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납치감금 등 인권유린에 항의하는 집회(集會)가 16일 뉴욕과 보스턴 LA 등 미 전역 11개 도시에서 일제히 벌어져 비상한 관심이 일고 있다.
특히 뉴욕에서는 맨해튼 파크애버뉴에 있는 일본총영사관 앞에 종파를 초월한 종교지도자와 인권단체 지도자. 납치피해자 등 200여명이 모여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일본 정부를 비난했다.
이들은 지난달 12일에도 일본총영사관 앞에서 항의집회를 갖고 일본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서한(書翰)을 니시미야 일본총영사에게 전달한 바 있다.
이날 집회는 루온 애브라함 로스(Luonne Abram Rouse) 뉴욕주 감리교회 목사와 필라델피아 오순절교회파 창시자인 제시 에드워즈(Jesse Edwards) 목사, 마이클 젠킨스(Michael Jenkins ) 목사, 조슈아 커터(Joshua Cotter) 미국 통일교회 부회장, 안제릴카 셀르(Angelika Selle) 미국여성연합회장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루크 히구치 납치감금 피해자 협회 회장과 미치코 프레스키, 미쓰코 안탈 씨 등 납치감금 희생자들이 자리해 악몽(惡夢)의 순간을 생생히 증언(證言)했다.
루온 로스 박사는 "국민의 기본적인 인권을 외면하는 일본정부가 과연 선진국으로 부를 수 있느냐"고 개탄하며 "일본 정부와 강제개종세력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미국의 모든 양심적인 사람들과 함께 인권유린 행위에 결연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제시 에드워즈 목사는 "종교와 사상과 양심의 자유는 인간의 가장 기본 권리"라고 전제하고 "헌법에 명시된 종교자유를 침해하는 위법행위가 선진 민주국가인 일본에서 자행(恣行)되고 있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집회에는 미국과 한국의 언론사가 취재를 한 반면 당사국인 일본의 취재진은 단 한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 일본 언론들은 사전에 취재 요청을 했지만 모두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크 히구치 납치감금피해자협회 회장은 "일본 언론사에서는 자국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인데도 한번도 기사 화하지 않았다.종교를 떠나 소수에 대한 인권침해가 자행되는데도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일본 매스컴은 언론이기를 포기한 것인 지 묻고 싶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날 종교지도자 및 인권운동가들은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 및 종교의 자유 침해에 대해 깊은 유감과 분노를 표하고 소수종교 신앙자들에 대한 박해(迫害)와 차별(差別)을 중단할 것을 일본정부에 요청하는 탄원서를 다시 제출했다.
한편 오는 12월 3일 일본에서는 일왕의 황궁 앞에 3500명이 집결, 국회의사당을 향해 데모행진을 하는 등 각 도시에서 총 2만1천명이 동시에 데모를 계획하고 있어 더욱 큰 파장(波長)을 예고하고 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 꼬리뉴스>
SBS 방영이 국제공론화 불질러
이날 집회에 모인 참석자들은 종교지도자들의 연설에 이어 구호를 연호하며 자국인의 인권문제에 귀 기울이지 않는 일본 정부와 언론의 각성(覺醒)을 촉구했다.
규탄 집회가 열린 것은 뉴욕을 비롯, 보스턴 시카고 시애틀 로스엔젤레스 샌프란시스코 포틀랜드 휴스턴 마이애미 애틀랜타 호룰루루 등 11개 도시다.
참가자들은 지난달 12일 뉴욕에서 같은 취지의 집회를 했음에도 지금까지 어떠한 공식적인 응답도 얻지 못한 것에 대해 큰 실망과 분노를 표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사태가 공론화된 것은 지난 10월 6일 '뉴스 추적'에서 심층 취재한 내용이 나간 것이 계기가 됐다. 방송전 예고방송 제목이 '통일교, 납치감금문제'여서 통일교측이 감금을 한 것으로 잘못 이해한 이들이 많아 시청률이 더욱 올라가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날 방송 후 SBS의 홈페이지엔 7천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는 등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고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통일교인의 이미지가 방송 전에는 10% 긍정적, 90%가 부정적이었는데 반해 방송 후에는 긍정적 50%, 부정적 50%로 변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일본인 부인은 약 7천명이 한국에 거주하며 이중 300명이 납치감금을 경험한 여자 신도들로 파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