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대 의회가 출범한 5일 워싱턴 D.C.에서 신임 하원의장 존 베이너 공화당 대표 못지 않게 눈길을 끈 여성이 있다. 바로 베이너 의원의 부인 데비 베이너 씨(62)였다.
이날 그녀는 두 딸 트리시아와 린제이와 함께 나란히 방청석에 앉아 차분하게 취임과정을 지켜봤다.
남편은 하원 의장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올라 미국 정치의 중심 워싱턴 D.C에서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내게 됐지만 그녀는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집이 있는 오하이오에서 평범하게 생활할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오하이오에서 파트타임으로 계산대 수납원의 파트타임 일도 하는 데비 베이너 씨는 “남편도 나도 평범한 보통사람이다. 집에 있을 때는 남편의 옷을 다려주고 가족들과 함께 잔디도 깎는다. 물론 남편은 그 일을 혼자 다 한다고 말하지만..”하고 수더분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지난 20여년간 정치 1번지에서 활약한 남편을 내조(內助)하면서도 자신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다. 남편의 선거유세에도 별로 따라나서지 않았고 워싱턴 D.C.에서 잠깐이라도 살아본 적이 없다. 남편이 하원 의장이 됐지만 달라질게 없다는 것이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취임 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내는 아마 이 세상에서 가장 현실적인 사람일 것”이라고 거들었다.
뉴욕=민지영특파원 jymin@newsroh.com
<꼬리뉴스>
베이너부인 영국여왕만찬 100달러짜리 드레스입고 참석
베이너 의장이 결혼한 것은 1973년이다. 부인 데비 베이너 씨는 자신의 일상을 “아침에는 근력을 기르는 필라티즈 운동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남편 일과를 챙긴다”고 했다.
매일 아침 8시에 베이너 의장은 부인에게 자신의 하루 일과를 알려주면 함께 참석해야 하는 행사가 있다면 상의하고 각자 필요한 스케줄을 진행한다고 했다.
사실 베이너 부인의 직업은 공인중개사다. 그녀는 신시내티 외곽에서 일을 하는데 현재 10만 달러 상당의 아파트와 300만 달러 주택을 리스팅에 올려 놓고 매매를 추진하고 있다. 그녀는 “이 일도 남편이 하는 것처럼 똑같은 과정의 되풀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오하이오의 자선단체의 이사로도 참여하고 델리 플라워 가든센터라는 원예업체에서 현금출납업무도 맡고 있다.
베이너 부부는 재산이 많지도 않지만 검소하게 사는 것이 몸에 배어 있다. 베이너 부인의 성품을 말해주는 일화(逸話) 한 토막. 2007년 워싱턴에서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2세를 위한 국빈만찬이 열렸을 때 그녀는 불과 100 달러짜리 싸구려 드레스를 입고 참석했다.
베이너 부인은 “그때 내 옆에는 1만 달러짜리 드레스를 입은 여자들이 수두룩했다. 하지만 한번만 입고 말 드레스인데 왜 그런 짓을 하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