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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봉의 평화세상
1996년부터 원광대에서 주로 미국정치와 평화연구 북한사회와 통일문제 등을 강의해왔고 1999년부터 <남이랑 북이랑 더불어 살기위한 통일운동>을 전개해왔다. 2014년 현재 원광대 사회대학장 및 한중정치외교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쓰거나 번역한 책으로는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요한 갈퉁 지음) <두눈으로 보는 북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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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와 난민, 나쁜 나라를 좋은 정치로

글쓴이 : 이재봉 날짜 : 2015-12-15 (화) 12:49:29

 

지난 9월 터키 해안에서 발견된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의 시신(屍身) 사진은 큰 충격을 주었다. 많은 언론이 난민 문제를 다루도록 이끌었다. 난민이 어느 지역에서 왜 생기며 어느 지역으로 이주하기를 원하는지 그리고 이들을 어떤 나라에서 얼마나 받아들이는지 등에 대한 보도가 이어졌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2014년 말까지 전 세계 난민은 약 6천만 명으로 이들은 주로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전쟁과 기근 때문에 생기는데 대부분 유럽으로 이동하길 원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가운데 난민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파헤치거나 궁극적 해결 방안 등을 제시하는 글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참고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가장 많은 난민은 북한 출신이다. 주로 1990년대 중반부터 심각해진 북한의 식량난 때문이다. 2015년 10월 현재 약 3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가운데 제대로 정착해 살고 있는 사람들은 20-30%에 머무른다고 한다. 많은 탈북자들이 남한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해 제3국으로 가길 원한다고 알려져 있다. 죄를 짓고 감옥에 가기도 한다. 목숨 갈고 탈출해온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한다. 합법적으로 북한에 되돌아갈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단다. 이에 앞서 중국을 비롯한 제3국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들이 안전하게 남한으로 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바람직하고, 남한에 들어온 뒤엔 그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도 바람직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이 가족과 고향을 버리고 북한을 탈출할 필요가 없도록 이끌어주는 게 아닐까. 탈북자라는 난민이 아예 생기지 않도록 북한의 식량난이나 기근(飢饉)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훌륭하고 바람직한 탈북자 대책이란 뜻이다.

 

세계적으로 난민은 기근보다 전쟁 때문에 더 크게 발생한다. 21세기 들어서 지금까지 전쟁이 그치지 않고 있는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에서 가장 많은 난민이 생기고 있지 않은가. 그러기에 전쟁을 일으키거나 그 원인을 제공해놓고 선심 쓰듯 난민의 일부를 받아들이는 유럽 강대국들과 미국은 병 주고 약 주는 셈이다. 더 불행한 일은 지구상에서 전쟁이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전쟁을 영원히 종식시키거나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예나 지금이나 서양에서든 동양에서든 전쟁의 가장 큰 원인은 민족과 종교에 있다. 핏줄이 다르고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끔찍한 살상을 저질러온 것이다.

 

 

800px-Zaatari_refugee_camp,_Jordan_(3).jpg
시리아 난민 아이들 www.en.wikipedia.org

 

지금 세계엔 대략 2,000종의 민족이 있다고 한다. 국가는 200개가 좀 넘는다. 이 가운데 단일민족으로 이루어진 국가는 20개 정도. 평균 10종의 민족이 한 국가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그러기에 모든 민족이 자신들의 국가를 가지려면 국가의 수가 민족의 수만큼 2,000개 정도로 늘어나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동유럽의 유고슬라비아는 1991년부터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마케도니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코소보 등으로 분리 독립했다. 50종 이상의 민족으로 이루어진 중국에서는 티베트나 신장위구르가 분리 독립을 추구해오고 있다. 그런데 독립하는 과정에서 대개 전쟁이 일어나고 난민이 발생했다. 세계 모든 민족이 국가를 저마다 세우려면 적어도 1,800번 정도의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민족주의의 가장 부정적 측면이다.

