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세계는 희토류 전쟁!’
미국이 최첨단 무기생산 등에 필요한 ‘희토류(REE: Rare Earth Elements)’ 확보에 전전긍긍(戰戰兢兢)하고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강력한 영구자석(永久磁石)을 다량 함유한 희토류(稀土類)는 첨단 무기 생산에 긴요한 물질로 오늘날 석유를 능가하는 전략적 자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 희토류광석의 강한 자성(磁性)으로 동전이 붙은 모습을 볼 수 있다.www.wikipedia.com
미국 정부는 희토류 확보를 위해 발 벗고 나섰지만 생산은 중국이 틀어쥐고, 가공특허는 일본회사가 장악하고 있어 뽀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 희토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은 지난 7월부터 해외수출쿼터를 72%나 줄이는 등 전략무기화의 뜻을 노골화(露骨化)하고 있다. 중국은 2012년 생산물량이 중국 내수시장 수요에도 못미칠 것으로 보여 전 세계가 희토류 전쟁에 직면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4월 14일 GAO(회계감사원)이 희토류 보고서를 발간한데 이어 지난 7월 28일 미 의회조사국 CRS가 희토류 수요공급현황과 이를 확보하기 위한 미 의회의 입법현황 등을 종합한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비상한 관심을 기울여 왔다.
희토류 매장량(埋藏量)은 중국이 전 세계의 36%를 차지하고 미국도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패스의 희토류 광산(鑛山) 등 13%를 차지하고 있다. 비경제적 매장량까지 포함할 경우 중국이 59%, 미국은 9%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과의 임금 격차 등 채산성이 안 맞아 미국 기업들이 문을 닫은 상태이다.
의회조사국 보고서는 채굴중단 광산의 문을 열고 신규 광산을 발굴(發掘)하면 미국의 수요를 충족(充足)시키고도 남는다고 전망했지만 희토류 채굴이 재개되기까지 10년 정도는 소요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희토류는 방사능(放射能)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채굴과정에서의 환경과 안전문제가 고려되야 한다. 희토류가 섞인 광석에서 가장 강력한 영구자석으로 꼽히는 네오디미엄과 사마리움 등을 분류해 내는 특허 기술을 대부분 일본계 회사가 소유하고 있어 특허권이 풀리는 2014년까지 일본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지난해 미국은 희토류를 전혀 채굴하지 못한 반면 중국은 전 세계 생산의 97%를 차지하는 등 절대강자의 위치를 점유(占有)하고 있다.
올해 전세계 희토류 수요는 13만4천톤이었지만 생산은 12만4천톤에 그쳤고 2012년에는 수요가 18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2014년에는 중국의 생산량이 16만톤, 수요는 20만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뉴욕=안치용특파원 newsroh@newsroh.com
<꼬리뉴스>
희토류전쟁 한국도 관심 가져야
중국은 지난해 생산한 12만톤 중 5만톤을 수출했지만 올해는 3만톤으로 수출물량을 대폭 줄였다.
미국은 대체물질(代替物質) 개발에도 관심을 두고 있지만 실용화(實用化)되기까지 10년~20년이 걸릴 것이라고 의회조사국은 예상했다.
미 연방의회는 희토류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난 3월 29일 하원법안 4866이, 비슷한 시기에 상원법안 3521을 각각 상정 심의(上程審議)했다.
또한 국방부가 희토류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수급계획을 수립하는 방안도 마련, 심의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에 나서고 있다.
의회조사국은 이번 보고서 말미에 4가지의 실행 가능한 정책 대안(代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첫째, 미국 지리학회로 하여금 미국내 희토류광산 채굴의 경제성 여부를 평가하고 대체물질 개발을 위한 리서치를 할 수 있는 예산을 지원한다.
둘째, 희토류 확보를 위한 광범위한 국제적 전략으로 미국은 물론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등 다른 나라의 광산까지 적극적으로 채굴할 수 있도록 지원, 장려(獎勵)한다.
셋째, 2009년 미국이 일부 중국수출 원자재에 대해 제소한 것처럼 수출을 제한하는 중국의 행위를 쿼터부여 등을 금지한 WTO에 제소한다.
넷째, 정부주도하에 적정 비축량(備蓄量)을 확보, 물량을 조절한다 등이다.
미국도 벌벌 떨게 하는 희토류 자원 전쟁, 한국도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