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번호판은 왜 홀수가 될까.
‘휘발유대란’에 시달리는 뉴욕이 자가용 차량에 대해 9일부터 ‘홀짝제 배급’의 고육책(苦肉策)에 가세한 가운데 숫자번호판이 아닌 차량들은 홀수로 적용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은 자동차 번호판이 일반적으로 알파벳 3개와 숫자 4개의 조합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문자와 숫자의 조합이 주별로 제각각이고 돈을 추가로 지불하면 개인 번호판도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번호판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주유홀짝제를 시행할 경우 끝자리가 알파벳인 경우는 어떻게 적용되는지 궁금증이 생긴다. 뉴저지의 경우 급작스런 배급제 시행으로 알파벳 번호판은 사실상 주유제한에서 벗어났지만 뒤늦게 시작한 뉴욕은 홀수번호판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알파벳 번호판과 홀수번호판 차량 소유주들이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홀수날 주유경쟁이 그만큼 심해지기 때문이다. 개인번호판을 달고 있는 오정득 씨는 “번호판에 숫자가 없어서 주유홀짝제 대상이 아닌줄 알았는데 홀수번호판 취급을 한다고 해서 김이 샜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퀸즈의 김수환 씨는 “뉴욕시가 머리가 나쁜것 같다. 알파벳 번호판은 전체 숫자를 세어 짝홀수 구분을 하면 되는거 아니냐?”고 형평성(衡平性) 문제를 지적했다.
또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주유소에 통을 들고 와서 기름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되느냐다. 다행히 뉴욕시는 사회보장번호 끝자리를 요구하는 무리수까지는 두지 않고 사람들은 이같은 규칙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수환 씨는 “21세기 최강대국 미국의 최대 도시 뉴욕이 허리케인과 눈폭풍으로 아프리카 오지를 방불케 하는 환경이 되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고 말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뉴욕 주유배급제 ‘오일쇼크’ 70년대이후 처음
뉴욕이 주유배급제를 도입한 것은 70년대 오일쇼크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뉴저지는 7일 눈폭풍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주유소들이 정상영업을 하는 등 정상화의 모습이 되고 있는 반면 뉴욕은 파손된 주요 정유시설의 파이프 라인 복구가 늦어지고 유조차량의 흐름도 더딘 상태다.
뉴욕시와 인접한 롱아일랜드의 낫소카운티와 서폭카운티도 ‘개스전쟁’의 몸살을 견디지못하고 주유홀짝제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뉴욕의 개스공급이 향후 수주간 어려움이 지속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온 가운데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인근 주의 휘발유를 뉴욕에 우선 공급할 수 있도록 연방정부에 요청하는 등 휘발유수급 안정에 부심하고 있다.
블룸버그 시장은 “(주유홀짝제가) 진정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숨통이 트여지는 방법이 될 수 있다”며 “현재 뉴욕시의 800개 주유소중 25%만이 영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지역의 주유 재고 정보를 제공하는 개스버디닷컴에 따르면 뉴욕시 주유소의 77%가 재고가 바닥이 났고 롱아일랜드 지역은 68%가 문을 닫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