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버쓰데이(Birthday)에요!”
김태형씨가 다소 계면쩍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요? 우와, 축하해요!”하자 “고마워요”하며 표정이 환하게 밝아졌다.
장애우들의 라면봉사이벤트로 잘 알려진 뉴아라봉(뉴욕의 아름다운 라면봉사)이 23일 플러싱 뉴욕밀알선교단(단장 김자송)에서 6월의 이벤트를 열었다. 공교롭게 이날은 밀알선교단의 김태형씨가 스물일곱살 생일을 맞아 라면봉사후 생일축가를 부르고 케익을 커팅하는 시간을 가졌다.
케익은 이날 이벤트에 참석한 김은주 한미교육회 회장이 뉴아라봉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가져온 것이었는데 마침 생일이란 소식을 듣고 즉석에서 생일케익으로 삼은 것이었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김태형씨는 아이처럼 순박한 미소가 빛나는 밀알선교단의 마스코트와도 같은 존재이다.
정교한 언어능력은 아니지만 한국어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뉴아라봉 행사가 열리면 라면조리부터 서빙까지 척척 해낸다. 케익커팅후 뉴아라봉 대표인 김성아씨가 선물한 손부채를 활짝 펴들고 부채질하는 포즈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뉴아라봉의 메뉴는 (주)팔도에서 제공한 꼬꼬면이었다. 특히 이번엔 팔도 미주지사를 맡고 있는 헨리 김사장이 캘리포니아에서 날아와 꼬꼬면을 지원하고 장애우들을 격려해서 시선을 끌었다.
그는 “그동안 뉴아라봉 행사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렇게 장애인들이 직접 해내는 것을 보니 참 흐뭇하고 대견하다”고 말했다. 그는 젓가락 사용을 다소 불편해하는 김태형씨에게 “조금 힘들어도 포크를 쓰지 말고 젓가락질을 해보면 이것도 좋은 훈련이 된다”며 격려하기도 했다.
밀알선교단의 분위기메이커인 피터 군도 모처럼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자 신바람이 나서 부엌과 거실을 오가며 심부름도 하고 수다도 떠는 모습이었다. 휠체어를 타고 있는 광국 군도 시종 환한 표정으로 즐거운 마음을 표현했다.
뉴욕밀알선교단에서 장애인 사역을 맡고 있는 정창모 집사는 “이제 일년이 되가는만큼 장애인들의 훈련은 충분히 된 것 같다. 앞으로 뉴아라봉과 함께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돕기 위한 기금 모금 이벤트에 좀더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욕=민지영특파원 jymin@newsroh.com
<꼬리뉴스>
여의도고3회 동기생 ‘뉴아라봉’ 봉사 주축
이날도 여의도고 3회 동기생 봉사단의 활약은 눈부셨다. 뉴아라봉의 첫 행사부터 참여한 송정훈 전뉴욕한인보험협회 회장을 비롯, 컬럼비아 의대 김용정 박사, 임일찬 선생, 김선경 선생에 이어 김민우 박사까지 합세해 “뉴아라봉이 뉴여의봉이 되겠다”는 즐거운 농담이 오갔다.
김용정 박사와 송정훈 회장은 라면 조리에 앞서 앞치마를 두르고 설걷이부터 하는 모습이었고 마스터 쉐프 역을 맡은 임일찬 선생은 장애우들에게 조언을 하며 꼬꼬면과 다양한 부식재료를 가미해 조리했다.
그 옆에선 김성아씨와 자원봉사자인 노윤선양이 깍두기를 담그고 고추 등 채를 써느라고 바빴다.
이날 동료교사인 샌디박 선생님과 함께 뉴아라봉 이벤트의 1호 손님으로 방문한 김은주 한미교육회 회장은 “장애인들의 정성이 들어간 꼬꼬면을 먹으니까 더 맛이 좋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