 

그래서 나는 민족과 국가를 초월할 수 있는 세상을 꿈꿔본다. 온 세계 인류가 민족의 구분 없이 국가의 울타리를 벗어나 함께 살 수 없을까? 지난날 공산주의자들이 목표로 삼았던 세상이다. 폭력과 독재를 정당화하는 공산주의의 수단과 방법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겠지만. 지구 위의 모든 사람들이 폭력과 독재라는 과정을 통하지 않고 민족과 국가를 뛰어넘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물론 실현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민주주의와 평화도 목표나 결과에 이르러본 적이 없고 그 과정을 가리키듯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공산주의’로의 과정을 영구적으로 추구할 수는 있을 것이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1990년대 냉전의 종식(終熄)과 아울러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급속도로 이루어져온 세계화가 지속적으로 무한정 발전하게 되면 궁극적으로 이런 세상에 이르지 않겠는가. 세계화란 쉽게 말해 국경이 낮아지거나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점진적으로 하나의 국가로 통합되는 것도 이를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수십 년 또는 수백 년 뒤엔 온 세계가 하나의 국가로 통합될 수 있지 않을까.

 

전쟁을 일으키는 두 가지 핵심 요인 가운데 민족보다 심각한 게 종교다. 전쟁의 70-80%가 종교 때문에 일어나고, 종교분쟁은 다른 분쟁보다 더 격렬한 충돌을 불러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세계 4대종교 가운데 가장 큰 세력을 차지하는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서양에서 일어나 200여개 국가에 퍼져있고, 힌두교와 불교는 동양에서 일어나 120개 안팎의 국가에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특히 호전적이다. 역사적으로 큰 전쟁은 대부분 이들 유일신 종교에서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성전 (聖戰, holy war)’이라는 이름으로 크고 작은 전쟁이 얼마나 숱하게 저질러졌는가.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는 같은 하나님을 믿으며 서로 싸우고, 기독교 안에서는 천주교도와 개신교도가 같은 예수를 따르며 서로 다투고, 이슬람교 안에서는 수니파와 시아파가 같은 알라를 섬기면서 원수처럼 서로 죽이기도 한다. 이들은 다른 종교나 교파를 인정하지 않는 배타성(排他性)과 편협성(偏狹性)을 보이며 다른 교도들을 개종시키려고 하거나 죽여 없애려고까지 하지 않은가. 모든 종교와 교파가 사랑과 평화를 내세우면서도 증오(憎惡)와 살육(殺戮)을 저지르고 있으니 지독하게 역설적이요 모순이다. 인류가 풀어야 할 가장 심각하고 어려운 과제일 것이다.

 

어느 종교든 자신이 절대적이거나 우월하다는 독선(獨善)과 맹신(盲信)을 버려야 전쟁을 피할 수 있다. 먼저 다른 종교를 인정하고 다른 종교와 화합하며 궁극적으로는 통합까지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 역시 실현 불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목표를 향해 지속적으로 추구할 수는 있다. 이미 시작되기도 했다. 예를 들어, 1948년 창설된 세계교회협의회 (World Council of Churches)가 다양한 기독교 교파를 통합하자는 교회일치 운동 (Ecumenism)을 벌여오고 있다. 나아가 유엔은 매년 2월 첫째 주를 세계종교 화합주간으로 설정한다고 2010년 선포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개신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등 6개 종단으로 이루어진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가 이웃종교와의 화합대회를 열고 있다. 수십 년 또는 수백 년 뒤엔 모든 종교가 화합하거나 하나로 통합될 수 있지 않을까.

 

민족과 종교가 전쟁의 원인이라면 무기와 군대는 전쟁의 도구와 수단이다. 서로 다른 민족과 종교가 화합하거나 통합하지 못할지라도 무기와 군대가 사라진다면 큰 전쟁을 치를 수 없고 대량 난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20세기부터 2015년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무기와 강력한 군대를 가진 나라는 미국이다. 다른 나라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막강한 군사력 때문에 수많은 전쟁을 치렀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부터 지금까지 거의 100번이나 다른 나라들을 폭격하거나 군사적으로 침략한 것이다. 전쟁이 국가 활동의 한 부분이 되어버린 셈이다. 21세기가 시작되자마자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고 2003년엔 유엔의 반대와 세계 곳곳의 대규모 반전 시위에도 불구하고 이라크를 침략해 아직도 진행 중이다. 세계의 화약고(火藥庫)로 불리는 중동 지역의 갈등과 분쟁 뒤엔 미국이 있기 마련이다. 나아가 지금 이 순간에도 미국은 그린베레 같은 특수부대를 포함한 미군들을 세계 구석구석 100개 국가 이상에 배치시켜 놓고 유럽 여러 나라엔 핵폭탄까지 저장해놓고 있다.

