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많은 한인들이 한국어 과목과 교직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뉴욕한인교사회(KATANY)가 22일 맨해튼 NYU(뉴욕대) 실버 센터에서 정기 워크샵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김은주 뉴욕한인교사회 회장을 비롯, 60여명의 한인교사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교사들의 주제 발표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워크샵에서 교원자격증에 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한 피터 메이슨(Peter Mason) 씨는 “한국어반이 활성화되면서 전문 교사의 충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직업의 안정성을 위해선 한국어교사 자격증외에도 정규교사 자격증을 취득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엔 뉴욕한인수산인협회 박동주 회장과 뉴욕한국교육원 이석 원장도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해 풀턴 어시장에서 한인상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행위에 집단행동으로 맞서 큰 반향을 일으킨 박동주 뉴욕한인수산인협회 회장은 “한인사회에 더 많은 교육분야의 인재들이 배출돼 한인커뮤니티가 주류사회에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석 교육원장도 뉴욕한인교사회가 워크샵 등을 통해 교직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 이 원장은 정부의 지원확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정치경제분야와 마찬가지로 교육분야에서도 한인의 입지가 굳건해야 한다. 본국 정부의 지원을 성심껏 끌어내 후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2006년 한국어과목이 만들어진 동서국제학교(EWSIS)에서 외국인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이정혜 교사는 “모호하게 한국어에 접근하지 않고 음식과 문화, 풍습과 연결하여 익숙해지고, 친숙해진 다음에 좋아하게 만드는 문화적 단계를 밟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사는 “지난해부터 연방정부로 부터 공립학교에서 한국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신설되었다”며 좀 더 많은 교사들이 서로 긴밀한 유대속에 정보를 나눌 수 있게 되기를 희망했다. 현재 제 2외국어로 한국어를 신설한 학교는 뉴저지에 2개교, 뉴욕에 10개교가 있다.
이날 행사를 주도한 김은주 회장은 “한인교사회는 매달 한번씩 정기모임을 갖고 일년에 한 두차례 워크샵을 열고 있다”며 좀 더 많은 한인들이 자신감을 갖고 교직에 많이 진출해 줄 것을 당부했다. 현재 써니사이드 PS 150에서 과학과목 교사로 재직중인 김은주 회장은 미전국교사협회의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KATANY는 뉴욕 일원의 초중고등 학교 한국인 교사들로 구성된 비영리단체로 1992년 조직된 이래 정기모임과 워크샵을 개최하고 있으며 교직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웹사이트(www.katany.org)를 통해서 상세한 정보와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뉴욕=김진곤특파원 ckkim@newsroh.com
<꼬리뉴스>
한인교사 중국교사에 비해 크게 적어
교직생활 20년을 넘긴 플러싱고교의 여봉순 교사(사진)는 “교사 생활을 시작할 당시엔 언어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학부모와 학교를 연결해주는 역할에 중점을 두었다면 지금은 교사의 권익신장(權益伸張)과 한국어 보급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고 한인교사의 달라진 위상을 소개했다.
한인 교원양성은 하나의 교사라는 직업을 떠나서 한국어를 보급하고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서 알릴 수 있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한인교사의 숫자가 턱없이 부족하고 특히 중국과 비교해서 큰 차이가 나고 있으며 정부 보조와 지원도 미비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이정혜 교사는 “한국어 수업에서 '불고기는 맛있다' '불고기는 정말 맛있다' '불고기는 뜨거울때 먹어야 맛있다' 이렇게 단계적으로 표현을 늘려가며 수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언어만이 아닌 역사와 문화까지 망라(網羅)된다”며 한국어 과목의 중요성을 강조해 호응을 얻었다.
수년전만 해도 ‘한국어는 재밌고 쉽지만 배워봤자 훗날 쓸모가 없다’라는 인식이 많았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제2외국어로서 한국어가 대학진학시 유리하고 직업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대될 경우 한국어과목의 파급효과(波及效果)도 그만큼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스타이브샌트 고교 강태중 한인학부모회장은 아시안 특히, 한인 청소년들의 자살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학습능력을 비관해 자살하는 청소년들은 부모와 사회의 책임이 크다”며 “모든 아이들이 저마다 갖고 있는 재능을 긍정적으로 키워나갈 수 있도록 따스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학이나 과학 등 학과점수를 잘 받아야만 최선이 아니다. 이민 1세대의 부모역할과 달리 지금 당면한 부모의 역할은 아이들이 저마다 갖고 있는 재능을 인정하고 부모 고집대로 몰아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