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도 아랍의 봄은 가능한가.’
뉴욕 맨해튼에서 북한인권문제를 주제로 한 행사가 잇따라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24일과 26일 뉴욕 맨해튼의 러빙라이프 교육센터에서 북한인권 실태를 조명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통일교재단과 청년인권단체인 ‘북한에서의 자유(LiNK)’가 공동 주최한 것으로 북한내 인권탄압으로 인해 숨진 100만명 이상의 희생자에 대한 다큐영상과 관련 세미나로 진행됐다.
24일 행사는 지난 22년간 북미관계를 연구한 아시아문제전문가 마크 배리 박사와 링크(LiNK)의 대표자 두명이 나와 주제발표를 했다. 링크(http://www.linkglobal.org/)는 2004년 캘리포니아에서 창설돼 전 세계 175개 지역에 지부를 두고 있다. 북한과 중국 국경지대에서 탈북주민들을 돕는 한편, 북한의 인권문제를 조명하고 있다.
이날 배리 박사는 基調演說(기조연설)에서 “우리가 말하는 북한의 위기는 북한을 악마로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그곳의 주민들을 도울 길을 찾자는 것”이라고 북한에 대한 정치적인 비난의 장이 되는 것을 경계했다.
LiNK를 대표해서 나온 새라 팔머(22)와 대니얼 산체스(24) 두 청년은 이 단체에서 일하게 된 개인적인 배경과 활동사항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팔머 양은 “억압을 체험한 북한주민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북한을 탈출하는 주민들을 돕고 싶어서 활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상영된 50분짜리 다큐 영상은 북한정부의 인권탄압 사례와 탈북자들의 증언, 탈북경로 등을 다룬 것으로 생생한 묘사가 이어져 보는 이들을 戰慄(전율)케 했다. 산체스씨는 “북한주민이 고통받는 동안 나는 남한에서 즐거운 생활을 만끽할 수 있었다”면서 “이후 LiNK를 만나게 됐고 어떻게 북한주민들을 도울 수 있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질의응답시간에 두 청년과 배리 박사는 120명의 청중들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았다. 주최측인 러닝센터의 크리스틴 프롤리치 고문은 “청중들이 가득차 입구까지 서서 들을만큼 분위기가 뜨겁고 아주 성공적인 행사였다”면서 “현재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것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26일 행사엔 링크의 송한나 회장과 저스틴 휠러 부회장이 자리한 가운데 ‘제너레이션 피스 아카데미(GPA)’의 청년 회원들이 다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통일교회 더그 버튼 홍보디렉터는 “우리는 남과 북의 평화로운 통일을 위해 노력해왔고 그러한 노력은 계속 되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인사말을 했다.
이어 휠러 부회장(27)은 “대부분의 사람들을 북한을 정치적으로만 인식하고 북한주민에 동정적이지 않다. 북한 정권에 의해 고통받는 주민들이 도울 필요가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인식시킬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을 모을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이슈에 대한 재조명을 하는 링크를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한나 회장은 “북한의 자유는 궁국적으로 북한주민들이 가져 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과거에 북한 주민들은 자신들의 정권에 대한 이상주의가 있었지만 최근 환율폭등이후 많은 난민이 증가하면서 새로운 것을 느끼고 있다. 북한주민은 경제적 부를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살고 있다. 북한주민들은 자본주의에 대해 모르지만 시장경제를 제한적으로 체험하면서 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도 비디오 상영이후 마련된 질의응답시간에 북한 경제와 발전에 대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송 회장은 “더 많은 사람들이 국경을 건너기 위해 관리들에게 賂物(뇌물)을 주고 있고 음성적인 경로를 통해 그들의 가족에게 돈을 보내고 있다”면서 “이제 북한의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뉴욕=임지환특파원 jhlim@newsroh.com
<꼬리뉴스>
北인권단체 링크 2004년 창설 전세계 175개 지부
‘북한에서의 자유’(LINK: Liberty in North Korea)는 북한의 人權(인권)에 관심을 갖는 미국의 대학생 등 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지난 2004년 캘리포니아에서 창설됐다.
현재 전세계에 175개 지부를 두고 있는 LiNK는 국제적인 대학생 단체로 정치적 노선과 종교적, 인종적, 문화적 배경과 상관없이 ‘북한의 어려운 인권을 돕자’는 목표로 모인 단체이다.
이들은 동남 아시아 국가에 탈북자들을 위한 피난처를 만들고 탈북자들이 남한이나 미국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또 'TheHundred'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내에 숨어있는 탈북자들을 동남아시아 국가로 인도하고 남한과 미국에 정착하려는 탈북자들을 위해 '자유의 집'을 운영하며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방법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2008년 한인2세인 송한나 회장이 맡은 이래 탈북자 지원 등을 강화했고 2010년 초부터 시작된 일명 ‘탈북자 100명 구출 운동’을 펼쳐 지금까지 탈북자 58명을 구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탈북자 지원기금 모금행사를 통해 13만2500달러를 모은 링크는 “2011년에만 미국 47개 주와 캐나다의 3개 주를 돌면서 800여차례에 걸쳐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기록영화를 상영했으며 모두 5만2천여명이 관람했다”고 전했다.
주간미시간에 따르면 최근 미시건 대학에서 열린 상영회에는 LiNK 뉴욕지부 수지 딜러리아 회장과 케일라 엘디브 인디애나 이동 홍보관이 참여했다.
▲ 수지 딜러리아 회장(왼쪽)과 케일라 엘디브 홍보관<사진=주간미시간 제공>
미시간 대학 지부 박혜성 회장은 “젊은 학생들이지만 남북통일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북한을 무조건 적대시하는 어른들과는 달리 북한을 정확하게 이해하려는 노력들도 있지만 그렇다고 북한에 同調(동조)하는 생각은 없다”고 설명했다.
링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5월 링크를 통해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 한 명이 미국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여성 탈북자 한명이 한국에 정착해 또 다른 탈북자와 결혼식을 올리고 학업도 계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링크는 한국대학생들에게도 “정치적인 先入見(선입견)을 버리고 북한사람들을 실질적으로 돕자”고 말하고 있다. 올 해 각 대학교에서 링크 모임을 확충하는데 주력, 서울 지역은 물론 지방 대학들의 참여를 독려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