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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철수 할 테면 하라”고 당당히 말하라

글쓴이 : 김중산 날짜 : 2016-01-21 (목) 11:30:59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도날드 트럼프의 말도 안 되는 이른바 한국 안보무임승차론에 이어 닉슨과 포드 및 레이건 대통령의 수석보좌관을 지낸 패트릭 뷰캐넌이 최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죽은 정책에 비유하고 주한미군 철수(撤收)를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뷰캐넌은 “1953년 맺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은 한국이 스스로를 지킬 수 없었기 때문이지만 오늘의 한국은 인구가 북한의 2배이고 경제규모는 40배이며 최신 무기를 갖추고 있다. 2015년 한국은 대미흑자가 300억 달러로 북한의 전체 GDP에 해당하는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인데 왜 DMZ에 미군이 있고 제2의 한국전쟁이 일어나면 그들(미군)이 먼저 죽어야 하는가고 반문했다.

그는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이 침공하면 미국도 핵무기로 맞설 수밖에 없어 핵전쟁으로 치달을 수 있는 상황에서 왜 60여년 전에 맺은 방위조약에 얽매어 한국을 지켜야 하는가.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라며 주한미군 계속 주둔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누가 미국에 한반도를 분단하고 그들의 군대를 주둔시켜도 좋다고 했던가. 자기네 국익을 위해 자기네 맘대로 남의 나라를 둘로 갈라 놓고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으면서도 걸핏하면 철군하겠다고 겁박하는 그들의 후안무치(厚顔無恥)한 태도를 볼 때면 참을 수 없는 분노와 모욕감을 느끼게 된다. 주한미군과 관련한 몇몇 미국 주요 인사들의 무책임한 과거 주장을 되짚어 보면 더욱 그렇다.

20021220일 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대사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느닷없이 한국이 원하지 않는다면 한국에서 주한미군이 떠날 수 있다고 위협한데 이어, 2003년 초 노 당선자의 미국 방문을 위한 사전답사를 위해 당시 여당 의장인 정대철씨를 단장으로 한 답사팀이 미국 펜타곤에 들렀을 때 럼스펠드 미국방장관은 정씨 일행에게 고압적인 태도로 우리는 만일 한국 정부가 우리 군대의 한국 주둔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우리 역시 한국에 우리 군대를 주둔시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허버드 대사와 똑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한반도 분단에 대해 누구보다도 책임을 통감해야 할 미국 대사와 국방장관이란 사람이 얼마나 한국민을 우습게 봤으면 자기 나라가 필요해서 남의 나라 땅을 분할해 아직도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으면서 분단 때문에 통일과 독립을 못한 채 고통속에 살아가고 있는 한국민에게 분단에 대한 책임을 지지 못한 데 대한 사과는 고사하고 툭하면 너희들이 우리 군대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우리 군대 빼가겠다고 협박을 하다니 어찌 기가 막히지 않은가.

2006824일 주한미군 사령관 비 비 벨은 미 연방상원 군사분과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그의 서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남한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미국과 똑같이 50%로 인상해야 한다. 만일 남한이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주한미군의 재배치(즉 철수)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위협했다. 그는 나아가 전쟁의 위협 아래 있는 남한을 지키기 위해 우리 미군 병사들이 그들의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서 불충분한 생활 조건 속에서 불편하게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간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주한미군 사령관 벨은 이른바 친한파로 한국 어린이를 자녀로 입양한 사람이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기의 소원은 언젠가 입양한 한국 어린이와 함께 한국에 돌아와서 그의 손을 잡고 통일된 한국을 여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 그가 주둔군 사령관으로 왜 한국이 분단되었고 왜 미국이 남한에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는지 그 이유를 모를 리 없을 텐데도 그는 오직 미군이 북한으로부터 남한을 지키기 위해 남한에 와서 생고생을 하고 있는 것처럼 말했으니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다.

미국은 남한이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군사력 강화를 시도할 때마다 이를 철저히 가로막아 왔다. 남한이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게 하여 결국 남한이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도록 만들어 북한으로부터 남한을 지킨다는 핑계로 미국이 남한에 계속해서 미군을 주둔시킬 수 있는 이유와 명분을 만들어 왔던 것이다. 말이 좋아 60만 대군이지 미국의 허락없이는 미사일 하나 맘대로 개발할 수 없도록 만들어 놓고는 수틀리면 철군하겠다고 냅다 겁을 주는 미국을 우리는 혈맹이라 부르며 전작권까지 넘겨주고 기꺼이 상머슴을 자처하고 있지 않은가

  

알다시피 미국은 한반도 통일을 원치 않는다. 오직 미국이 바라는 것은 삼팔선을 경계로 남북한이 서로 으르렁거리며 적대적 대립관계가 지속되는 가운데 남한이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남한을 지키고 남북간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한 정전협정 임무를 수행한다는 명분으로 미국이 분단한 남쪽에 계속해서 군대를 주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미국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해 달라는 북한의 요구를 한사코 거부하는 것이다. 분단이 통일보다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기 까닭이다.

남한의 지정학적 효용성 때문에 미국은 설사 우리가 나가라고 등을 떠밀어도 절대 남한을 떠날 수 없는 처지다. 그런데 반대로 미군이 떠나면 우린 죽는다며 전작권에 천문학적인 방위비 분담금까지 얹어주면서 미군 바지가랑이를 붙들고 가지 마오를 연발하며 매달리니 그들이 속으로 얼마나 우릴 비웃고 경멸할 지 상상만 해도 부끄러워 얼굴이 화끈거린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려거나 비핵화를 거부하면 남한은 중국에 달려가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조른다. 그러면 중국은 미안하지만 우리가 북한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다. 한국정부는 남한이 미국에 굽실거리듯 북한이 중국에 쩔쩔매고 중국이 시키는 대로 따라 하는 줄 아는 모양인데 천만의 말씀이다. 초강대국 미국과도 당당히 맞짱을 뜨자고 달려들 만큼 강인하고 자존심이 강한 나라가 바로 북한이다. 그 자존심 하나로 북한은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강대국과 호혜평등(互惠平等)한 자주국가로서의 위상을 누리고 있다. 분명 이 점 만큼은 남한이 북한을 본받아야 한다. 미군이 철군을 위협하면 우리의 지정학적 가치를 지렛대 삼아 그래 어디 철군 할 테면 해보라고 배짱을 튀기고 큰소리를 치면 칠수록 오히려 국익도 챙기고 국제사회에서 명실상부한 주권국가로서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을 수 있음을 왜 모를까. 약육강식의 냉엄한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국격을 높이고 국익을 극대화할 수만 있다면 친미든 반미든 뭔들 못하겠는가.

북한은 밉지만 우리가 존경할 만한 적(our respectful foe)이다. 그러나 남한은 곱지만 우리가 경멸하는 동맹(our despicable ally)이다라고 한 미 국무부 관리의 말은 분명 남한 지도자들이 뼈아프게 새겨들어야 할 말일 것이다. 약소국가의 지도자일 수록 민족 자존감을 스스로 지켜내야 하는데 명색이 집권당 대표란 자가 미국에 와서 배알(entrails)도 없이 넉죽넙죽 엎드려 큰절을 하고 돌아다니는 등 비굴한 모습을 보이면 보일수록 미국인들이 속으로 비웃고 경멸한다는 사실을 부디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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