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진출은 아쉽게 이루지 못했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의 활약에 박수를 보낸 건 외국인 붉은 악마들도 있었다. 다인종사회인 뉴욕다운 풍경이었다.
▲ 외국학생들이 한글로 된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대~한민국!'을 외치고 있다.<사진=강우성씨 제공>
외국인 팬들은 26일 우루과이전을 지배하고도 한국이 패하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태극전사들의 선전에 박수를 보내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한국팀을 응원하겠다고 다짐했다.
파비오 페르난데스 씨는 “한국이 이긴 경기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선 정말 강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8강 진출을 눈앞에 둔 한국의 패배가 누구보다 아쉬운건 역시 토종 붉은 악마들이었다.
이날 뉴욕과 뉴저지 일대의 한인들은 대규모 연회장과 스포츠 바, 크고 작은 식당들에서 모여 열렬한 응원전을 펼쳤으나 결국 한점차 패배로 끝나자 진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뉴욕에서 가장 많은 한인들이 모인 곳은 프라미스 교회. 한인들은 예배당 1,500석을 꽉 채우고도 통로까지 입추의 여지없이 들어찼다.
프라미스 교회에서는 ‘밥퍼 목사’로 유명한 다일공동체의 최일도 목사도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최 목사는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는 없다. 4년 후에는 어떤 팀과 싸워도 잘 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노던블러바드 일대의 식당, 카페 등 TV중계를 하는 장소마다 한인들이 모여 목청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치며 태극전사를 응원했다.
뉴저지의 새로운 응원명소 파인플라자 역시 500여명이 홀을 가득 채운 가운데 미처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이 문 밖에서 까치발을 들고 응원하는 열기를 보였다.
비록 8강 진출엔 실패했지만 한인들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최윤지 씨는 “선수들이 너무 잘했다. 진게 아쉽지만 그래도 우리 태극전사 잘했다”고 말했다.
고된 이민생활에 한바탕 축제분위기를 만끽한 한인들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4년 뒤를 기약했다.
축구로 하나된 2010년 6월, 뉴욕과 뉴저지의 붉은 악마들은 애국심과 자긍심을 가슴에 안고 일상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태극기도 받고 한국어 중계도 듣고
이날 경기 두시간전인 오전 8시 뉴욕 플러싱 공영주차장과 뉴저지 팰팍 타운홀에서는 태극기를 받으려는 한인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뉴욕의 유일한 24시간 한국어라디오방송 KRB의 무료 배포 현장이었다.
이날 태극기는 열흘이면 배우는 한국어교재를 시판하는 권마태 씨의 특별 후원으로 이뤄진 것으로 KRB는 나이지리아와의 예선전이 열린 22일에도 태극기 500장을 배포한 바 있다.
KRB는 이번 월드컵에서 미동부에선 유일하게 자체 한국어 중계방송을 펼쳐 동포들의 높은 인기를 모았다. 미국에선 월드컵 중계권을 케이블의 경우 ESPN이 갖고 있어 ESPN를 통해 라디오 중계권을 획득한 것.
덕분에 한인들은 영상은 ESPN을 보면서 귀로는 한국어 중계를 들으며 보다 편안한 월드컵 시청과 응원을 펼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