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역사속으로〉 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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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물줄기는 때로 한 도시의 성문을 열고, 때로 한 나라의 운명을 바꾸며, 때로는 한 인간의 양심을 세계의 질문으로 바꿉니다. 10월 18일에는 전쟁과 외교, 독립을 향한 열망과 지식의 확장이 교차(交叉)합니다. 역사를 돌아보는 까닭은 지나간 사건을 기념하는 데만 있지 않습니다. 그날의 선택이 누구에게 자유를 주었고, 누구의 삶에 상처를 남겼는지 함께 묻기 위해서입니다.
[역사속의 주요 장면]
1851년 — 인간의 집념과 자연의 거대한 힘, 《모비 딕》 출간
미국 작가 허먼 멜빌(Herman Melville)의 소설 《모비 딕》이 영국에서 처음 출간됐습니다. 거대한 흰 고래를 쫓는 선장 에이해브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집착과 복수심, 자연 앞에 선 인간의 한계를 그린 작품입니다. 당대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훗날 미국 문학의 고전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위대한 작품의 가치는 때로 시대보다 늦게 발견됩니다.
1867년 — 알래스카,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넘겨받았습니다. 미국은 720만 달러를 지불하고 광대한 북방 영토를 확보했습니다. 당시에는 쓸모없는 땅을 비싸게 샀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이후 알래스카는 풍부한 자원과 전략적 위치로 중요한 지역이 됐습니다. 오늘의 가치를 알아보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습니다. 역사는 당대의 조롱(嘲弄)이 훗날의 평가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1967년 — 금성의 대기를 측정한 인류의 탐사선
소련의 금성 탐사선 베네라 4호(Venera 4)가 금성 대기에 진입해 측정 자료를 보내왔습니다. 인류가 다른 행성의 대기를 직접 측정한 중요한 성과였습니다. 우주 탐사는 지구 밖의 세계를 알아가는 과정인 동시에 우리가 사는 지구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여정입니다. 미지의 세계를 향한 호기심은 인류 문명을 움직여온 힘입니다.
1979년 — 부마민주항쟁의 확산과 부산 계엄령
부산과 마산에서 유신독재에 항거하는 시민들의 저항이 이어지던 가운데, 10월 18일 부산에 비상계엄령이 선포됐습니다. 이틀 전 부산대학교 학생들의 시위로 본격화한 항쟁은 시민들의 참여 속에 반독재 민주화운동으로 확대됐습니다. 군과 경찰의 강경 진압은 거리의 저항을 억누르려 했지만, 시민들이 요구한 자유와 민주주의까지 지울 수는 없었습니다. 부마민주항쟁은 한국 현대사에서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의 용기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남았습니다.
1985년 — 서울 지하철 3·4호선 전 구간 개통
서울 지하철 3호선과 4호선이 전 구간 개통됐습니다. 서울의 동서와 남북을 잇는 대중교통망이 확장되면서 시민들의 일상과 도시의 모습도 달라졌습니다. 도시는 높은 건물만으로 성장하지 않습니다. 일터와 집, 학교와 시장을 연결하는 길이 촘촘해질 때 시민의 생활도 넓어집니다.
[오늘의 탄생인물]
앙리 베르그송 (Henri Bergson, 1859~1941)
프랑스의 철학자로, 시간과 의식, 생명의 본질을 깊이 탐구(探求)했습니다. 그는 시계로 측정하는 물리적 시간과 인간이 실제로 경험하는 시간은 다르다고 보았습니다. 기억과 감정이 얽힌 내면의 시간은 단순한 숫자로 환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1927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그의 사상은 철학뿐 아니라 문학과 예술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속도와 효율이 삶의 기준처럼 여겨지는 오늘, 베르그송은 우리가 시간을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되묻게 합니다.
피에르 트뤼도 (Pierre Trudeau, 1919~2000)
캐나다의 총리를 지낸 정치가로, 개인의 자유와 다문화주의, 연방제의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1968년 총리에 오른 뒤 캐나다의 헌정 체제를 개혁하고 1982년 헌법과 권리·자유 헌장을 도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한 국가 안에서 공존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그의 정치적 과제였습니다. 그의 유산은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공동체의 원칙을 어떻게 세울 것인지 오늘날에도 생각하게 합니다.
척 베리 (Chuck Berry, 1926~2017)
미국의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로, 로큰롤의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경쾌한 기타 리프와 청소년의 삶을 담은 가사는 대중음악의 새로운 언어가 됐습니다. 《Johnny B. Goode》를 비롯한 그의 노래는 이후 수많은 음악가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척 베리는 리듬과 언어, 무대 위의 에너지를 결합해 대중음악의 지형을 바꾼 인물입니다.
[오늘의 타계인물]
찰스 배비지 (Charles Babbage, 1791~1871)
영국의 수학자이자 발명가로, 현대 컴퓨터의 선구자(先驅者)로 평가받습니다. 그는 복잡한 계산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차분기관과 해석기관을 구상했습니다. 당시 기술과 제작 여건의 한계로 완성하지 못했지만, 프로그램에 따라 작동하는 계산 장치라는 발상은 훗날 컴퓨터의 원리를 앞서 보여주었습니다. 눈앞에 구현되지 못한 생각도 미래의 문명을 여는 씨앗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인물입니다.
샤를 구노 (Charles Gounod, 1818~1893)
프랑스의 작곡가로, 오페라 《파우스트》와 《로미오와 줄리엣》 등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종교음악과 오페라를 아우른 그의 작품은 서정적인 선율과 극적인 표현으로 사랑받았습니다. 특히 《아베 마리아》는 오랜 세월 종교와 음악의 경계를 넘어 많은 이들에게 위안과 평온을 전해왔습니다. 음악은 언어가 닿지 못하는 마음의 깊은 곳까지 다가갈 수 있음을 보여준 작곡가입니다.
토머스 에디슨 (Thomas Edison, 1847~1931)
미국의 발명가이자 기업가로, 축음기와 실용적인 백열전등, 영화 기술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수많은 실험과 실패를 거듭하며 발명을 연구실 안의 아이디어에서 일상생활을 바꾸는 기술로 발전시켰습니다. 그의 업적은 개인의 천재성뿐 아니라 실험과 개선, 협업을 통해 기술이 완성된다는 사실도 보여줍니다. 1931년 10월 18일, 전기의 빛과 소리 기록의 시대를 여는 데 기여한 생애(生涯)가 막을 내렸습니다.
[오늘의 한마디]
역사는 처음부터 위대한 이름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모비 딕》은 뒤늦게 고전이 됐고, 배비지의 계산 장치는 훗날 컴퓨터의 선구적 발상으로 다시 읽혔습니다. 반면 권력이 시민의 목소리를 억누른 순간은 시간이 흘러도 민주주의의 경고(警告)로 남습니다. 오늘의 작은 선택과 용기가 내일의 역사를 만든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이름난 업적만이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의 자유와 상상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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