜드 독립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루돌프 발렌티노(Rudolph Valentino, 1895~1926)
1926년 8월 23일 세상을 떠난 이탈리아 출신 미국 배우입니다. 무성영화 시대의 대표적인 스타로, 강렬한 외모와 이국적인 이미지로 ‘영화의 첫 남성 섹스 심벌’ 가운데 한 명으로 불렸습니다.
찰스 오거스터스 쿨롱(Charles-Augustin de Coulomb, 1736~1806)
1806년 8월 23일 세상을 떠난 프랑스의 물리학자입니다. 전기력과 자기력에 관한 연구로 유명하며, 전하 사이의 힘을 나타내는 쿨롱의 법칙과 전기량의 단위 ‘쿨롱’에 그의 이름이 남아 있습니다.
<오늘의 한마디>
“한 사람의 손은 약하지만, 서로 맞잡은 손은 역사를 움직입니다.”
8월 23일은 역사의 아이러니를 보여줍니다. 강대국들은 비밀협정으로 유럽을 나누었고 전쟁은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그러나 반세기 뒤 발트 3국의 시민들은 서로의 손을 맞잡는 평화로운 연대로 그 벽에 맞섰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외환위기의 깊은 상처를 딛고 IMF 차입금을 조기 상환하며 경제적 주권을 회복했습니다. 역사는 힘으로 세상을 나누는 사람들보다, 손을 맞잡고 새로운 길을 만드는 사람들의 힘을 오래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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