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중국계 여성이 렌트비를 받으러갔다가 세입자에게 쇠파이프로 심한 폭행(暴行)과 감금(監禁)까지 당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졸지에 봉변을 당한 불운한 집주인은 썬 윤총 씨(43). 썬 씨는 30일 퀸즈 코로나에 있는 자신의 집에 세들어 사는 자술리 아브디무텔 씨(22)에게 렌트비를 받으러 갔다가 쇠파이프로 흠씬 두들겨맞고 7시간 뒤에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위기의 썬 씨를 구해낸 것은 중국에 출장가 있던 남편이었다. 데일리뉴스에 따르면 썬 씨의 남편은 이날 아내가 전화를 계속 받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코로나의 집에 출동, 중상을 입은 채 누워 있던 썬 씨를 구출할 수 있었다.
썬 씨의 사나운 일진(日辰)이 시작된 것은 이날 오후 1시경. 아파트에 도착해 렌트비를 달라고 하자 아브디무텔 씨는 쇠파이프로 머리와 가슴을 무차별적으로 가격했다. 그녀가 비명을 지르며 휴대폰으로 경찰에 전화하려고 하자 전화를 내동댕이 치고 스타킹으로 입을 막은채 계속 폭행을 가했다.
가해자는 축 늘어진 썬 씨에게 “소리를 내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을 가한 후 피에 젖은 옷과 매트리스 등을 치우다 8시경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피범벅이 된 채 병원으로 긴급후송(緊急後送)된 썬 씨는 오른팔이 골절되는 등 심한 타박상과 머리와 얼굴을 수십바늘 꿰매는 치료를 받았다. 가해자는 1일 1급 폭행혐의로 기소됐다.
뉴욕=임지환특파원 jhlim@newsroh.com
<꼬리뉴스>
고약한 세입자에 우는 미국의 집주인들
‘렌트비가 뭐길래’
미국은 렌트사는 사람들의 비중에 약 40%에 달한다. 집을 소유할 수 있는데도 일부러 집을 사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한국과 달리 집을 갖고 있다고 해서 큰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
투자가치도 크지 않고 부유한 지역에선 주택보유세가 월세만큼이나 비싼 경우도 많다. 집을 유지 관리하는 비용도 인건비가 비싼 미국에선 수월찮게 들어간다.
한국에선 월세를 산다면 집없는 설움이 느껴지지만 솔직히 미국에선 집주인이 월세를 상습적으로 체납하고 속썩이는 고약한 세입자때문에 전전긍긍(戰戰兢兢)하는 경우가 많다.
집주인이 세입자를 들일 때 꼼꼼하게 크레딧을 체크하고 이런저런 서류를 요구하는 것도 골치 아픈 세입자를 피하기 위해서다.
그렇다해도 이번 사건처럼 무지막지한 세입자는 찾기 어렵다. 집주인이 특별히 세입자를 자극했다는 내용이 없는 걸 보면 한마디로 싸이코 세입자를 만난게 아닌지..
신기한 것은 중국에 가 있는 남편이다. 아내가 밝은 대낮에 불과 8시간 소식이 끊겼을 뿐인데 경찰에 신고할 생각을 했을까. 결과적으로 잘 한 일이지만 이 남편, 혹시 과도한 아내사랑을 하는 사람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