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저지 걸(Jersey Girl)!’
미국이 지난해 월드컵 분패의 아쉬움을 올림픽 금메달로 깨끗이 되갚았다.
미국 여자축구대표팀이 8일 일본과의 결승에서 ‘저지 걸’ 칼리 로이드의 두골에 힘입어 일본을 2-1로 꺾고 세계최강의 면모를 재확인했다. 뉴저지 델란 태생인 로이드는 이날 전반 8분과 후반 9분 잇따라 골을 터뜨려 승리의 일등공신(一等功臣)이 되었다.
일본은 후반 18분 오기미 유키가 만회골을 터뜨렸으나 드라마틱한 역전극을 꿈꾸기에 상대가 너무 강했다. 이로써 미국은 올림픽축구에서 3회 연속 금메달의 쾌거를 일구는 한편 지난해 월드컵 결승에서 일본에 승부차기 끝에 패배한 아픔을 씻어냈다.
뉴욕포스트는 승리후 미국의 피아 선디지 감독이 축하파티에서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Born in the USA’에 맞춰 기타치는 흉내를 내며 선수들과 함께 춤을 추며 기쁨을 만끽했다고 전했다.
스웨덴 출신인 선디지 감독은 “지금 이순간 난 미국에서 태어난 것같다. Born in the USA!”를 외치며 선수들을 환호케 했다. 그녀는 로이드를 그간 스타팅멤버로 쓰지 않은 것에 대해 “충분한 믿음을 갖지 못한게 사실이다. 내가 잘못 판단했다”고 말했다.
미국 축구팬들도 감격 일색이었다. 실바 오하니안은 “칼리 로이드는 아메리카의 공주다. 내가 미국인이라는게 자랑스럽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퀸즈에 사는 지젤 무노즈는 “목이 쉴 정도로 응원한 보람을 느꼈다. 일본도 잘했지만 미국이 더 잘했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의 또다른 수훈갑은 골키퍼 호프 솔로. 워싱턴 D.C. 출신의 솔로는 일본의 날카로운 예봉을 여러 차례 차단했다.
축구팬 아리에 귀넷은 “우리 팀은 믿을 수 없는 플레이를 했다. 정말 멋진 게임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뉴욕=노정훈특파원 jungroh8909@newsroh.com
<꼬리뉴스>
“올림픽 금메달 생각보다 무겁네” 美 선수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로이드는 미소지었고 역시 뉴저지 이스트 브룬스윅 출신의 동료 헤더 오라일리는 “우와 메달이 무거운걸”하고 탄성을 터뜨렸다.
이번 올림픽 결승을 끝으로 주장인 포인트 플레전트는 영광스러운 은퇴를 하게 된다. 올해 37세로 두 아이의 엄마인 그녀와 함께 또다른 베테랑 애비 왐바시도 대표팀 유니폼을 벗을 예정이다.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왐바시의 남동생 매트 왐바시는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월드컵 결승에서 일본에 패한직후 여기서 모여 응원하던 사람 모두가 나가서 30분만에 술에 형편없이 취했는데 오늘은 나갈 필요가 없다”고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