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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 초등생 24살 교사와 살림’ 일본의 막장 만화<NY타임스>

글쓴이 : 장의수 날짜 : 2011-02-13 (일) 07:14:55

막장 만화로 잘 알려진 일본의 코믹북이 뉴욕타임스에 대서특필됐다. 뉴욕타임스는 10일 미성년 어린이들을 성상품화 한 일본의 만화산업을 소개하며 이같은 만화들에 대한 규제 움직임에 대해 업계의 강력한 반발(反撥)을 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화중에 ‘내 아내는 초등학생’이란 것이 있다. 24살 남자교사가 12살 초등학생과 결혼하는 내용이다. 물론 실제 정사를 묘사하고 있지는 않지만 교사의 선정적인 팬타지가 상세히 그려지고 살짝 노출한 소녀의 몸을 외설적(猥褻的)으로 전달하고 있다.

 

일본의 성상품은 만화만이 아니다. 새로운 형태의 DVD가 광범위하게 보급되고 있다. 어린 모델이 작고 하얀 비키니 차림으로 물을 흠뻑 뒤집어 쓴채 비치볼을 하고 놀거나 하녀복장을 한 채 팝콘을 튀기는 등의 동영상이다. 현재 높은 인기의 모델은 13세 소녀 이누마 아카리다.

뉴욕타임스는 “일본은 상대적으로 성상품을 공개하는 것이 관대한 나라”라며 “많은 나라에서 아동포르노로 인식하는 상품들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춘기소녀들을 성적 행위로 묘사하는 코믹북 만화 시장 규모는 무려 55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주니어 아이돌’로 불리는 이들 소녀의 외설적 묘사는 성도착증세인 소아성애(小兒性愛 pedophilia)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를 규제하기 위해 도쿄 등 일부 시도에서 새로운 조례를 발표하고 있다. 오사카 현도 비슷한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 도지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제의 만화 두권을 내동댕이치면서 “비정상의 변태성욕자들을 용인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공박했다.

도쿄에서 코믹 북 등 이들 미디어 상품은 7월부터 규제를 받게 된다. 이에 일본의 거대 출판사 10개는 다음달 열리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영화들을 위한 도쿄 국제 애니미 박람회를 보이콧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일본 최대의 출판사인 고단샤의 쉬미즈 야스마사 부회장은 “만화는 만화일뿐이다. 우리는 원하는 것을 쓸 자유가 있다”면서 “만화의 창작은 어떤 것도 제한없는 사고를 바탕으로 한다”고 항변했다.

일본 외설만화는 17~19세기 서민예술을 그린 우키요에(浮世繪)의 에로티카(성애물)의 역사에 맥을 두고 있다. 고기잡이 여성과 문어의 외설적인 교합을 묘사한 호쿠사이의 유명한 그림이 그 예이다.

새로운 법령은 18세 미만은 만화 DVD 소설 비디오게임 등 관련 출판물을 사고팔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한 13세 미만의 아이들이 성적인 내용을 묘사한 잡지와 비디오에 나올 수 없도록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동포르노에 대한 일본의 법령이 국제 기준에 비해 느슨하다고 지적한다. 일본은 이러한 출판물에 대한 국제적인 비판이 가해진 1999년이후 어린 소녀들의 누드 이미지와 성애물 출판에 대한 규제를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대부분의 유럽국가들과는 달리 아동포르노 소지에 대한 규제는 하지 않고 있다.

최근 미국과 스웨덴에선 아동의 성적학대를 묘사한 일본만화책을 수입한 사람들을 구속되기도 했다. 일본의 99년 법령은 인기있는 미성년자 누드사진집을 공식적으로 근절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누드사진집은 91년 당시 18세가 되지 않은 배우 미야자와 리에의 누드로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최근 5~6년 사이에 관련 업계는 6살밖에 안된 어린아이들에게 수영복을 입히는 등 변형된 상품들로 법망(法網)을 피해가고 있다. 어린이 모델들은 촬영 당 20만엔(약 2400달러)을 받으며 배우와 가수를 꿈꾸는 아이들의 경력이 되고 있다.

주니어 아이돌 사진집과 DVD는 일본의 아마존 사이트같은 웹이나 전문서적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쇼보 등 최소한 8개의 잡지가 초등학교 나이의 여아들을 묘사한 사진들을 싣고 있다.

도쿄의 소프맵 전자상가에서 만난 한 어른팬은 “난 하얀 비키니의 열세살짜리 모델 이누마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날 소프맵에선 이누마의 두 번째 DVD를 홍보하고 있었다. 이누마는 이 비디오에서 70분간 특정한 줄거리 없이 다양한 코스튬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일본유니세프위원회 나카이 히로마사 대변인은 아동포르노에 대한 일본의 법령이 아이들에 대한 성적 탐닉(耽溺)과 아동에 대한 성도착(性倒錯)을 이상하지 않은 것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카이 씨는 “일본에선 어린 소녀들에 대한 성욕을 사회적으로 일정 부분 용인하고 있다”면서 “이런 것들이 어린 소녀들에게 집착하고 관심을 갖도록 만든다”고 덧붙였다.

도쿄=장의수특파원 eschang@newsroh.com

 

<꼬리뉴스>

88년 소아성도착자 경찰 소녀4명 살인사건이 규제계기

일본에서 이러한 소아성애증 상품들을 규제하는 움직임이 없었던것은 아니다. 특히 1988년과 89년에 걸쳐 소아성애증 환자인 경찰관이 4명의 어린 소녀들을 살해하는 사건으로 일본의 지방정부들은 관련 상품에 대한 판매를 일부 제한하기 시작했다. 이어 99년 아동포르노금지법이 만들어졌다.

이미 도쿄정부는 “유해한” 만화출판을 조사하고 출판업자들이 성인용이라는 딱지를 붙이도록 명령하고 있다. 그러나 규제강화론자들은 이런 것들이 산발적으로 이뤄질 뿐이라고 말한다.

도쿄 학부모교사협회 신타니 타마에 회장은 “우리는 어른들과 비즈니스의 권리가 어린이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믿는다. 어린이가 우선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지만 우리는 동시에 언론자유를 존중한다. 이러한 것들로 성적쾌감을 얻는 페티시 숭배자들이 표면화되지 않도록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산업을 옹호하는 이들은 만화를 실제 아이들이 출연하는 소아성애물에 비교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항변한다. 도쿄의 변호사이자 만화 전문가인 야마구치 다카하시는 “범죄를 묘사하고 저지르는 것은 서로 차이가 있다. 이것은 미스테리의 살인을 묘사한 작가를 기소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야마구치 씨와 일부 사람들은 또한 도쿄정부가 충분한 토론없이 새로운 규제를 밀어붙인다고 주장했다. 일부는 더 강화된 규제가 최근 수년간 기울고 있는 관련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특히 코믹 잡지 판매는 2008년 2430만 달러로 지난 10년간 3분의 1이 줄었다.

탱크를 타는 여고생들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으로 알려진 만화가 나가미 다케시 씨는 “정책입안자들이 만화 그 자체를 무시하는 느낌이 든다. 그들은 만화독자들을 멍청한 바보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도쿄에서 2년주기로 열리는 자비출판만화책박람회에 50만명이 몰렸다. 이 행사장에는 어린아이들과 정사를 갖는 어른들을 묘사한 만화책들이 공개리에 전시됐다. 올해 17세인 요시다 코키의 말은 규제단속이 쉽지 않을 것임을 말해준다.

“난 만화속의 소녀들이 몇 살인지 상관안해요. 그건 현실생활과는 다른 상상속의 세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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