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의 사랑을 안고 일본에 들어갑니다.”
뉴욕서 활동하는 일본인 인권운동가(人權運動家)가 대지진 피해와 관련, 한국인들의 뜨거운 사랑을 안고 일본에서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인물은 루크 히구치 씨. 일본인으로선 유일하게 US아시안아메리칸 사법재단 회장을 역임하는 등 한인사회와 깊은 관계를 맺어온 히구치 씨는 23일부터 2주간 일본을 방문, 구호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히구치 씨는 미국의 기독교 구호단체와 함께 음식과 의료물품을 보내 구호활동을 원활하게 돕고 현지 자원봉사팀과 함께 재해복구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게 된다. 그가 이번에 일본으로 들어가기까지 큰 동기를 제공한 것은 바로 뉴욕 뉴저지 한인사회였다.
일본 대지진 발생이후 실의와 공포에 빠진 일본인들을 돕기 위해 한인들은 각계각층에서 성금 모금활동을 하는 등 감동적인 이웃 사랑을 보였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다.
일본에 들어가기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히구치 씨는 “한국과 일본의 불행했던 역사와 독도 문제 등으로 껄끄러운게 많았기 때문에 솔직히 성금캠페인을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뜨거운 사랑을 한국인들이 보낸 것에 대해 일본 커뮤니티가 정말로 감동했고 감사함을 갖고 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이렇게 사랑을 베풀어주는데 내가 미국땅에 앉아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 기독교 구호단체와 함께 일본에 들어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인사회에서 일본대지진 피해돕기 모금캠페인을 주도하는 KRB 한국라디오방송(대표 권영대)는 지난 16일 10시간동안 성금모금 마라톤 생방송을 펼쳐 230여명의 청취자들이 6만5367 달러를 기부했고 현재도 성금을 접수하고 있다. 이날 방송엔 시게유키 히로키 주뉴욕 일본총영사가 깜짝 출연해 한국인들의 성원에 감사한다는 인사를 한국말로 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뉴스로 3월 17일 송고 기사 참조>
히구치 씨는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는 일본인이다. 딸부자집의 일곱째 딸인 한국인 아내를 극진히 아끼는 애처가(愛妻家)로 한국말 또한 유창하다.
2007년 9월엔 뉴욕에서 녹화된 전국노래자랑에 출전해서 노래와 춤 등 다양한 재능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대학시절부터 모던 댄스를 한 그는 미국에 와서도 회사에 다니면서 댄스컴퍼니 단원으로 활동을 했다.
“집에서 쓰는 언어는 한국말”이라고 답할만큼 ‘무늬만 일본인’으로 느껴지는 히구치 씨는 “일본에서 한국인들의 사랑을 열심히 전파하고 오겠다”고 약속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맨해튼서 유명연예인 주도 日기금모금행사
한편 미국의 주류사회에서도 일본의 지진피해를 돕기 위한 모금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유명 재즈 뮤지션 윈턴 마샬리스와 인기 방송인 마사 스튜어트 등, 미국의 유명 연예인들은 23일 맨해튼 웨스트 빌리지에 있는 일본식당 ‘엥 재패니스 브라쎄리’에서 ‘러브 포 재팬’ 기금모금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 모아진 기금은 ‘재팬 소사이어티’와 ‘일본 적십자사’에 나눠 전달될 예정이다.
일본 식당의 레이카 요 사장은 “일본 대지진 참사 이후, 가수 마돈나의 매니저가 직접 전화를 걸어와 특별한 기부를 하겠다는 뜻을 전달해 왔고, 영화 배우 조지 클루니도 자신의 사진이 들어있는 접시를 기부했다”며 “미국의 유명 인사들이 일본 돕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