 

앞으로 미국을 비롯한 모든 국가들이 무기 개발을 멈추고 궁극적으로는 군대까지 폐지할 수 없을까. 이 역시 실현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이미 시작은 되었다. 2015년 현재 약 30개 국가가 군대를 갖고 있지 않은 것이다. 이 가운데 코스타리카, 도미니카, 그레나다, 아이티, 파나마 등 약 20개 국가는 군대도 없고 다른 나라와 방위조약조차 맺지 않고 있다. 그리고 아이슬란드, 모나코 등 약 10개 국가는 군대를 갖고 있지 않는 반면 미국이나 프랑스 등과 방위조약을 맺고 있다. 군대가 국가의 방위나 사회 통제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것으로 간주하는 사람들에겐 군대의 폐지가 매우 놀랄 만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비록 군대를 가지고 있지 않은 나라들이 모두 약소국들이고 어떤 나라들은 방위를 동맹국에 의존하고 있을지라도, 이들은 수십 년 또는 수백 년 뒤엔 무기와 군대가 없는 세상이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19세기부터 국민국가가 들어서고 민족주의가 발흥하면서 전쟁의 규모가 커지고 난민이 대량으로 발생하기 시작했다. 21세기부터는 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민족주의가 약화하고 세계 모든 국가들이 점진적으로 하나로 통합되며, 교회일치 운동 또는 종교화합 운동에 따라 종교 간의 갈등(葛藤)과 분쟁(紛爭)이 약화하거나 없어지면서 전쟁도 줄어들거나 사라지게 되길 기대한다. 아울러 세계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의 군사적 패권이 약화하고 군비경쟁도 사라지면서 궁극적으로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무기와 군대까지 폐지해 갈등과 분쟁이 생기더라도 전쟁을 할 수 없는 세상이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지구상의 온 인류가 민족과 국가를 초월해 폭력과 독재 그리고 기근과 전쟁 없이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미래를 꿈꾸어본다.

 

* 이 글은 KAIST 미래전략연구센터에서 펴내는 계간지 ≪See Futures≫ 2015년 겨울호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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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나라를 좋은 정치로

 

세월호 참사를 다룬 좋은 영화 <나쁜 나라>를 어제 12월 9일 원불교인권위원회 후원으로 원광대에서 상영했습니다. 상영 후 감독 및 유가족 대표와 좌담회도 가졌고요. 상영회를 마치면서 관객들에게 다음과 같이 선동했습니다.

 

“영화를 통해 대한민국이 얼마나 나쁜 나라인지 알았습니다. 대통령이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도 알았고요. 작년 4월 학생들이 가만있어서 죽었습니다. 우리가 계속 가만있으면 더 나쁜 나라가 될 겁니다.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권의 무능과 횡포에 가만있지 말고 반대하며 저항해야 합니다.”

 

그래서 12월 18일 금요일 저녁 7시 익산 유스호스텔 대회의실에서 함세웅 신부를 초청해 “아픈 한국, 어떻게 좋은 정치로 치유할까”라는 주제의 대담/토론회를 마련합니다. 요즘 주진우 ≪시사인≫ 기자와 전국을 순회하며 ‘현대사 콘서트’를 열고 있는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이지요. 익산시민 뿐만 아니라 전북도민들도 많이 참석해주시기 바랍니다.


   

미국 강연

 

저의 미국 순회강연 일정을 지난주 알려드렸더니 많은 분들이 벌써 응원해주시는군요. 아직 인사조차 나눈 적이 없는 분들까지 여기저기서 숙소를 제공하시겠다는 호의를 베풀어주고 계시는데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잡힌 강연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워싱턴: 1월 7일 (목) 18:30

2) 뉴욕: 1월 9일 (토) 17:00

3) 시카고: 1월 15일 (금) 19:00

4) 로스앤젤레스: 1월 16-20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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