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가 박소림씨가 미동부에서 가장 오래된 한국사찰 뉴욕원각사(주지 지광스님)에서 추석 맞이 찬불가 기도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30일 뉴욕주 샐리스베리 밀즈에 위치한 원각사 큰법당은 불자들의 노래소리로 가득했다. 예불을 마치고 추석차례에 앞서 주지 지광스님이 법문을 짧게 한 대신 박소림씨와 불자들이 함께 하는 찬불가를 배우는 시간을 가진 것.
박소림 성악가는 오페라 ‘야수다라와 아난다의 고백’ 창작뮤지컬 ‘오세암’ 등 많은 작품에서 독창자로 무대에 섰고 350여회의 산사음악회 및 연주활동, 부처님오신날 봉축연합지휘 등으로 잘 알려졌다.
‘부처님께 귀의합니다(조용국 작사 변규백 작곡)’와 ‘참회’ 등 두 곡을 들려주어 큰 박수를 받은 박소림 성악가는 직접 피아노 반주를 통해 ‘부처님께 귀의합니다’를 신도들이 익히도록 함께 불러 눈길을 모았다.
박소림 성악가는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찬불가를 많이 부르면 마음의 문이 훨씬 더 빨리 열린다”면서 “뉴욕에 계신 많은 불자님들과 찬불가 연습을 하게 되어 정말 큰 환희심이 난다”고 특별한 소감을 피력했다.
이날 지광스님은 법문을 통해 “본래 차례(茶禮)란 부처님 전에 차를 올리는 불교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차대신 술을 올리는 유교문화로 인해 차례가 주례로 바뀌게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지광스님은 “중국의 선사스님이 기록한 ‘백장청규(百丈淸規)’에 ‘한 솥에 끓인 차(茶)를 부처님께 바치고 공양드리는 사람이 더불어 마심으로써 부처와 중생이 하나가 되고 스님과 신자가 같은 솥에 끓인 차를 나누어 마시면서 하나가 되는 일심동체 원융회통의 의례가 차례’라는 말이 있다”면서 “불교적 전통인 차례가 제사 의식에 도입되어 조상의 영혼과 후손을 한마음으로 결속시키는 의식으로 정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샐리스베리밀즈(뉴욕주)=민병옥특파원 bomin@newsroh.com
<꼬리뉴스>
‘한가위는 한가운데’ 추석의 기원과 유래
추석의 기원이나 유래에 대해서는 고대로부터 있어 왔던 달에 대한 신앙에서 그 뿌리를 짐작할 수 있다. 추석은 음력 8월 15일로 다른 말로 한가위라고도 부르는데 ‘한’이라는 말은 ‘크다’라는 뜻이고 ‘가위’라는 말은 ‘가운데’라는 뜻을 가진 옛말로 즉 8월 15일인 한가위는 8월의 한 가운데 라는 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이다.
추석은 우리 나라 4대 명절의 하나로 한가위, 중추절(仲秋節) 또는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고 한다. 한가위의 한은'하다(大·正)'의 관형사형이다. ‘가위’라는 말은 신라 때 길쌈 놀이인 ‘가배’에서 유래한 것으로 ‘길쌈’이란 실을 짜는 일을 말한다.
신라 유리왕 때 한가위 한달 전에 베 짜는 여자들이 궁궐에 모여 두 편으로 나누어 한 달 동안 베를 짜서 한 달 뒤인 한가윗날 그 동안 베를 짠 양을 가지고 진 편이 이긴 편에게 잔치와 춤으로 갚은 것에서 ‘가배’ 라는 말이 나왔는데 후에 ‘가위’라는 말로 변했다. 또 한문으로는 ‘가배(嘉俳)’라고 한다.
가배란 ‘가부·가뷔’의 음역(音譯)으로서 ‘가운데’란 뜻인데, 지금도 신라의 고토(故土)인 영남 지방에서는 ‘가운데’를 ‘가분데’라 하며, ‘가위’를 ‘가부’, ‘가윗날’을 ‘가붓날’이라고 한다. 또 8월 초하루에서 보름께까지 부는 바람을 “8월 가부새 바람 분다”라고 한다.
이를 통해 볼 때 가뷔·가부는 뒷날 가위로 속전(俗轉)된 것으로 알 수 있으며 ‘추워서’를 현재에도 ‘추버서’로 발음하는 것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한가위란 8월 중에서도 정(正)가운데란 뜻이니, 정중심(正中心)을 우리가 ‘한가분데’ 또는 ‘한가운데’라고 하듯이 ‘한’은 제일(第一), 큰(大)의 뜻 이외에도 한(正)의 뜻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