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명문 NYU(뉴욕대) 대학원의 한인학생들이 맨해튼에서 미국인들이 중국의 ‘춘절(春節)로 착각하는 설날을 우리 민족의 고유 명절로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오는 10일 NYU 킴멜센터 E&L 대강당에서 한국문화홍보행사인 설날 페스티벌(Seollal Festival)을 개최하는 NYU 대학원한인학생회는 이에 앞서 8일 맨해튼 거리에서 다양한 전통한복차림으로 유인물(油印物)을 나눠주는 등 행사를 홍보해 뉴요커들의 시선을 끌었다.
NYU대학원한인학생회의 이동석 회장과 강우성 부회장 등 남녀학생들은 정통 한복은 물론, 양반과 기녀 등 다양한 차림으로 오후 내내 맨해튼 일대를 누벼 뉴요커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설날 페스티벌은 다양한 국적의 학생 및 주류 인사 등 약 3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설날의 유래와 풍습, 의미를 설명하고 제기차기 토너먼트, 세배하기 등의 체험형 이벤트와 전통무용, 국악, 태권도 시연 등 한국 명절의 다채로운 멋과 즐거움을 알릴 계획이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NYU대학원 한인학생회 강우성 부회장은 글로벌웹진 ‘뉴스로(Newsroh.com)’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음력 설은 ‘Chinese New Year’라고 알려져 한국인들이 한복을 입고 떡국을 먹으며 윷놀이를 해도 중국문화의 일부로 인식하는 실정”이라며 “이를 근본적으로 뜯어 고치려면 뉴요커들의 중심에서 우리의 설날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강우성 씨는 “단발성이 아닌 지속성 있는 문화 홍보 활동을 통해 정체성을 확립하고, 이 과정이 이루어 질 때 비로소 올바른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인학생회 이동석 회장은 “지난해 10월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중국의 소수 민족의 문화를 소개하는 ‘Colorful China’라는 공연이 열렸는데 한국의 문화인 아리랑, 한복, 기생, 대장금 등이 중국내 소수민족인 조선족의 문화라는 식으로 왜곡(歪曲)했다”며 “이를 통해 보듯 중국, 일본의 문화 침략이 더욱 노골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동석 씨는 “이번 행사 제목을 ‘Seollal’로 함으로써 ‘Chinese New Year’가 아닌 ‘Korean New Year’임을 강조하고 한국이 중국과 일본의 ‘문화 속국’이 아닌, 당당한 문화 독립국임을 선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중국 일본은 정부 전폭지원..한국과 대조
한인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나설만큼 중국과 일본의 문화홍보전략은 정부 차원에서 주도면밀하게 진행되고 있다.
강우성 씨는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중국인 학생들을 앞세워 치밀하게 자국의 문화를 홍보하고 한국문화마저 그들의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 반면 한국은 정부와 민간 공히 절대적으로 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학생들이 자금을 마련하고 행사를 계획하지만 많은 애로사항이 있다”면서 “한국 정부도 만명에 달하는 미국 유학생 및 학생회를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한인학생회는 이번 행사를 위해 직접 발품을 팔며 미동부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와 뉴욕한국문화원, 한국관광공사 등의 기관과 광주요 그룹, 본촌치킨 등 일부 한국 기업들로부터 후원을 끌어냈고 한인상인들도 성금을 보내는 등 정성을 모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기업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아 예산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등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