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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시작한 세계, 평화를 묻다

〈오늘의 역사속으로〉 10월 6일
글쓴이 : 뉴스로 날짜 : 2026-10-06 (화) 19:24:26

〈오늘의 역사속으로〉 10월 6일

 


AI 생성 이미지


역사는 때로 한 사람의 목소리에서 시작됩니다. 1927년 영화가 처음 본격적으로 ‘말하기’ 시작했고, 해방 직후 한국에서는 언론이 새로운 사회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날 전쟁터에서는 젊은이들이 고지(高地)를 놓고 목숨을 걸었고, 중동에서는 평화를 향한 노력과 전쟁의 비극이 교차했습니다. 멀리 우주에서는 태양과 같은 별을 도는 행성이 발견되며 인간의 시선이 지구 밖으로 향했습니다. 10월 6일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위해 싸우며, 어디까지 더 넓은 세계를 바라볼 것인가.

 

[역사속의 주요 장면]

 

1398년, 제1차 왕자의 난이 일어나다

 

조선 건국의 설계자였던 정도전과 세자 이방석 등이 이방원 세력에 의해 피살(被殺)되면서 제1차 왕자의 난이 일어났습니다. 정도전은 재상 중심의 정치체제를 구상했지만 왕권 강화를 꾀한 이방원과 충돌했고, 결국 권력투쟁의 희생자가 됐습니다. 조선 초기 국가의 방향이 크게 바뀌는 결정적인 순간이었습니다.

 

1927년, 영화가 목소리를 얻다

 

미국 뉴욕에서 《재즈 싱어(The Jazz Singer)》​가 개봉했습니다. 완전한 유성영화는 아니었지만 배우의 노래와 일부 대사가 화면과 동기화되면서 무성영화 시대에서 ‘말하는 영화’ 시대로 넘어가는 전환점이 됐습니다. 이후 영화는 단순히 움직이는 그림을 넘어 목소리와 음악, 대사가 살아 있는 종합예술로 발전했습니다.

 

1952년, 백마고지 전투가 시작되다

 

한국전쟁이 휴전회담의 교착 속에 빠져 있던 가운데 철원 북방 395고지에서 백마고지 전투가 시작됐습니다. 국군 제9사단과 중국군 사이에서 열흘 가까이 치열한 공방(攻防)이 이어졌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고지 하나를 놓고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쟁의 승패를 넘어, 평화가 얼마나 값비싼 대가 위에 세워지는지를 보여주는 비극적인 역사입니다.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이 시작되다

 

이집트와 시리아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이른바 욤키푸르 전쟁(Yom Kippur War)이 시작됐습니다. 미국과 소련이 각각 이스라엘과 아랍권을 지원하면서 냉전의 긴장이 중동으로 번졌고, 세계적인 석유위기로도 이어졌습니다. 전쟁은 한 지역의 비극에 그치지 않고 국제정치와 세계경제까지 뒤흔들었습니다.

 

1995년, 태양계 밖 행성을 발견하다

 

스위스 천문학자 미셸 마요르(Michel Mayor)와 디디에 켈로(Didier Queloz)가 태양과 비슷한 별 51 페가시(51 Pegasi)​를 도는 행성 51 Pegasi b의 발견을 발표했습니다. 인류가 태양계 밖의 행성을 실제로 확인한 역사적인 발견으로, 이후 외계행성 탐사는 폭발적으로 확대됐습니다. 지구가 우주에서 유일한 세계인지 묻던 인간의 질문이 새로운 단계로 들어선 순간이었습니다.

 

[오늘의 탄생인물]

 

이동녕(李東寧, 1869~1940)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이끈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입니다. 독립협회와 신민회 활동을 시작으로 민족교육과 독립운동에 힘썼으며, 1919년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초대 의장을 맡았습니다. 이후 임시정부 국무총리와 주석 등을 역임하며 김구 등과 함께 독립운동의 중심을 지켰습니다. 특히 여러 차례 어려움에 빠진 임시정부를 끝까지 지탱하며 독립운동의 구심점(求心點)을 지킨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 1887~1965)

스위스 태생의 프랑스 건축가로 20세기 현대건축의 방향을 바꾼 거장입니다. 건축을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조직하는 공간으로 바라보며 새로운 도시와 주거의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그의 사상은 세계 현대건축과 도시계획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헤위에르달(Thor Heyerdahl, 1914~2002)

노르웨이의 탐험가이자 민속학자입니다. 고대인들이 원시적인 배를 이용해 장거리 항해를 할 수 있었음을 입증하기 위해 1947년 발사나무 뗏목 콘티키(Kon-Tiki)​를 타고 태평양을 건넜습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가설도 직접 실험해 확인하려 했던 그의 도전정신은 탐험사의 상징으로 남았습니다.

 

[오늘의 타계인물]

 

정도전(鄭道傳, 1342~1398)

고려 말의 유학자이자 조선 건국의 핵심 설계자입니다. 이성계를 도와 조선 왕조를 세우고 국가의 통치체계와 정치이념을 설계했으며, 왕권보다 재상의 역할을 중시하는 새로운 정치질서를 구상했습니다. 그러나 왕권 강화를 추진한 이방원과 충돌했고 제1차 왕자의 난 때 목숨을 잃었습니다. 조선을 설계한 사람이 정작 자신이 설계한 나라의 권력투쟁 속에서 사라졌다는 점에서 그의 최후는 역사의 아이러니를 보여줍니다.

 

석주명(石宙明, 1908~1950)

한국의 대표적인 나비 연구가이자 박물학자입니다. 전국을 누비며 나비를 채집(採集)하고 연구해 한국의 나비 분류학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며, 제주도의 방언과 자연에 대한 연구에도 큰 업적을 남겼습니다. 한국전쟁 중에도 국립과학박물관을 지키며 연구자료를 보호했지만 1950년 10월 6일 서울에서 피격돼 42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학문에 평생을 바친 과학자가 전쟁의 혼란 속에서 희생된 비극적인 삶이었습니다.

 

베티 데이비스(Bette Davis, 1908~1989)

할리우드 영화사를 대표하는 배우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노예선》, 《이브의 모든 것》 등에서 강렬하고 독립적인 여성 인물을 연기하며 두 차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아름다움만을 앞세우지 않고 인간의 욕망과 야망, 상처를 정면으로 표현한 연기로 배우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늘의 한마디]

 

영화가 목소리를 얻은 날, 인간은 화면 속 인물의 말을 들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역사는 기술만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이동녕은 독립을 위해 목소리를 냈고, 정도전은 새로운 나라의 설계를 꿈꾸며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펼쳤습니다. 석주명은 말보다 나비와 자연을 연구하며 조국의 자연사를 세계에 알렸습니다.

그러나 백마고지의 포성(砲聲)은 말이 끊긴 자리에서 얼마나 많은 생명이 사라지는지를 보여주었고, 중동의 전쟁은 평화를 향한 길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일깨웠습니다.

그리고 1995년 인간은 마침내 태양계 밖을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목소리를 갖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말할 것인가입니다. 더 멀리 바라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위해 바라볼 것인가입니다. 역사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싸움보다 대화를, 단절보다 연결을, 닫힌 시선보다 더 넓은 세계를 선택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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