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들의 졸업파티인 프롬파티(Prom Party)가 어른들을 위한 파티로 재탄생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13일 A섹션 1면과 3면에 미국에서 일고 있는 ‘어덜트(Adult) 프롬파티’의 열풍(熱風)을 자세히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위스콘신 그린베이에 사는 애쉴리 모엘러는 고등학교 때 고운 새틴 드레스에 높은 굽의 힐을 신고 프롬파티에 갔다. 아빠는 밤 11시까지는 들어와야 한다고 엄명을 내렸고 귀가했을 때 가슴에서 술냄새가 나는지 문 앞에서 검사를 했다.
오늘은 두 번째의 프롬파티. 애쉴리는 아이들을 시어머니 집에 맡겨놓고 ‘어덜트 프롬파티’에 갔다. 25살 동갑인 그녀와 남편 거트를 집에서 기다리고 음주여부를 검사할 사람은 더 이상 없다.
고교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어른들의 프롬파티가 유행하고 있다. 지금은 프롬 파티 시즌이다. 미 전역의 고교에서 10대 소녀들은 수백달러짜리 드레스를 입고 멋진 밤을 꿈꾼다. 최근들어 어른들을 위한 프롬파티도 성업을 이루고 있다. 인디애나 포트 웨인과 매사추세츠 비버리에서 어덜트 프롬파티가 열렸다. 조지아 디카터와 아이오와 세다 래피즈에서도 이런 프롬파티가 열릴 예정이다.
어덜트 프롬은 고교 동창들을 다시 만나는 파티가 아니다. 이들 파티의 멤버들은 20~30대가 주류이고 드물지만 60대 초반도 있다. 이 파티에선 그날 밤의 왕과 여왕도 뽑는다.
어른들의 프롬에선 종종 당혹(當惑)스러운 순간도 만난다. 술에 대해 관대하기 때문이다. 연회장 안에서 여성들이 파트너가 사라졌다고 술이 취해 큰 소리로 떠들고 댄스플로어에선 남자의 목에 팔을 두른 채 진한 춤을 추는 여성도 있다.
그러나 아무도 개의치 않는다. 인생의 잊지 못할 추억의 순간을 돌이키는 밤이기 때문이다. 프롬파티가 열리는 날 애쉴리 모엘러는 친구 란다 젠키와 함께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있었다.
모엘러는 드레스값으로 140달러를 썼고 금색으로 번쩍이는 신발을 50 달러에 샀다. 스프레이 뿌리는데 30 달러. 그리고 머리와 네일살롱 비용이 추가됐다. 파티 전에 마티니가 어우러진 스테이크 디너를 먹기로 했다.
“물론 돈이 좀 든다. 하지만 특별한 날 아니냐”고 그녀는 말했다. 친구 젠키도 “지난 몇주간 프롬파티를 생각했다. 전날 밤은 흥분되서 잠을 잘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런가하면 베키와 브렌트 신쿨라 부부는 근처 아메리크인 호텔에 방을 잡고 프롬파티 전후를 즐길 계획이라고 털어놓았다.
대부분의 커플은 결혼한지 몇 년 안된 사람들이지만 일부 여성은 새 남자친구와 프롬에 오기도 한다. 베키 신쿨라는 “우리는 어른들이다. 프롬을 아직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에겐 14세와 7세, 5세의 아이들이 있지만 프롬파티를 위해 다른 곳에 맡겨 두었다. 그녀는 “매년 프롬 드레스를 볼 때마다 좋았던 옛날이 떠올라 재미있다”고 말한다.
뉴욕=민지영특파원 nychrisnj@gmail,com
<꼬리뉴스>
어덜트 프롬 하이라이트 ‘왕과 여왕’ 선발
패션은 성인프롬에서도 중요한 것이다. 일부 여성들은 결혼식 때 입었던 웨딩드레스를 재활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새로 드레스를 구입한다. 프롬파티에서는 여고시절 파티 드레스를 다시 입으려고 애쓰는 여성도 간혹 보인다.
뜨거운 프롬의 현장. 밴드 리더가 “오늘밤 여러분의 프롬파티는 어떤가요?”하고 소리쳤다. 열정적인 환호(歡呼)가 메아리치듯 울려 퍼진다. 댄스 플로어에선 ‘무스탕 샐리’와 ‘스위트 홈 앨라배마’ ‘호텔 캘리포니아’ 등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유행한 음악들이 울려퍼지고 있다.
이날 파티를 기획한 매트 밀러가 하이라이트 이벤트로 꾸민 것은 왕과 여왕의 선발이다. 참가자가 1달러를 내고 투표에 참여하는데 남자는 여자를 뽑고 여자는 남자를 뽑을 수 있다.
애쉴리 모엘러는 프롬 파티의 왕과 춤을 췄다. 11시30분쯤 남편과 함께 아이들을 픽업하고 돌아왔다 “정말 피곤하다, 술을 많이 마시고 싶지 않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